한국일보

콜로라도 강물 위를 떠다니는 체험 여행

2015-03-20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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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심을 조금만 벗어나면 펼쳐지는 웅장한 대자연

[라스베가스 또 다른 매력]


휘황찬란한 네온사인과 번쩍이는 조명이 불야성을 이루는 24시간 잠들지 않는 사막도시 라스베가스. 환상적인 밤 풍경을 포함하여 볼거리와 즐길 거리로 넘쳐나는 라스베가스의 또 다른 매력은 도심을 조금만 벗어나면 펼쳐지는 아름다운 대자연을 꼽을 수 있겠다. 부담 없는 비용으로 가족과 함께 하루 만에 인간이 창조한 인공도시와 건축물, 아름다운 자연경관까지 두루 섭렵할 수 있는 라스베가스는 종합 엔터테인먼트 도시로서의 면모를 고루 갖췄다. 가벼운 마음으로 떠날 수 있는 라스베가스 근교의 반나절, 당일 코스여행지를 모아봤다.


▶취재협조


라스베가스 관광청 Las Vegas Convention Visitors Authority
www.visitlasvegas.co.kr

포에버 리조트 Forever Resorts LLC
www.foreverresorts.com

⊙ 후버댐

라스베가스 도심에서 남동쪽, 자동차로 40분 거리에 떨어져 있으며 매년100만명 이상이 다녀가는 관광명소다. 후버댐은 콜로라도 강이 흐르는블랙 캐년(Black Canyon)을 가로지르는 아치 형태의 콘크리트 중력댐으로 캐년을 기준으로 서쪽은 네바다주, 동쪽은 애리조나주가 위치한 주 경계구역에 위치하며 1930년대 완공했다는 것이 믿어지지 않을 만큼 거대하면서도 견고하다.

높이 726피트(221m), 폭 1,244피트(379m), 차도가 놓여 있는 댐 상부두께는 45피트(14m)이며 댐 하부는무려 660피트(200m)나 된다. 댐 건설에 소요된 콘크리트는 총 6,600만톤으로 이는 샌프란시스코~뉴욕 또는LA~마이애미 간 왕복 4차선 고속도로를 놓을 수 있는 양이다.

19기의 터빈을 통해 2,080메가와트의 전기를 생산하며 터빈을 포함한 발전설비는 관람하려면 가이드와 함께 엘리베이터를 타고 지하 깊숙이 내려가야 한다. 투어는 크게 2가지로 발전설비만 돌아보는 약 1시간코스의 파워플랜트 투어(Poweplant Tour, 요금 성인 15달러, 4~16세 12달러)와 2시간 코스의 후버댐 투어(Hoover Dam Tour, 요금 30달러)로 나뉜다.


투어는 소극장에서부터 시작하며 후버댐 다큐멘터리를 감상, 대형 엘리베이터를 나눠 타고 지하층으로 내려간 다음 어둑한 통로를 따라 조금걷다보면 발전설비인 터빈실에 도착한다. 다시 엘리베이터를 타고 지상층 전시관을 방문한 다음 야외 전망대 등을 차례로 방문하면 된다.

차량 통행량 하루 평균 1만4,000대, 테러위협 등으로부터 후버댐을 보호하기 위해 블랙 캐년을 가로지르는 높이 890피트, 길이 1,200피트의 대형 아치교인 마이크 오캘러한-팻 틸먼 메모리얼 브리지(Mike O’Callaghan-Pat Tillman Memorial Bridge)가 8년간 공사를 마치고 2010년 10월 개통되었다.

후버댐의 또 다른 명물이 된 아치교는 네바다 주지사 Mike O’Callaghan와 미식 축구선수로서 아프간전 참전 후 전사한 Pat Tillman의 이름을 붙였다. 보행자 전용 통로를 걸어 다리를 건널 수 있으며 다리 위는 협곡 풍경과 후버댐을 동시에 조망할 수 있는 인기 스팟이다.

▶웹사이트 www.usbr.gov/lc/hooverdam
▶운영시간 오전 9:00~오후 5:00
▶주소 Hwy 93 Boulder City, NV 89005
▶전화 (702)494-2517

⊙ 후버댐(Hoover Dam)의 이름에 얽힌 역사

미국을 대표하는 랜드마크 후버댐은 미국 31대 대통령 공화당 출신 후버대통령의 이름에서 따왔다. 콜로라도강 유역 최초의 인공댐인 후버댐은 지금으로부터 84년 전, 1931년 3월~1935년 5월에 걸쳐 완공됐고 수력발전은 1936년 10월에 시작되었다.

1929년 10월, 뉴욕 증권시장 붕괴로 시작된 10년간의 경제 대공황을 극복하기 위한 벌인 대규모 토목공사, 뉴딜(New Deal)정책의 결과물인 후버댐은 완공 이후 10년간 후버댐이 아닌 볼더 댐(Boulder Dam)으로 불렸다.

이유는 최악의 경제 대공황을 맞게 된 ‘가장 인기 없는 대통령’ 후버이름을 댐에 붙이는 것을 반대한 민주당 출신의 미국 32대 대통령 루즈벨트 때문이었다. 1945년 루즈벨트 대통령이 세상을 떠난 직후인 1947년에서야 후버댐으로 이름을 되돌릴 수 있었다.

⊙ 블랙 캐년 래프트 투어

후버댐 관광은 도로가 놓인 댐 상부구역을 걷거나 발전설비를 관람, 사진촬영 정도가 일반적이다. 미국 국립공원 시설 관리업체 가운데 한 곳인 포에버 리조트(Forever Resort)는 투어업체로 유일하게 후버댐 하부인 콜로라도 강 유역에서 출발하는 보트투어(Raft Tour)를 운영하고 있다.

보트투어는 후버댐 선착장에서 출발, 콜로라도 강 하류 10마일 떨어진 윌로비치(Willow Beach) 선착장까지 모터보트를 타고 이동하며 투어 내내 시원한 강바람을 맞으며 편안한 보트에 앉게 된다. 중간 중간 폭포, 자연동굴, 온천, 광산 등 인간의 손길이 전혀 닿지 않은 네바다주의 독특한 사막 자연과 폐광, 야생동물을 차례로 만나게 된다. 투어 중간, 간단한 런치(샌드위치, 물 등)가 제공되며 적당한 모래사장에 멈춰서기도 하는데 이때 시원한 콜로라도 강물에서 수영도 즐길 수도 있다.

보트 투어(Raft Tour)는 5시간이 소요되며 매일 오전 9시, 후버댐 입구에 위치한 하시엔다 카지노(Hacienda Casino)/후버댐 라지(Hoover Dam Lodge) 투어 데스크에서 출발한다.

포스트카드 투어(Postcard Tour)는 1시간30분이 소요되며 30분간 콜로라도 강물 위에서 머무른 다음 차량을 타고 투어 데스크로 돌아오는 순서다. 국립공원 입장료(1인 5달러)는 별도이나 미국 내 모든 국립공원 입장이 가능한 국립공원 패스(National Park Pass 80달러) 소지자는 입장료가 면제된다.


▶주소 Hoover Dam Lodge Highway 93 Boulder City, Nevada 89005
▶전화 1-800-455-3490
▶요금 보트투어 성인 92달러, 13~15세 87달러, 5~12세 58달러, 포스트카드 투어 33달러
▶웹사이트 www.blackcanyonadventures.com

⊙ 밸리 오브 파이어 주립공원

네바다주 최초의 주립공원이자 네바다주에서 가장 오래된 주립공원이다.

라스베가스에서 북쪽 50마일, 자동차로 1시간 거리에 위치하며 후버댐에서 출발할 경우 공원 입구까지 약 1시간 30분가량 소요된다. 후버댐으로생겨난 레익 미드(Lake Mead) 호변을 기준으로 서쪽 5마일 지점부터 공원이 시작된다.

1935년 3만4,800에이커의 방대한 면적이 공원으로 편입되었다. 공원 대부분은 1억5,000만년 전 형성된 것으로 추정되는 사암지대로 원시 자연상태 그대로 남아 있다. 억겁의 세월과 비, 강물, 바람이 빗어낸 기기묘묘한 바위들로 가득하며 그 생김에 따라 독특한 이름이 붙어 있다.

벌집(Beehives), 아치(Arch), 화이트돔(White Dome), 7명의 자매들(Seven Sisters), 코끼리(Elephant), 빠른 속도로 바람이 통과하면서 형성된 윈드스톤 아치(Windstone Arch) 등을 들 수 있다. 선사시대 당시 이곳에 거주했던 푸에블로 부족 암각화가 공원 곳곳에 흩어져 있으며 그 중 애틀래스 락스(Atlas Rocks) 암각화가 볼만한데 주차장에서 철재 계단을 조금 오르면 바위틈 사이에 그려진 암각화를 볼 수 있다.

‘불의 계곡’이라는 별명을 지닌 이곳의 진가를 제대로 느끼려면 일출·일몰시간에 맞춰 방문해야 한다. 붉게 변한 사암 표면이 일출·일몰 시간대의 붉은 빛과 더해져 마치 계곡 전체가 불타오르는 듯한 장관을 연출한다. 여름철은 계곡 전체가 120도를 웃도는 뜨거운 용광로로 변하기 때문에 늦가을~봄철에 방문하는 것이좋다.

▶주소 29450 Valley of Fire Rd. Overton, NV 89040
▶전화 (702)397-2088
▶웹사이트 parks.nv.gov/parks/valley-of-fire-state-park

⊙ 레드락 캐년 국립보호지구

라스베가스 도심 서쪽 15마일 지점에 공원 매표소가 위치하며 매년 100만명 이상 찾는 라스베가스의 자연명소다. 기원 전 1만1,000년께 이곳에 거주했던 미국 원주민의 유적 및 암각화 등 북미 인류사에 중요한 단서들이 발견되고 있으며 생태 및 지질학적 가치 또한 높아 1967년, 연방정부는 이곳을 국립보호지구로 지정했다.

레드락 캐년답게 강렬한 붉은 색 지층이 먼저 눈에 들어오나 천천히 살펴보면 오렌지색, 백색, 회색, 갈색 등 다양한 지층이 층층이 쌓여 있음을 알게 된다. 예를 들어 회색 빛 석회석 층은 해양생물의 사체가 쌓여 형성된 것이며 주라기 시대의 퇴적물이 쌓여 탄생한 사암층, 고대 나무의 화석 지층 등 수억년의 세월이 빗은 지층은 생성 연대에 따라 각기 다른 색을 띠고 있다. 야생 산양 및 야생 당나귀나 머스탱 등이 자주 목격되며 사막에 서식하는 특이한 동식물들을 관찰할 수 있다.

매표소 입구의 방문자 센터에는 대형 전망창을 통해 레드락 캐년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으며 캐년의 뒷산격인 해발 1만2,000피트 찰스턴 마운틴은 12월부터 3월까지 눈이 쌓여 있어 감성적 풍경을 자아낸다. 센터의 실내·외 전시물은 지질, 생태환경 등을 한눈에 알 수 있도록 꾸며져 있다.

공원과 인근 지역에는 그물망처럼 등산로가 개방되어 있어 산행을 즐기기에 좋으며 U자 형태의 13마일 일주도로(Scenic Drive Way) 곳곳에는 잠시 쉬어 가기에 좋은 전망대가 조성돼 있다.

▶주소 3205 NV-159, Las Vegas, NV 89161
▶전화 (702)515-5350
▶시간 오전 9:00~오후 5:00
▶웹사이트 www.blm.gov


<글·사진 정철 여행작가>

www.acrossthesea.org
acrosstheseaorg@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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