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신앙으로 버텨낸 ‘일본 포로수용소 850일’

2015-03-18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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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의 2차 대전 생환기

▶ 안젤리나 졸리 감독 “촬영 중 기적 경험”

신앙으로 버텨낸 ‘일본 포로수용소 850일’

은혜한인교회에서 열린 영화 상영회에서 많은 한인들이 무료 영화를 감상하고 있다.

■ 영화 ‘언브로큰’ 28일 은혜한인교회서 상영

안젤리나 졸리는 배우 겸 영화감독, 극작가이면서 인도적 활동을 하는 글로벌 스타다. 남편은 그 유명한 배우 브래드 피트. 또 그녀의 아버지 존 보이트 역시 올드 팬이라면 누구나 기억하는 대배우다. 가족이 대스타 군단을 이룬다. 졸리가 영화감독으로 나섰다. 그녀가 연출한 영화 ‘언브로큰’(Unbroken)은 지난 1월 개봉하자마자 세계적인 빅 히트를 쳤고 박스오피스 1위에 올랐다. 덕분에 졸리는 액션 여배우에서 졸지에 실력을 인정 받는 감독의 반열에 오르게 됐다.


‘언브로큰’은 문자 그대로 ‘꺾이지 않는 불굴의 의지를 가진 남자’의 이야기다. 1940년 베를린올림픽에 5,000미터 육상선수로 출전해 세계 신기록을 수립한 루이스 잠페리니의 실화를 영상에 담았다. 이민가정의 아들로 자란 잠페리니는 주변의 멸시 속에서 반항의 시절을 보냈지만 최연소 국가 대표로 선발되면서 인생 역전을 이뤘다.


세계 2차 대전이 발발하자 입대한 잠페리니는 전투기가 추락하면서 망망대해 태평양에서 47일 동안 표류하면서도 생을 포기하지 않았다. 그러다 일본 군함에 구조돼 포로수용소로 보내졌고 850일이라는 나날을 지옥 같은 참상 속에서 견뎌냈다. 인생에서 한 번 겪기도 힘든 극한의 상황에 반복해 처하면서도 결코 굴복하지 않는 위대한 품성을 삶으로 보여준 것이다. 그의 스토리는 로이 힐렌브랜드의 소설 ‘시비스킷’(선원용 건빵)으로 출간됐고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목록에 무려 185주간 오르는 진기록을 세웠다.

잠페리니의 어머니는 기도하는 여인이었다. 그녀의 기도는 아들의 심령에 예수 그리스도의 빛을 심어줬고 온갖 고난과 고통 속에서도 소망을 잃지 않는 저력의 근원이 됐다. 잠페리니는 포로수용소에서 돌아온 즉시 그리스도를 영접했고 70년 동안 독실한 그리스도인으로 살았다. 그는 영화가 개봉되기 몇 달 전 97세로 소천했다. 그는 훗날 일본을 방문해 포로수용소에서 악랄하게 자신을 괴롭혔던 일본 군인에게 화해를 청했다. 크리스천으로 용서를 실천한 것이다. 하지만 그 일본인은 끝내 만남을 피한 일화는 유명하다.

안젤리나 졸리는 영화를 찍으면서 기적을 경험했다. 잠페리니와 만남은 그녀에게 영화 감독이라는 새로운 지평을 열어줬을 뿐 아니라 하나님에게로 가까이 다가가는 계기가 됐다. 잠페리니의 딸 신시아 개리스는 지난 5일 뉴욕에서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개리스는 영화 마지막 장면을 촬영하던 때 일을 소개했다.

“졸리는 크리스천도 아니고 기도를 해 본 적이 없었어요. 호주에서 중요한 끝 장면을 찍을 당시 햇빛이 꼭 필요했습니다. 하지만 태풍이 불고 있었고 기상상태는 계속 나쁠 전망이었어요. 졸리는 기적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절감했죠.”

개리스에 따르면 졸리는 잠페리니의 방법을 따르기로 결심했다. “졸리는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지만 루이스가 하던 대로 해 보겠다’고 하면서 무릎을 꿇고 기적이 생기게 해 달라고 기도를 했어요. 모두 지켜보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거짓말처럼 비가 그치고 태양이 나왔어요. 무지개가 뜨고요. 졸리는 ‘이 장면을 찍자’고 했죠. 촬영을 끝내려고 그녀가 ‘컷’을 외치자 다시 비가 내리기 시작했습니다.”

졸리는 잠페리니의 임종 현장에도 있었다. 그녀는 개리스를 보고 하늘을 가리키면서 “그가 하나님과 함께 저곳에 있다는 걸 안다”고 말했다. 게리스는 아버지가 영화를 통해 하나님의 메시지를 전달하길 원했다고 밝혔다.

영화 ‘언브로큰’은 28일 오후 7시30분 풀러튼에 위치한 은혜한인교회에서 상영된다. 대형 화면에 한글 자막까지 준비되며 무료로 누구나 감상할 수 있다. 은혜한인교회 문화사역국은 2012년부터 영화 감상회를 열고 있다. 지금까지 소개한 영화만도 30여편에 이른다. 모두 정식으로 라이선스를 구입해 상영 허가를 받은 작품들이다.


오는 5월30일에는 ‘투 세이브 어 라이프’(To Save a Life), 6월27일 ‘홀리 고스트’(Holy Ghost), 7월25일 ‘빌리브 미’(Believe Me)가 상영된다. 또 하반기에는 9월에 ‘나사렛 예수’(Jesus of Nazareth)와 10월 ‘라이언 일병 구하기’(Saving Private Ryan)도 소개할 계획이다.

문의 (714)446-6200

<유정원 종교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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