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노란빛 겨자꽃이 반기는 봄 속으로 떠나보자

2015-03-13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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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캘리포니아 와인의 본향 ‘나파밸리’

▶ 포도밭 사이로 낭만열차 달린다

북가주 샌프란시스코 북쪽, 자동차로 1시간 거리에 프리미엄 와인 산지가 위치한다. 동서로 산이 솟아 있고 남북으로 길게 뻗어 있는 분지에는 나지막한 구릉과 평지에 가지런히 도열한 포도나무가 끝없이 펼쳐져 있다.

이곳은 바로 캘리포니아를 대표하는 와인산지, 와인컨트리(Wine Country)로 알려진 나파밸리(Napa Valley)다. 최적의 와인용 포도재배지이면서 한해 380만명이 다녀가는 세계적인 관광지이자 사계절 고급 휴양지로도 명성이 높다.

매년 2월부터 4월까지 포도나무 두렁사이로 피어난 봄꽃인 노란빛 겨자꽃(머스타드·Mustard)이 드넓은 포도밭을 가득 메우는 장관을 연출하며 봄이 성큼 다가왔음을 알린다. 이 기간은발 디딜 틈 없을 만큼 사람들로 붐비는 여름철이나 쉴 새 없이 포도 수확으로 분주한 계절인 가을철과 달리 다소 조용한 분위기에서 느긋하게 와인테이스팅과 정찬을 즐길 수 있는 봄철인 요즘이야말로 나파밸리 여행 최적기라 할 만하다. 따스하고 화사한 봄기운으로 가득한 와인컨트리, 나파밸리로 함께 떠나보자.



▶취재협조

캘리포니아 관광청 Visit California
웹사이트 www.visitcalifornia.co.kr

나파밸리 관광국 Visit Napa Valley
웹사이트 www.visitnapavalley.com

■ 나파밸리

북미 원주민 와포 부족 언어로 ‘풍부한 땅’이란 뜻을 내포하고 있다. 1830년대부터 포도재배가 시작되었고 오늘날 450여 와이너리, 1,000여곳의 포도재배원이 들어서 있다. 남북으로 길게 늘어선 분지에는 남쪽부터 나파(Napa), 욘트빌(Yountville), 오크빌(Oakville), 러더포드(Rutherford), 세인트헬레나(St. Helena), 칼리스토가(Calistoga) 등소도시가 차례로 들어서 있다.

연중 와인 테이스팅을 즐길 수 있는 와이너리뿐만 아니라 제철 채소 및 고기, 햄, 치즈, 올리브 등 나파밸리, 소노마밸리, 마린카운티에서 갓 수확한 식재료로 만든 다양한 요리를 맛볼 수 있는 미각 여행지로도 잘 알려져 있다.


특히 밸리 중앙에 위치한 욘트빌(Yountville)과 세인트헬레나(St. Helena)의 경우 프렌치 런드리(French Laudry), 메도우드 레스토랑(Restaurantat Meadowood), 부숑(Bouchon), 테라(Terra) 등 미슐랭 스타 레스토랑이 밀집해 있어 이 부분 기네스북에 등재된 세계적 미식 타운이다.

추천 어트랙션은 3시간 코스의 와인 트레인을 비롯하여 칼리스토가에서의 진흙 온천, 이른 아침 포도밭 위로 떠오르는 열기구, PGA 골프코스 라운딩을 들 수 있다.

주요 간선도로인 CA-29번 국도와 실버라도 트레일(Silverado Trail)은 잘 정돈된 포도밭 사이를 통과하는 경관 좋은 길, 시닉 드라이브 코스로 달리는 내내 서정적이며 목가적인 풍광이 차장 밖으로 펼쳐진다.


⊙ 방문 전 미리 감상하면 좋을 영화

와인 미라클(Wine Miracle, Bottle Shock. 2008)을 소개한다. 1976년 5월24일 프랑스 파리의 인터콘티넨탈 호텔에서 개최된 프랑스 와인과 캘리포니아 나파밸리산 와인 블라인드테스트, 시음회에서 나파밸리산 와인이 완승을 거뒀으며 이는 프랑스 포르도산 와인 못지않은 세계적 수준임을 증명한 세기의 사건으로 파리의 심판(Judgment of Paris)으로 알려져 있다.


⊙ 나파밸리 와인 트레인의 탄생

와인 컨트리 나파밸리가 오늘날 세계적인 관광명소로 부상하기까지 큰 비중을 차지하는 ‘와인 트레인’은 1989년 첫 운행이 시작된 이래 지금까지 250만명이 다녀간 인기 어트랙션으로 사업가이자 창업주인 데도메니코(DeDomenico)의 숨은 노력으로 탄생하였다.

1864년, 샌프란시스코에서 나파밸리 북부 진흙 온천으로 유명한 칼리스토가(Calistoga)를 왕복하는 열차가 첫 운행에 들어갔다. 도로가 놓이고자동차 여행이 일반화되면서 1930년에 이르러서는 열차 운행이 중단되고 만다.

방치된 철로는 포도밭으로 변해가는 등 제 모습을 잃고 역사 속으로 묻힐 뻔했으나 1980년대, 미 서부개척 역사를 간직한 철로 복원을 위한 모임이 결성 됐다.

그러나 일부 포도원 주인과 주민은 기관차가 내뿜는 매연과 분진, 소음 등을 이유로 복원에 반대하기도 했다.

철로 복원과 함께 탄생한 와인 트레인이 나파밸리를 대표하는 관광아이콘이 될 것이라 확신했던 데도메니코는 당시 보유하고 있는 사업체(기라델리 초컬릿·밀가루 공장 등)를 모두 처분하여 버려진 철로를 복구하고 클래식 기관차와 객차를 구입, 복원과정에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였고 철로 복원에 반대하는 주민을 일일이 찾아다니며 설득하기도했다.

마침내 1989년 첫 운행이 시작되었고 2007년, 그가 숨을 거두기 전날까지 기차역에서 손을 흔들며 탑승객을 배웅한 것으로 알려질 만큼 와인트레인에 헌신적이었다. 그가 보여준 노력과 열정은 지금도 사람들 사이에두고두고 회자되고 있다.


⊙ 와인 트레인의 이모저모

나파 다운타운을 출발하여 세인트헬레나(St. Helena)까지 25마일, 3시간이 소요되는 세상에 둘도 없는 로맨틱 관광열차 와인 트레인은 하루 2회(점심 11:30, 저녁 6:30) 운행되며 탑승 정원은 각각 370명이다. 100년전 제작된 기관차와 객차는 심혈을 기울인 복원과정을 거쳐 재탄생하였다. 저공해 압축 천연개스로 기관차가 움직이며 객차는 온두라스 마호가니와 황동 등으로 꾸며져 있어 고풍스러움을 더한다.

와인 트레인은 와이너리 투어 및 와인 시음, 최고급 요리, 멋진 풍광을 동시에 즐길 수 있다는 것과 음주운전 걱정 없이 일행과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다는 장점을 지녔다.

요금에 따라 코스요리의 가짓수와 탑승 객차가 달라지는데 3코스 요리와 하우스 와인이 포함된 1등석, 고메이 익스프레스(Gourmet Express)는 식당 객차에서 일정의 절반을 보내며 나머지 절반은 디저트 라운지에서 시간을 보내게된다.

180도 전망이 펼쳐지는 비스타 돔(Vista Dome) 차량은 일종의 퍼스트 클래스로 4코스 요리와 하우스와인이 제공된다.

창문이 개폐되는 실버라도(Silverado) 차량은 5~10월, 점심에만 운행되며 날씨에 따라 운행이 취소될 수 있다. 와인 트레인 역사 한쪽에 마련된 와인샵에는 시중에서 구할 수 없는 희귀 와인이나 만화 ‘신의 물방울’에 등장하는 나파밸리산 와인 등을 구입할 수 있다. 샌프란시스코에서 출발할 경우 월~금요일 페리(페리빌딩-발레호)/셔틀버스(발레호-나파밸리)를 갈아타면 되며 주말은 셔틀버스(페리빌딩-나파밸리)로 이동하면 된다. 웹사이트에서 사전예약이 필요하며 오전 7시30분에 출발, 오후 7시 샌프란시스코로 돌아오는 일정이다.

▶주소: 1275 McKinstry St. Napa, CA 94559, 전화 (707)253-2111
▶요금: 비스타돔 199달러, 고메이 열차 124~139달러, 실버라도 124달러
▶웹사이트 www.winetrain.com


⊙ 와이너리 투어

나파에서 출발한 열차는 세인트헬레나를 왕복하는 동안 와이너리 투어 옵션을 구입한 승객을 위해 세 차례 정차한다. 해당 와이너리까지 셔틀버스로 이동하며 와인 테이스팅 및 와이너리 투어를 체험하게 된다. 투어 소요시간은 30분~2시간 사이로 대개 걷거나 서있어야 하므로 편안한 복장과 신발을 착용하는 것이 좋다.

먼저 10년에 걸친 공사 끝에 2007년 개장한 가스텔로 디 아모로사(Castello Di Amorosa) 와이너리는 유럽의 웅장한 고성을 재현하였다. 8층 높이, 무려 107개의 방으로 이뤄져 있으며 방마다 흥미로운 볼거리로가득 차 있다. 돌아보는 데만 최소 2시간이 소요되며 주말과 휴가철이면발 디딜 틈이 없이 방문객이 몰린다.

거기치 힐스(Grgich Hills)는 기차역과 맞닿아 있어 접근이 편리하다.

1976년 ‘파리의 심판’에서 샤도네 부문 1위로 뽑힌 샤토 몬텔레나(Chateau Montelena) 샤도네를 제조한 전설적인 와인메이커 거기치(Grgich)가 독립하여 차린 와이너리다.

이 외에도 1871년 설립된 나파밸리에서 가장 오랜 역사를 간직한 찰스 크루그(Charles Krug) 와이너리와 바이오 다이내믹(유기농)을 도입, 시크한 시음장으로 유명한 레이몬드(Raymond) 와이너리 등을 선택 방문할 수 있다.

■ 여행 Tip

"나파밸리 웰컴센터"

나파 다운타운에 위치한 나파밸리유일한 방문자 센터로 와이너리, 레스토랑, 숙박시설 등 모든 정보를 구할 수 있고 투어상품 및 호텔 예약도 도와준다. 센터 중앙의 대형 입체지도를 통해 재배품종, 와이너리 위치 등을 지리적인 정보를 쉽게 알 수 있게 꾸몄으며 무료 앱 ‘Visit Napa Valley’을 통해 연중행사나 할인 정보 등을 제공하고 있으니 참고하자.

주소 600 Main St. Napa, CA 94559, 전화 (707)251-5895

<글·사진 정철 여행작가>

www.acrossthesea.org
acrosstheseaorg@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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