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알프스 설산·호수·온천, 유럽의 미니어처 슬로베니아

2015-03-13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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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리안 알프스의 진주 <슬로베니아> (2)]


⊙ 할슈타트

오스트리아에서 최고의 인기를 누리는 관광지 중 하나가 호수마을 할슈타트다. 1997년부터 마을 전체가 세계 문화유산으로 지정됐고, 애니메이션 ‘겨울왕국’의 아름다운 배경으로 더욱 유명해 졌다. 이번 여행에서는 설경을 제대로 감상하는 행운까지 얻었다. 가는 방법이 번거롭기 때문에 일정이 짧은 여행자라면 빼놓기 쉽다. 잘츠부르크에서 기차를 타거나 버스를 타고 간다. 시간대에 따라 교통 시간표를 확인하고 동선을 짜는 것이 중요하다.



⊙ 발칸의 숨은 보석 슬로베니아

“인구 200만, 1991년 유고슬라비아로부터 독립을 선언하고…” 쉴 새 없이 쏟아내는 가이드의 상투적인 설명이 귀에 들어올 리 없다. 국경을 넘으면서 이미 설산과 호수의 풍경에 넋을 잃었다. 잘츠부르크로부터 자동차로 3시간 남짓 달리면 슬로베니아, 입국절차는 형식적으로 설치된 톨게이트를 지나는 것으로 끝이다. 유럽과 발칸반도의 길목이라는 거창한 수식어가 무색하다.

슬로베니아는 줄리안 알프스(옛 유고슬라비아 북서부와 이탈리아 북동부로 펼쳐진 동부 알프스 산맥)의 진주로도 불린다. 국토의 대부분이 산악과 삼림지대로 이루어져 있다. 아름다운 풍경을 가능한 많이 담고 싶어 여러 장으로 촬영한 이미지를 파노라마 형식으로 이어 붙였다.

동유럽 연계 관광일정에 스쳐 지나가는 관광지로 여겨지는 곳이 슬로베니아다. 유럽의 미니어처라고 불리는 슬로베니아는 알프스 설산, 호수, 온천지대, 와이너리 등 다양한 볼거리를 보유하고 있다.

슬로베니아 여행의 시작은 수도 류블랴나(Ljublijana). 류블랴나는 슬로베니아어로 사랑스럽다는 뜻이다. 걸어서 반나절이면 구석구석을 돌아볼수 있을 정도로 작은 도시다. 구시가지와 신시가지 사이에 류블랴나 성이 우뚝 서 있어서 지도가 없어도 길을 잃을 염려는 없다.

류블랴나 시내에서 버스를 타고 1시간 정도면 블레드 호수에 닿는다.

알프스의 만년설이 녹아 형성된 블레드 호수의 애칭은 슬로베니아의 푸른눈동자. 오스트리아, 헝가리의 왕족들이 이곳에 빌라를 짓고 휴양했다고전해진다. 여행 가이드는 투명한 에메랄드빛의 아름다운 블레드 호수에 반해서 공식 일정을 미뤘다는 북한 김일성 주석의 일화를 소개하기도 했다.


푸른 눈동자의 중앙에는 블레드섬이 있다. 뱃사공이 직접 노를 젓는 전통 나룻배 ‘플레타나’를 타고 눈동자 속으로 서서히 들어가 본다. 섬에는 성모 마리아 승천 성당이 있다. 성당에서 ‘사랑의 종’을 울리면 영원한 사랑이 이뤄진다는 이야기가 전해져 블레드 호수에는 항상 종소리가 울려 퍼진다. 영원한 사랑을 이루기 위해 치러야 할 비용은 7유로.

슬로베니아의 또 다른 관광명소는 포스토이나 동굴이다. 류블랴나에서 버스로 1시간 거리에 있다. 슬로베니아 남서쪽에 자리한 석회동굴로 길이만 무려 21km에 달한다. 일반에 공개된 구간은 전체 동굴 가운데 5.3km로 관람코스가 세계에서 가장 길다.

관람차를 타고 입장해 수십만년 된 종유석, 석순 등을 관찰하고 1만명을수용할 수 있는 콘서트홀에 도착해 ‘야호~’를 외치고 나온다. 관람시간은1시간30분이고 개별 입장은 불가하다. 성수기는 한 시간에 한 번, 비수기는 하루 3회 입장한다. 입장료는 약 23유로. 입구에서 한국어 오디오 가이드를 챙기도록 하자. 블레드-류블랴나-포스토이나 또는 역순으로 여정을 잡으면 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


<잘츠부르크·류블랴나 - 류효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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