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90분 동안 ‘바위와 Oak 숲’ 정취 즐길 수 있어

2015-03-06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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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분 동안 ‘바위와 Oak 숲’ 정취 즐길 수 있어

바위와 정상에서 바라본 Mt. Markham과 Mt. Lowe의 전경. Oak Tree가 어우러진 등산로 모습.

90분 동안 ‘바위와 Oak 숲’ 정취 즐길 수 있어

정상에서 바라본 Mt. Markham과 Mt. Lowe의 전경.

[옥시덴탈 피크]


남가주 일원의 산들을 찾아다니다 보면 간혹 특정 대학의 이름이 헌정되어진 산들을 대하게 된다.

그런데 이러한 이름의 대학들이 우리 가주 소재의 학교들이 아닌 타주의 학교들이라는 데서 다소 아쉬움이 있는데 생각해 보면 미 합중국으로서의 가주의 역사가 그만큼 짧기 때문에 야기된 현상이라고 하겠다.


즉 본격적으로 가주의 국토 측량이나 지형조사가 주로 1800년대의 후반이거나 1900년대 초반에 이루어진 것으로 보이는데 당시 이곳 가주에서 활동한 인사들은 아직은 가주에 이렇다 할 대학들이 존재하지 않았거나 아니면 초기단계의 소규모였기에 주로 동부의 대학에서 교육을 받았던 사람들이었을 것이다.

그래서 그런지 필자가 아는 바로는 남가주에 있는 산들 중에 가주에 있는 대학의 이름이 산에 붙여진 경우는 오직 옥시덴탈 피크(Occidental Peak)만 있다.

실제 이곳에 올라보면 예전에 사람들이 왜 ‘칼날 능선’이라고 이름 하였는지를 이해하게 되는데 세월이 지난 지금에는 1956년에 전면 개통되었다는 2번 도로와 또 Mt. Wilson Road를 이용하여 아주 쉽게 이 산에 오를 수 있으나 예전에 이러한 도로들이 없었을 때에는 남쪽으로는 Eaton Wash의 아스라한 절벽과 북쪽으로는 San Gabriel Fault의 깊은 함몰계곡 사이에 동서로 가늘게 능선으로 이어져 있는 이 산을 오르는 일이 결코 쉽지는 않았을 것이겠다.

이 Occidental Peak을 오르는 길로는 Eaton Saddle에 차를 두고 동쪽으로 등산로를 따라가는 코스가 있으나 가다보면 중간에 길이 잘 안보이게 되고 또 앞으로 나아가기가 어려워지는 경향이 있어 이 코스보다는 Eaton Saddle에서 Mt. Wilson Road를 따라 동쪽으로 1.5마일을 더 들어가서 첫 번째로 있는 높은 안테나 스테이션인 ‘KCBS TV/FMTower’ 옆에 주차하고 서쪽으로 능선을 따라가는 코스를 안내한다.

왕복 2마일의 거리에 순등반고도는 200’로 산행시간을 90분 내외로 보면 되는 쉬운 코스이다. 시종 짙은 나무그늘의 좁은 산비탈을 따라가도록 길이 나 있어 전망보다는 바위와 Oak 숲의 정취를 즐길 수 있는 산행이다.


■ 등산 코스

주차한 곳에서 길을 건너 앞쪽의 통신 안테나가 있는 산줄기쪽으로 가서 사람들이 오르고 내린 발자취를 찾아내어 그를 따라 비탈면에 올라선다. 처음에는 Fence를 왼쪽에 두고 Fence를 따라가는 모양새로 산행이 시작되는데 대략 10분을 걸으면 안테나 관리소의 Fence가 끝나는 지점에 이르게 되고 칼날 능선 위에 시멘트로 잘 축조한 깔끔한 헬기 이착륙장이 나온다. 여기서는 3면의 전망을 두루 잘 볼 수 있다.


이 헬기장의 맨 끝으로 가서 왼쪽의 산줄기로 내려서면 이곳에서 다시 서쪽의 능선으로 이어지는 등산로에 오를 수 있다.

여기서부터는 자못 가파르고 거친 비탈을 횡으로 따라가는 코스가 되는데 돌출된 바위들과 푸르게 우거진 Oak Tree들의 조화가 심산유곡의 분위를 풍긴다.

왼쪽은 Eaton Wash로 떨어지는가파른 벼랑이고 오른쪽은 저만큼 아래로 Mt. Wilson Road가 대략 30~100m의 거리를 두고 같은 방향으로 이어지고 있으니 실로 예리한 능선이 아닐 수 없다.

등산을 시작한지 30분쯤이 되면 Occidental Peak의 정상(5,732’)에 닿게 된다. Mt. Wilson 정상(5,710’)보다 조금 더 높은 곳이지만 밀집된 나무들에 가려 이렇다 할 전망은 없는데 나무들을 비껴 남쪽으로 몇 걸음을 옮기면 서쪽 가까이로 Mt. Markham과 Mt. Lowe의 멋진 모습으로 서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돌무더기 안에 정상 등록부가 있다.

비록 많은 등산인이 즐겨 찾는 곳은 아니지만 그래도 위대한 자연주의자 John Muir도 1877년에 바로 이 자리에 섰었다는 생각을 해보면 광음 속의 덧없는 나그네로서의 인생행로에 대한 애잔한 감회도 없지 않겠다.

재미한인산악회 정진옥(310)259-6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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