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설화 품은 하늘 아래 첫 동네… 계절이 가기 전 화폭에 담아볼까

2015-02-27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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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창 - 알펜시아 경기장·양떼 뛰노는 대관령 장관... 정선 - 병방산서 바라본 ‘한반도 지형’ 감탄사 절로

▶ 강릉 - 정동진 일출·커피향 가득한 안목항도 가볼만

[올림픽의 고장 평창·정선·강릉 여행]


누군가 이름을 참 잘 지었다. ‘평창’(平昌)은 ‘평화로울 평’(平)에 ‘번창할 창’(昌)을 사용하니까 올림픽 정신과 더할 나위 없이 들어맞는다. 하늘아래 첫 동네라고 불리는 대관령을 품고 있는 평창의 겨울은 온통 눈 세상이다. 대관령은 예로부터 눈이 유명하다.

영동고속도로를 잠시 벗어나 국도를 탄다. 횡계 IC에서 들어가면 바로옛날 대관령 휴게소 주차장으로 들어선다. 주차장 위쪽으로 능선에는 겨울 자연을 만끽할 수 있는 길이 있다.


T자형 길에서 오른쪽으로 방향을 잡으면 트레킹으로 유명한 선자령으로 오른다. 선자령은 높이가 1,157m이지만 대관령 휴게소의 높이가 이미 800m여서 그리 힘들지는 않다.

능선 길은 적당한 긴장과 쏠쏠한 즐거움을 준다. 한쪽으로는 강릉시내와 동해 바다가 발아래 있고 반대쪽으로는 오대산·황병산 등 명산들이 펼쳐진다. 멀리 스키장들이 보이는데 여기가 바로 평창 동계올림픽이 시작되는 곳이다. 그 중에서 평창 알펜시아 스키점프 경기장과 전망대는 올림픽을 상상하는 사람이면 누구나 한번쯤은 방문해 보는 곳이다. 영화 ‘국가대표’에 나오면서 더 유명해졌다.

2015년 청양띠 해를 맞아 귀여운 양들을 만날 수 있는 곳도 평창에 있다. 평창 대관령에 있는 대관령 양떼목장, 대관령 하늘목장, 대관령 삼양목장 등 세 개 목장이 그것이다. 야외에서 뛰어노는 양들을 만날 수 있으니 추천할 만하다.

평창을 나와 아래로 내려가면 정선군이 있다. 정선 아리랑의 고장이고 험준하지만 수려한 자연경관을 자랑하는 것도 예로부터 유명하지만 최근에는 체험이라는 콘텐츠가 더해졌다. 정선의 자연을 느끼려면 병방산 전망대로 가면 된다. 이웃한 영월의 선암마을과 함께 이곳에서도 한반도지형을 볼 수 있다.

요즘 더 유명세를 타는 것은 스카이워크라는 이름의 U자형 조망대다.

다리 아래로는 천 길 낭떠러지가 펼쳐지고 ‘한반도’를 휘몰아치는 동강물줄기는 절경을 만든다.

여기서 타는 짚와이어는 정선의 새로운 레포츠다. 전망대와 아래쪽 광하리 생태체험 학습지를 쇠줄로 연결하는 짚와이어는 높이 325m, 총 길이 1.1㎞로 아시아 최고, 세계 두 번째 규모다. 처음에는 무서워서 괴성이, 나중에는 풍광에 반해서 감탄사가 나오는 1분여의 질주다.


운행을 멈춘 철도 위를 달리는 레일바이크와 함께 MTB·계곡 트레킹도 추천할 만하다. 정선의 전통도 한몫 한다. 대표적인 전통 장터인 정선 5일장, 송천과 골지천 두 물줄기가 섞이는 아우라지, 고소함과 구수함을 함께 느낄 수 있는 곤드레나물밥도 정선의 자랑이다.

강릉 하면 정동진이다. TV 드라마 ‘모래시계’의 배경으로 인기를 끌었다. 광화문에서 정확히 동쪽에 있던 조선시대 포구의 이름을 따서 정동진(正東津)이라고 불렸으며 우리나라에서 바다 가장 가까이에 위치한 기차역이기도 하다. 해돋이 하면 정동진을 찾을 정도로 풍광이 아름답다.

최근에 뜨는 곳은 안목항 근처의 커피거리다. 숙박과 횟집 일색인 대부분의 해안가와는 다른 풍경이다. 원래는 해안가 커피자판기들이 인기를 끌면서 하나둘씩 커피전문점이 생기기 시작했다. 현재는 30여곳의 커피전문점들이 영업 중이다. 2009년부터는 가을이면 커피축제까지 열린다.

강릉은 역사의 고장이기도 하다.

신사임당, 율곡 이이, 허균, 허난설헌 등이 태어나고 자랐던 곳이다. 오죽헌, 허난설헌 생가를 만나고 초당마을에서 초당순두부 요리를 먹으면 하루가 굉장히 빨리 간다.

<글·사진 최수문기자>
chsm@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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