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신들이 거니는 세계 최대 ‘야외 박물관’

2015-02-27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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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터키, 동·서양·중동, 기독교·이슬람교 만나는 ‘문명의 용광로’

▶ 그리스, 인류 예술과 철학의 근간 제공한 신화와 ‘전설의 나라’

신들이 거니는 세계 최대 ‘야외 박물관’

벌판에 우뚝 솟은 수백미터 바위 기둥과 그 꼭대기에 세워진 수도원이 숨막힐 듯한 감동을 선사하는 그리스 메테오라. 유네스코 문화유산이자 자연유산으로 함께 등재된 복합유산이다. <사진 제공 Shutterstock>

신들이 거니는 세계 최대 ‘야외 박물관’

터키 카파도키아는 화산 폭발로 만들어진 기암괴석과 그리스도교인들이 만든 수천개의 바위굴과 동굴 수도원이 어우러져 장관을 이룬다. 마치 화성의 어느 골짜기를 비행선으로 날고 있는 듯한 환상을 선사하는 카파도키아 열기구 투어 장면. <사진제공 Shutterstock>

[터키·그리스 (1)]


터키와 그리스는 따로 여행하지 않고 한번 갈 때 함께 돌아보는 것이 일반적이다. 지리적으로도 인접해 있고, 역사적으로도 깊은 인연을 갖고있기 때문이다. 오스만투르크 제국이 번성하던 시절 그리스는 무려 400년동안 터키의 식민 지배를 받았다.

그리스와 터키의 악연은 세계문화유산 제 1호인 ‘파르테논 신전’에서도 발견할 수 있다. 지구상 수많은 나라들이 자랑하는 저마다의 문화유산 가운데 유네스코가 선정한 제1호가 그리스에 있다는 점은 인류의 역사, 철학, 문화, 예술 전체를 통틀어 그리스가 차지하는 비중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그러나 오늘날 파르테논 신전이 아름다운 제 모습을 잃은 채 돌기둥만 남기고 무너진 원인이 바로 터키에 있다는 점을 알고 나면 안타까운 마음마저 든다.


1687년 터키와 베네치아가 전쟁을 치르는 와중에 베네치아군이 쏜 포탄이 에렉테이온 신전에 명중했는데, 당시 아테네를 점령했던 터키군이 하필 에렉테이온 신전을 화약고로 사용하고 있던 터라 포격으로 폭발하면서 파르테논 신전까지 타격을 받았던 것이다.

그러나 그리스는 유럽 문명의 발상지이며 고대 민주주의의 요람답게 오늘날 인류의 예술과 문화에 근간을 제공한 경이적인 볼거리들을 간직하고 있다. 아크로폴리스, 파르테논과 니케신전, 제 1회 근대 올림픽경기장, 고린도 운하, 산타그마 광장등은 오랜 세월 속에서도 그 자체의 아름다움을 잘 간직하고 있다.

터키 역시 찬란한 역사와 문화를 꽃피웠다는 점에서 그리스에 전혀 뒤지지 않는다. 터키는 지정학적인 위치부터 예사롭지 않다. 한 나라 안에 아시아와 유럽 대륙이 동시에 존재한다. 터키의 최대 도시 이스탄불은 유럽과 아시아를 구분하는 보스포러스 해협을 사이에 두고 양쪽으로 도시가 형성돼 있다. 국토의 97%는 아시아 대륙에 속해 있고, 유럽쪽 면적은 3%에 불과한데도 국토의 크기와는 별개로 자신의 정체성이 유럽에 있다고 믿고 있다.

인류 최초로 철기문명을 만들어낸 히타이트인들의 활동 무대가 터키 앙카라 지역이었고, 트로이 목마로 유명한 트로이 문명이 있었으며, 에게해를 중심으로 그리스 신화가 살아 있는 지역이다.

종교적인 면을 보면 더 복잡해진다. 터키는 아브라함이 태어난 곳으로서 성경에서 구약이 시작되는 곳이다. 사도 바울이 태어나 마리아를 돌보며 복음을 전했던 주요 무대이기도 하다. 세계적인 기독교 성지이지만, 지금 터키는 국민 90% 이상이 이슬람교를 믿는 무슬림 국가다. 1,100여년간 기독교 문화를 지켜온 비잔티움 제국의 중심이었다가, 이후 600여년간 이슬람 문명을 대표하는 오스만투르크 제국의 중심지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이런 연유로 터키는 세계 어디에서도 보기 어려운 독특한 역사와 문명의 자취를 보유한 나라가 됐다. 이른바 ‘세계 문명의 용광로’이자 ‘세계 최대의 야외 박물관’이라는 별명이 붙게 된 배경이다.


▧ 터키 주요 관광 명소

아테네아야소피아 박물관, 블루모스크, 톱카프 궁전터키에는 세계 건축미학의 교과서와 같은 아름다운 건축물이 즐비하다. 아야소피아 박물관은 ‘성 소피아 대성당’이라는 이름으로 유명한 비잔틴 양식의 상징적인 건축물이다. 성베드로 성당에 이어 세계 2위 규모를 자랑한다.


블로모스크는 터키를 대표하는 이슬람 사원으로 정식 명칭은 아흐메트 1세의 모스크다. 2만장이 넘는 타일로 장식된 웅장한 기둥과 벽이 보는 이를 압도한다. 톱카프 궁전은 1453년 건설이 시작돼 400여년 동안 증축과 개축이 이어지면서 오스만 건축양식의 변화 과정을 그대로 보여준 수준높은 문화유산이다. 황제들의 생활상을 엿볼 수 있는 다양한 전시실이 있으며, 1만2,000점의 작품이 보관된 도자기 박물관이 또하나의 관람 포인트.

카파도키아, 파묵칼레 카파도키아는 자연과 유적이 얽힌 야외박물관이다. 수백만년 전 화산폭발로 생긴 기암괴석들이 세월의 풍화작용을 겪으며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독특한 모양의 바위군을 이루고 있다. 영화 ‘스타워즈’의 촬영장소이자 만화 ‘개구쟁이 스머프’의 모티브가 되었다. 마치 화성의 어느 골짜기를 비행선으로 날고 있는 듯한 착각을 선사하는 열기구 투어가 압권이다.

파묵칼레는 온천수의 석회 성분이 굳어져 목화 빛깔의 수많은 계단식 물웅덩이군이 펼쳐진다.


▧ 그리스 주요 관광 명소

아테네, 고린도그리스의 수도 아테네에는 ‘높은언덕 위에 세워진 도시’를 의미하는 아크로폴리스가 단연 첫번째 코스다. 그리스인들은 언덕 위에 성을 쌓아올린 후 수호신을 모시는 신전을 세웠는데 아크로플로시는 아테네의상징과 같다. 세계문화유산 제1호인 파르테논 신전 외에도 에렉티온, 아테나, 니케신전과 디오니소스 극장 등 역사적으로 가치가 높은 볼거리가 즐비하다. 고대 민주주의가 탄생한 아고라 광장, 소크라테스의 죽음을 기억하게 하는 필로파포스 언덕을 만날 수 있다.

고린도에는 파나마, 수에즈 운하와 함께 세계 3대 운하로 꼽히는 고린도 운하가 압권이다. 사도 바울이 재판을 받았던 비마터, 피레네 우물, 그리고 최초의 근대 올림픽이 열린 경기장을 만난다.

빌립보, 메테오라빌리보는 로마와 아시아를 잇는 커다란 도로가 있어 고대 그리스 상업문화의 요지였다. 루디아 세례터, 바울의 감옥 등 성지를 순례할 수 있다. 매테오라는 그리스 여행의 숨은 보석이다. 벌판에 솟아 있는 수백미터 바위 기둥과 그 꼭대기에 세워진 수도원이 숨이 막힐 만큼 아름다운 감동을 선사한다. ‘하늘의 기둥’이라는 별명처럼 세상의 끝에 존재하는 별천지를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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