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동서의 문화, 항도에서 포개지다

2015-02-06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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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 상하이 <상>

동서의 문화, 항도에서 포개지다

중국 전통의상인 치파오를 입은 여성이 부채를 손에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동서의 문화, 항도에서 포개지다

중국 상하이 둬룬루의 교회건물인 훙더탕 앞에서 연인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훙더탕은 화려한 외관과는 반대로 내부는 소박하게 꾸며져 있다. <연합>

불과 200년 전만 해도 상하이는 작은 고장이었다. 13세기에 현(縣)이 설치돼 수백년 동안 소읍으로 명맥을 유지했다. 당시에는 쑤저우와 항저우라는 유서 깊은 도시가 중심지 역할을 했다.

하지만 아편전쟁에서 패배한 청나라가 1842년 난징조약을 체결하면서 운명은 극적으로 바뀌었다. 상하이는 광저우, 샤먼 등과 함께 개항됐고, 일부 구역은 미국과 유럽의 치외법권이 인정되는 조차지가 됐다.

상하이의 성장은 중국의 몰락과 궤를 같이했다. 열강의 요구는 갈수록 거세졌고, 정국은 혼란스러워 각지에서 소요가 일어났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상하이는 근대적인 공간으로 탈바꿈했다. 중국에서 서양의 분위기가 가장 많이 나고 세련된 곳이 됐다.

훙커우(虹口) 공원 부근에 위치한 둬룬루(多倫路)는 일본의 조계지였다. 이곳은 1930년을 전후해 루쉰, 마오둔, 러우스 같은 중국 최고의 문호가 모여드는 집결지였다. 그들은 카페에서 만나 책을 읽고 미래를 논했다.

옛날 건물이 보존된 둬룬루는ㄱ자로 휘어져 있다. 한쪽에는 대로를 따라 서점과 상점이 있고, 모서리를 돌면 기다란 3층짜리 연립주택이 나타난다. 문인의 동상이 곳곳에 서있고, 꽃이 많아 화사하다.

둬룬루에서 유독 높고 눈에 띄는 건축물은 훙더탕(鴻德堂)이다. 1928년 벽돌과 콘크리트로 지은 문화재로, 상하이에서 유일하게 전통양식이 가미된 기독교 교회다. 화려한 외관과는 반대로 내부는 소박하게 꾸며져 있다.


▧ 청대에 시간이 멈춘 간식 천국

상하이를 품은 화둥 지방은 물이 흔하다. 동중국해와 접해 있고, 거대한 창장(長江)이 바다로 흘러든다.

창장의 지류도 무수하며, 크고 작은 호수가 점재한다.

삼각형으로 생긴 상하이만해도 북쪽으로는 강과 바다가 만나고, 남쪽은 만(灣)에 면한다. 또 도심은 황푸강이 관통한다. 푸둥과 푸시라는 지명 또한 황푸강에서 비롯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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