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몸값 비싼 물질과 광물들

2015-01-21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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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은 1g 당 약 40달러로 매우 고가의 금속이지만 탑10에 포함되지 못한다. 하지만 귀금속으로 쓰이는 광물 중 가장 고가는 단연 다이아몬드다. 그렇다면 다이아몬드가 세상에 존재하는 가장 값비싼 물질일까. 아니다. 세상에는 그보다 비싼 물질들도 있다.


# 1위: 반물질(Antimatter)

가격: 1g 당 약 100조달러


양성자, 중성자, 전자 등 일반적인 물질을 구성하는 소립자와 반대되는 반입자로 이뤄진 물질. 우리가 알고 있는 물질과 정확히 반대의 성질을 지닌 물질이라 보면 된다. 이미 입자가속기 실험을 통해 반입자, 즉 반중성자·반양성자·반중양성자·양전자의 존재가 확인된 상태다.

이 반물질이 동일한 질량의 물질과 만나면 엄청난 에너지를 방출하는데, 투입된 반물질 질량의 430억배에 해당하는 TNT의 폭발력과 맞먹는다고 한다. 다만 지금껏 인류가 입자가속기로 만들어낸 반물질의 양을 모두 합해도 100경분의 1g이 안되며, 그나마 금방 사라져 버린다.


# 2위: 칼리포르늄 252 (Californium 252)

가격: 1g 당 약 2,700만달러

자연계에는 존재하지 않는 인공 방사성 동위원소. 넵투늄, 플루토늄, 퀴륨 등과 같은 초우라늄 원소다. 신뢰성이 높고 효율적인 중성자 발생원으로서 가치가 크다. 산업계에서는 석유, 석탄, 시멘트, 그리고 여러 광물을 찾기 위한 ‘순간 감마선 중성자 활성화 분석(PGNAA)’에 주로 활용된다. 이외에 비파괴 중성자 투과 검사, 암치료, 표준물질 등으로도 쓰인다.

칼리포르늄은 1950년 캘리포니아대학 연구팀에 의해 처음 발견돼 이런 이름이 붙였다.


# 3위: 페이나이트(Painiite)


가격: 1g 당 약 30만달러

1950년대에 영국의 광물학자 아더 C.D. 페인이 처음 발견했다. 다이아몬드보다 훨씬 비싸다는 사실에 놀랄 수도 있겠지만 일반인들은 그 이름조차 들어보지 못했을 정도로 희소성이 높다.

주성분은 칼슘, 지르코늄, 붕소, 알루미늄, 산소이며 크로뮴과 바나듐도 극미량 함유돼 있다. 근래에 몇몇 광산이 추가 발견되기는 했지만 채굴 후 깎고 다음어서 보석으로 이용할 수 있을 정도로 큰 원석은 여전히 극히 드물다.


# 4위: 다이아몬드(Diamond)

가격: 1g 당 6만5,000달러 (무색, 1캐럿 기준)

세상에서 가장 경도(硬度)가 높은 물질이다. 열 전도성 또한 은의 5배에 달해 그래핀에 이어 2위를 마크하고 있다. 이런 물성 덕분에 보석으로써의 값어치 외에 절단기와 연마기, 다이아몬드 나이프 등 산업적으로도 매우 다양하게 활용된다.

한편 다이아몬드 원석은 2012년 기준 1억2,800만 캐럿이 채굴됐으며, 현재 전 세계에 남아있는 매장량은 러시아와 아프리카 지역을 중심으로 약 23억 캐럿 정도다.

# 5위: 삼중수소(Tritium)

가격: 1g 당 약 3만달러

1개의 양성자와 2개의 중성자로 이뤄진 수소의 동위원소 중 하나. 자연계에서는 극히 드물지만 원자력 발전, 핵실험 등 인공 핵분열 반응을 통해 생산이 가능하다. 에이즈 진단시약이나 백혈구 검사, 호르몬 분석 등에 쓰이는 귀하신 몸이다.

일반인들에게 친근한 용도로는 자체 발광체가 있다.

삼중수소는 감마선의 방출 없이 베타선만을 방출하는데, 이 베타선이 형광물질을 자극해 배터리 없이도 빛을 발하게 만든다. 그래서 비상구 유도등, 군사용 조준경, 나침반 등에 많이 이용된다.


# 6위: 타파이트(Taaffeite)

가격: 1g 당 최대 2만달러

보라색과 붉은색의 중간쯤 되는 색을 가진 첨정석 희귀광물로, 1945년 에드워드 찰스 리처드 타파에 백작에 의해 발견됐다. 일반적인 첨정석과 달리 복굴절(double refraction)을 일으킨다. 주성분은 마그네슘과 베릴륨, 알루미늄이며 희귀성만 놓고 보면 다이아몬드를 100만배 이상 능가한다. 워낙 희귀한 탓에 산업적 활용도는 없으며, 보석으로만 쓰인다. 만의 하나라도 이 녀석을 발견한다면 꼭 잡고 놓지 말기를 권한다.


# 7위: 플루토늄(Plutonium)

가격: 1g 당 약 4,000달러

플루토늄은 핵분열을 통해 막대한 에너지를 생산하는 방사능 물질이다. 우라늄광에 극미량 존재하지만 원자력 발전 연료인 우라늄-238이 핵분열하고 남은 ‘사용후 핵연료’를 재처리하면 상대적으로 대량의 플루토늄을 저렴하게 확보할 수 있다. 특히 플루토늄-239의 경우 우라늄-235와 마찬가지로 핵분열이 가능해 원자력 연료와 핵폭탄의 제조에 쓰인다. 그래서 플루토늄이라 하면 대개 플루토늄-239를 지칭한다.


# 8위: 리세르그산 디에틸아미드(LSD)

가격: 1g 당 약 3,000달러

약칭 LSD 또는 LSD-25로 불리는 리세르그산 디에틸아미드는 시중에 불법 유통되고 있는 마약류 가운데 가장 고가다. 하지만 1㎍의 미량으로도 환각효과가 나타날 만큼 강력하기 때문에 마약사범들의 입장에서 보면 그리 비싼 가격은 아니라고 한다. UNODC의 자료에 따르면 LSD는 1960년대와 1970년대에 가장 흔한 마약이었지만 지난 20년간 지속적으로 수요가 줄어들고 있다. 이는 1996년부터 2013년까지 미국 고교생들의 수요가 무려 75%나 감소한 것이 결정적 역할을 했다는 게 UNODC의 분석이다.


# 9위: 크랙 코카인 (Crack cocaine)

가격: 1g 당 최대 600달러

남미 안데스 고원에서 자라는 코카나무의 잎에서 추출하는 마약성 진통제. UNODC의 ‘2014 세계 향정신성의약품 보고서’에 의하면 2012년말 현재 전세계 13만3,700헥타르에서 코카나무가 재배되고 있다. 2012년 한 해 동안 압수된 코카인이 671톤임을 감안할 때 연간 1,200톤 이상이 유통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참고로 탄산음료의 대명사인 코카콜라가 처음 출시됐을 때 1병당 9㎎의 코카인이 들어 있었다고 한다. 코카콜라라는 이름도 코카인에서 비롯됐으며, 1903년에서야 코카인 첨가가 중단됐다.


# 10위: 메스암페타민 (Methamphetamine)

가격: 1g 당 약 120달러

합성 각성제의 일종. 우리나라에서 흔히 ‘히로뽕’이라 칭하는 필로폰이 바로 메스암페타민이다. 흰색의 가루 결정을 하고 있으며, 중추신경을 흥분시키는 향정신성 마약이다. 복용할 경우 강박증, 환각, 환청, 피해망상증 등 정신적·신체적 이상이 나타난다. 미 국무부 등에 따르면 최근 북한에서 필로폰이 ‘얼음’이라는 이름으로 일반주민들 사이에 널리 확산됐으며, 중국 등지로 수출까지 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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