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비교인 76%는 ‘교회 다니던 사람’ 주목해야”

2015-01-21 (수)
크게 작게

▶ 지난 10년간 여성 증가세 빠르고 싱글 비중도 높아져

▶ ‘이들이 왜 발길 끊었나’ 파악해 다시 품을 대책 세워야

“비교인 76%는 ‘교회 다니던 사람’ 주목해야”

비신자가 급증하고 있어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사진은 예배 중인 교인들.

“비교인 76%는 ‘교회 다니던 사람’ 주목해야”

조지 바나(오른쪽) 바나 리서치 전 대표와 데이빗 키너맨 대표가 대담하고 있다.

■ ‘비신자 증가’ - 바나리서치 전·현직 대표 대담

교회에 나가지 않을 이유는 수도 없이 많다. 아예 믿음 자체가 없는 것은 물론이지만 신앙을 갖고도 교회에 출석하지 않는 사람도 있다. 교회를 거부하는 사람들, 소위 ‘비(非)교인’(churchless)은 최근 수년 간 급속하게 늘고 있다. 불신자 외에도 교회 예배에 참석하지 않으면서 스스로 정체성을 크리스천으로 정의하는 사람이 급증하는 추세다.

세계적인 기독교 여론조사기관인 바나리서치는 신년 특집으로 창립자인 조지 바나 전 대표와 현재 소유주인 데이빗 키너맨 대표의 대담을 지난 8일 마련했다. 대화의 주제는‘비신자의 증가세’로 배경과 성향 그리고 대책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키너맨 대표는 “이런 경향이 교회나 기독교 단체의 활동에 얼마나 지대한 영향을 끼치고 있는지를 인정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바나 전 대표는 “요즘은 친구에게도 교회에 나가 보라고 권유하기가 더 어려워졌다”며 “이런 상황이 벌어지는 세상과 주변상황을 파악하는 게 교회 지도자나 연구팀에게 매우 긴요하다”고 강조했다.

바나 리서치의 조사에 따르면 비신자의 비율은 지난 1990년대만 해도 미국인 가운데 30% 정도였지만 20년 동안 빠르게 증가해 지금은 43%에 달하고 있다.

바나 전 대표는 “이런 추세를 막고 싶다면 비신자들이 무슨 생각을 하고, 어떤 행태를 보이며, 왜 이런 결정을 내리는지를 알아야 한다”면서 “그들을 사랑하고 섬기며 그들이 하나님께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도록 도울 수 있는 길이 뭔지를 알아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정보로 무장하고 전략을 세워서 비신자의 삶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어야 한다고 바나 전 대표는 덧붙였다.

이에 대해 키너맨 대표는 “어떤 상황에서 무슨 일을 하든 신실하기를 예수 그리스도는 우리에게 바라고 있다”며 “제대로 된 정보를 갖게 되면 신실해지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동의했다.

현재 교회에 다니지 않는 사람 10명 가운데 6명 이상이 자신의 신앙 정체성을 크리스천이라고 밝히고 있다. 미국 전체에서 교회 예배에 참여하지 않는 비교인은 1억1400만명 정도인 것으로 조사됐다.


여기에 틴에이저와 어린이 4,200만 명을 더하면 1억5,600만명 정도가 비교인 그룹으로 분류됐다. 또 지난 10년 간 비신자 증가율이 크게 높아져 30% 이상을 기록하고 있다. 약 3,800만 명의 성인이 추가로 비교인 그룹에 포함됐다.

가장 안타까운 내용은 많은 비교인이 교회를 다닌 경험이 있다는 것이다. 비교인 중에서 한 번도 교회를 나간 적이 없는 사람은 23%에 불과했다. (이 역시 지난 1993년 15%였던 점과 비교하면 크게 증가한 수치다.) 비신자의 무려 76%는 교회 예배에 나가다 발걸음을 끊은 경우다. 또 여성이 빠르게 늘고 있는 점도 눈에 띄는 변화다. 지난 2003년에는 비교인의 40%가 여성이던 게 현재는 46%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비교인 가운데는 싱글이 많다는 점도 눈에 띈다. 교인의 경우 거의 60%가 기혼자이지만 비교인에서는 이 수치가 44%로 떨어진다. 특히 한 번도 결혼하지 않은 사람의 비중이 29%로 교인의 22%를 크게 앞서고 있다.

또 비신자 청년 가운데 무려 50%가 ‘성경에 쓰인 말들은 창작 스토리’라고 대답하는 실정이다. 중복 답변이 허용된 이번 조사에서 ‘신화라고 본다’는 젊은이들도 38%나 됐으며 36%는 ‘상징적 내용’으로 본다고 밝혔고‘역사적 기술’이라는 응답도 30%를 차지했다.

당연히 성경을 읽지도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신자 청년의 62%가 ‘한 번도 성서를 읽은 적이 없다’고 대답했다. 그나마 크리스천 문화가 저변에 깔린 미국의 상황이어서 비율이 비교적 낮게 나온 셈이다.

하지만 비신자 청년의 27%가 성경이 ‘하나님의 실제 말씀이거나 감동으로 쓰여졌다’고 대답해 전도의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유정원 종교전문기자> walkingwithj@gmail.com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