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경제칼럼/ 볼링의 5번 핀 - 급소

2015-01-02 (금)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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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주한 <공인회계사>

급소를 제대로 맞으면 죽는다. 급소는 우리 몸의 치명적인 부분이다. 그래서 작은 공격에도 생명을 잃을 수 있다. 급소는 무협 영화에도 자주 나온다. 거의 죽어가던 주인공이 상대방을 한방에 넘어뜨릴 때 공격하는 곳이 급소다. 이렇게 급소는 결정적인 빈틈이고 치명적인 약점(아킬레스건)이다.

볼링에서도 킹핀은 5번이다. 10개의 핀을 모두 쓰러뜨리려면 5번 핀을 노려야 한다. 정중앙이 아니라 1번과 3번 사이를 헤집고 들어가 5번을 맞춰야 한다. 맨 앞의 1번 핀을 노리고 직구로 던져서는 스트라이크를 잡을 수 없다. 5번이 넘어지면 다 넘어진다. 이 킹핀 전략을 모르면 뭔가 열심히는 하는데도 결과는 늘 시원치 않다. 볼링에서 급소는 5번 핀이다.


급소는 사업체에도 있다. 겉으로는 멀쩡해 보인다. 장사도 잘된다. 그러나 사업의 생사를 가르는 것은 결국 한 두 개의 급소에 달려있다. 잘 보이는 급소도 있고 잘 보이지 않는 급소도 있다. 주인이 잘 알고 있는 급소도 있고, 전혀 모르고 있는 급소도 있다. 예를 들어서 가게 리스는 잘 보이는 급소다. 아무리 장사가 잘 되어도 가게 리스를 연장 받지 못하면 당장 나가야 한다. 열 가지가 완벽해도 한 가지 때문에 문을 닫게 되었다면 그것이 그 사업체의 급소다.

시급이 아닌 주급을 최저임금(뉴욕 8.75 달러) 이하로 주고 있다면 그것도 급소다. 평화시대는 이 급소가 잘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결정적인 순간에 터지는 것이 급소다. 아예 노동법을 어기고 있는지도 모르고 있다면 무엇이 급소인지도 모른다는 뜻이다. 그러면 마음은 편할지 모르지만 무방비 상태에서의 급소 충격은 생사를 가르는 일이 될 수 있다.

주인이 갖고 간 현금 매상도 급소다. IRS가 공격을 해왔을 때,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는 절대적인 약점이다. 상대방이 모르면 다행이다. 그러나 상대방이 그 급소를 알고 파고든다면. 그래서 모든 것이 밝혀진다면 결국 모든 것을 잃는다. 돈만 잃으면 그나마 다행이다.

문제없는 사업은 사업이 아니다. 사업은 문제의 연속이다. 급소가 하나도 없는 사업도 세상엔 없다. 문제는 준비된 관리고 확실한 전략이다. 세상이 바뀌어서 이제는 몸집만 키운다고 능사가 아니다. 특히 지금과 같은 경제 여건과 사회 상황에서는 급소 관리가 제일 중요하다. 다른 데를 맞으면 일어날 수 있다. 그러나 급소를 맞고 쓰러지면 일어날 수 없다. 나만의 급소가 무엇인지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위기의식을 느끼지 못한다면 답을 찾을 수 없고 성공도 보장할 수 없다.

2015년 새해가 밝았다. 가장 취약한 빈틈이 무엇인지 찾아보자. 그리고 그것이 가져올 수 있는 충격을 생각해보고 그 급소를 줄이거나 완전히 없애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답이 없는 문제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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