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목회자는 떠나는 교인을 축복하라

2014-12-17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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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화 나누되 설득 말고 그들을 위해 기도해줘야

▶ 새롭게 출석할 교회에 추천서 써주는 것도 좋아

목회자는 떠나는 교인을 축복하라

교인이 교회를 떠날 때 목회자는 진심으로 축복함으로써 고난을 축복으로 바꿀 수 있다.

■ 신도와의 이별에 대처법

교회를 섬기는 목회자에게 가장 큰 아픔은 교인이 떠나는 것이다. 이민교회는 대부분 소형 규모를 벗어나지 못한다. 담임목사는 신앙생활을 함께 하던 성도가 나갈 때 낙담과 좌절까지 느낄 수 있다. 하지만 현실은 변하지 않는다. 이별에 현명하게 대처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성도가 이별을 통보하는 방법도 디지털 시대의 흐름을 타고 다양해졌다. 일대일로 만나는 경우도 있지만 전화나 이메일 또는 카톡이나 페이스북을 통해 통지하기도 한다. 물론 아무 말도 없이 떠나는 교인도 있다.


라이프웨이 리서치가 조언하는 다섯 단계의 대응방안이 도움이 될 수 있다. 라이프웨이 대표 톰 레이너 목사는 “떠나는 교인이 이미 다른 교회를 마음에 두고 있든 아니든 그 결정을 일단 받아들이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목사가 성도의 이별통보를 접했을 때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즉각 기도하는 것이다. 레이너 목사는 “우리가 섬기는 하나님은 위로의 하나님이며 모든 지혜의 하나님”이라고 강조한다. 하나님은 목회자가 부르짖기 전에도 상처와 염려를 파악하고 있다. 그러니 어떤 조치를 취하기 이전에 우선 기도하라고 말한다.

다음에 할 일은 떠나는 성도와 대화를 나누는 것이다. 주의할 사항은 말을 적게 하고 많이 들어야한다는 점이다. 목사가 자신을 변명하거나 설득하려 들거나 방어적 태도를 보여서는 안 된다. 교인이 비록 상처를 주는 말을 하더라도 필요하다면 내버려 두라. 그리고 대화를 마치기 전에 반드시 새로운 교회에서 신앙생활을 잘 하도록 축복한다는 말을 잊지 말아라. 진지하게 최선을 다해 그들을 위해 기도해 줘야 한다.

다음으로는 떠나겠다는 성도의 결심을 받아들이라는 것이다. 교인들이 교회 리더십이나 사역 방침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게 힘들 수도 있다. 하지만 모든 교인을 만족시킬 수 있는 목회자는 과거에도 현재에도 존재하지 않는다. 이별하는 교인이 다른 교회의 리더십 아래서 더욱 신앙이 커지고 사역을 잘할 수도 있는 것이다.

필요하다면 목회 방향이나 사역 내용을 교정하는 것도 방법이다. 교인이 떠나는 이유를 설명하면 가슴이 아플 수 있지만 도움이 되는 경우도 상당히 많기 때문이다. 변명을 하지 않고 어떤 점이 고쳐야 할 부분인지 알 수 있도록 하나님에게 기도해야 한다.

레이너 목사는 이런 경험을 통해 “더 나은 사람, 더 나은 목사가 되고 개인의 인생이나 사역을 훨씬 바람직하게 개선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떠나는 교인에게 편지를 쓰는 일도 소중하다. 아예 교인이 출석한 새 교회의 담임목사에게 건네 줄 추천서를 쓸 수도 있다. 다음은 레이너 목사가 직접 썼던 편지의 내용이다.

‘목사님, 존과 메리 스미스 성도는 목사님의 교회에 출석하기로 선택했습니다. 이분들이 목사님 교회에 나가 봉사하게 되면 교회의 큰 축복이 될 것입니다. 우리 교회는 이분들이 떠나 유감이지만 그 이유를 우리에게 잘 설명했고 저희는 받아들였습니다. 저는 대화를 나눈 결과를 갖고 사역을 조정할 계획입니다. 하나님께서 두 사람을 어떻게 쓰실지 목사님도 놀라게 될 것입니다. 존과 메리는 아주 훌륭하고 신실한 사람들입니다. 같은 교단의 교회로서 그리스도 안에서 함께 성장하며 목사님과 그들에게 하나님의 축복이 풍성하길 기도합니다.’라이프웨이 리서치는 “목회는 큰 도전이며 교인이 떠나는 상황도 그 중의 하나”라면서 “하지만 잘 처신하면 어려운 상황을 축복으로 바꿀 수 있다”고 격려하고 있다.


<유정원 종교전문기자> walkingwithj@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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