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침과 뜸으로 이루는 ‘복음의 기적’

2014-12-04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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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눈이 보이고 걷게 되고 ‘성령의 역사’ 직접 체험

▶ 침뜸학교 추진… 매주 화요일 타운서 무료진료

침과 뜸으로 이루는 ‘복음의 기적’

정통침구학회 미주 지부 회원들이 선교지에서 기념사진을 찍었다. 오른쪽서 두 번째가 김용석 원장.

■ 정통침구학회, 멕시코·엘살바도르 의료사역

스마트폰 화면 속에는 넓은 강당에 줄지어 하얀 시트가 깔린 침대가 보인다. 가운을 입은 한인 의료진들이 히스패닉 환자들을 돌보느라 분주하다. 엘살바도르 의료 단기선교 현장이다.

나이가 40세 전후로 보이는 남자가 “눈이 보인다”고 말한다. 시력을 잃고 낙담하던 인생에 빛이 찾아 왔다. 30대 여성은 “어릴 때 아픈 뒤 앞이 보이지 않았는데 이제 모든 게 보인다”며 흥분한다.


어린 시절 다친 후로 걷지 못했다는 20대 여성도 “통증이 사라졌고 걸을 수 있게 됐다”고 기뻐한다. 할아버지도 “마음껏 걷게 됐다”면서 강당 이리저리 다니며 “나를 보라”고 환호한다.

정통침구학회 미주 지부는 침과 뜸을 갖고 선교지를 찾는다. 매년 엘살바도르를 찾고 중앙아시아 키르키스탄까지 가기도 한다. 가까운 멕시코에는 곳곳에 정기적으로 방문하는 마을들이 산재해 있을 정도다.

지부장 김용석 원장(김용석 한의원)은 선교현장에서 거두는 열매는 오로지 하나님의 몫이라고 말했다.

“한 번의 뜸과 침으로 눈이 뜨고, 못 걷던 사람이 걷게 되고, 많은 병이 낫습니다. 옆에서 보면 진료하는 저희도 기적이라고 생각이 들어요. 하나님께서 하시는 일입니다. 저희는 그저 도구일 뿐이에요.”

상상하기 힘든 이적과 기사가 성경에서처럼 일어나는 이런 간증은 비단 이들 만이 아니다. 오지의 선교현장으로 날아가 가난하고 병든 사람들을 치료하고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을 나누는 그리스도인들은 대부분 동일한 경험을 전한다. 모든 게 부족한 곳에서 성령은 보란 듯이 개입한다. 소유와 지식을 경계하라는 메시지를 전하는 것처럼.

정통침구학회 미주 지부에는 한의사만 회원으로 참여하는 게 아니다. 산부인과, 내과, 치과 의사도 합류해 뜸을 놓는다.

“제대로 진료 설비를 갖출 수 없는 선교지에서 간단한 뜸이나 침이 효과적이거든요. 이런 분들은 양방과 한방의 의술을 모두 동원해 치료하니까 큰 도움이 됩니다. 회원 중에는 아예 멕시코에서 선교사로 정착한 부부도 있습니다.”


정통침구학회 미주 지부는 엘살바도르에 침뜸학교를 세우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선교사와 현지인에게 기본적인 교육을 전수해 스스로 질병을 고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몇몇 회원들은 이를 위해 스패니시를 공부중이다.

이와 함께 LA 한인타운 버몬트와 워싱턴 블러버드가 교차하는 곳에 봉사실을 차려 놓고 무료 진료를 제공하고 있다. 매주 화요일 오전 9시부터 오후 1시까지 한의사 회원들이 돌아가며 환자를 받는다.

또 봄철과 연말에는 모든 회원들이 참여해 대대적으로 무료 침뜸행사를 갖고 있다. 이때는 한인 외에도 노숙자와 다민족 환자들을 치료한다. 오는 20일에도 오전 9시부터 오후 3시까지 행사를 갖는다.

“쑥뜸요법을 교육하는 단기 선교 프로그램을 거치면 한의사가 아니라도 얼마든지 선교봉사에 동참이 가능해요. 아무리 돈을 벌어도 결국 아파서 죽는 게 인생입니다. 봉사도 건강할 때 해야죠. 하나님의 일을 하는 게 남는 것이고 성공한 인생이더라고요.”

문의 (213) 210-5742


<유정원 종교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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