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크리스천 기업 세우는 게 확실한 선교죠

2014-12-02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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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교사 사업 운영 한계

▶ 업종 선정·경영 노하우 현지인에 전수 나서

크리스천 기업 세우는 게 확실한 선교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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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빅미션, 중국서 창업스쿨 지원

바울은 예루살렘으로 떠나면서 에베소에서 고별설교를 했다. 그는 어디를 가든 투옥과 환난이 자신을 기다린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러면서 이렇게 말했다. ‘하나님의 은혜의 복음을 증언하는 일을 다 하기만 하면, 나는 내 목숨이 조금도 아깝지 않습니다.’

가장 위대한 선교사가 뿌린 희생의 씨앗은 지금도 교회의 혈맥을 이루며 쉬지 않고 흐르고 있다. 탄압과 질병으로 곳곳에서 선교사들이 여전히 숨지고, 선교지를 찾아 자신의 은사와 소유로 복음의 횃불을 지피는 장로와 집사도 있다. 사도행전은 현재도 꿋꿋이 진행 중이다.


비즈니스맨들로 구성된 선교단체 빅미션(Business In Christ Mission)은 지난달 중국에 두 명의 장로를 보냈다. 이진도 장로와 임철호 장로는 청도와 연변, 백두산을 방문했다. 미국까지 일주일 만에 돌아오는 녹녹치 않은 강행군 스케줄이었다.

장로들은 중국에 비즈니스를 짊어지고 갔다. 그러나 그 짐 안에는 복음이 담겨 있었다. 이 장로와 임 장로는 중국에서 창업스쿨을 개척하기 위해 현장 탐색에 나선 것이다.

“지금까지 비즈니스 미션은 선교사의 ``신분 유지를 위한 업체를 유지하거나 선교자금을 충당하기 위한 방책이 대부분이었죠. 게다가 비즈니스 경험이 없는 선교사님들이 운영하다 보니 경영이 아주 어려웠어요. 이제는 현지 사역자나 교인의 창업을 도와주고 사업 노하우를 지속적으로 나누는 사역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한인 크리스천 비즈니스맨들은 자유 경쟁의 미국 땅에서 이민자의 신분으로 업체를 세우고 키워 왔다. 이들이야말로 미션에 적격이라고 두 사람은 입을 모았다.

창업스쿨은 선교지에 건실한 크리스천 비즈니스 기업이 문을 열고 흑자 경영이 되도록 돕는 게 우선의 목표다. 현장에서 기업이 생존해야만 장기적이고 견고한 선교 동력의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청도에서는 중국인 60여명이 적은 돈이지만 수강료까지 지불하고 이틀에 걸쳐 귀를 기울였습니다. 연변에서도 예정에 없던 집회였는데도 교인들이 모여 큰 관심을 보였어요. 놀랄 정도로 반응이 진지하고 뜨거웠습니다. 모두 미국에서 스몰 비즈니스 경험을 쌓은 기독교인의 경험과 지식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일 자세였습니다.”조선족 자치주인 연변에서는 또 다른 감정을 숨길 수 없었다. 하나의 민족으로서 긍휼과 안타까움 그리고 책임감이 출렁거렸다.

“경제 발전이 놀랍게 이뤄지는 청도와 달리 연변은 개발이 한참 뒤쳐져 있습니다. 더구나 한류의 영향으로 유흥업이 번성하고 있어요. 술집이나 노래방은 많은데 정작 변변한 생산업체가 들어서질 못하고 있습니다. 창업과 경영 노하우를 나누고 복음적인 환경을 만드는 일이 시급해 보여요.”


이번 선교여행에서 현지 사정과 반응을 확인한 빅미션은 내년 본격적으로 창업스쿨을 시작할 계획이다. 현장에 맞는 커리큘럼과 비즈니스 선정부터 강사진을 비롯해 기도에 이르기까지 준비작업에 돌입했다. 또 창업스쿨에 이어 미국에서 매년 실시하고 있는 크리스천 경영스쿨을 중국에서 개최해 기독교인의 성공적 경영 노하우를 전달할 예정이다.

이 장로와 임 장로가 중국을 다녀온 지 2주 후 연변 하남교회 박광성 담임목사가 빅미션을 찾았다. 조선족인 박 목사는 창업스쿨의 연변 파트너다. 박 목사는 이날 포럼에서 이제는 물고기를 주기보다 낚시 법을 가르칠 때라고 강조했다.

“한국교회는 돈을 앞세웠고 조선족은 이를 잘못 사용했습니다. 서로 신뢰가 엷어지는 이때 미주 동포가 경영스쿨을 갖고 찾아온 것입니다. 지금 연변에는 노인과 아이들만 남아 있을 정도에요. 그러다보니 파탄을 겪는 가정도 적지 않습니다. 한국에 나가 돈을 벌어 와도 소비만 할 뿐 어떻게 활용할 바를 모릅니다. 투자하고 경영할 게 없는 게죠. 믿는 사람들이 사업을 전수해 주십시오.”

이 장로와 임 장로는 백두산에서 인생의 이정표를 만난 느낌이었다고 말했다. 연변에 서니 북한이 보이고 이 시대에 마땅히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알겠더라는 것이다.


<유정원 종교전문기자> walkingwithj@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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