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3만년 전 그린 동굴벽화 2만년 넘게 봉인된 걸작

2014-11-28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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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부분 동물 표현한 그림$ 사냥과 숭배의 대상

3만년 전 그린 동굴벽화 2만년 넘게 봉인된 걸작

퐁다크 장식 동굴.

[스페인 퐁다크 장식 동굴]

1879년 스페인 북부 칸타브리아 지방의 알타미라(Altamira) 동굴에서 놀라운 그림이 발견됐다. 동굴의 존재가 파악된지 11년 만에 고대인류가 그린 벽화가 모습을 드러냈다.

기원전 3만~2만5,000년에 그려진 벽화는 완벽에 가깝게 보존돼 있었다. 어딘가를 향해 질주하는 듯한 말, 상처를 입은 소가 억겁의 시간을 뛰어넘어 눈앞에 재현됐다.


알타미라 동굴 벽화가 알려진 뒤 스페인 북부와 프랑스 남부에서는 선사시대 사람들이 그린 동굴 벽화가 속속 발굴됐다. 올해 유네스코 세계 문화유산에 등재된 퐁다크(Pont d’arc) 장식 동굴도 그 중 하나다.

’쇼베(Chauvet) 동굴’로 더 유명한 퐁다크 장식 동굴은 아비뇽에서 자동차로 1시간 남짓 걸리는 발롱(Vallon) 퐁다크의 아르데슈 협곡에 위치한다.

1994년 12월 발견된 퐁다크 장식 동굴의 벽화는 알타미라 동굴 벽화에 필적할 만한 걸작이었다. 처음에는 2만년 전의 작품으로 예상됐으나, 방사선 탄소 연대측정 결과 3만여년 전 그림으로 판명됐다. 게다가 2만년 넘게 봉인돼있던 탓에 거의 훼손되지 않은 상태였다.

당시 프랑스 정부는 "예술의 출현과 발달에 대한 기존 관념을 깨뜨렸다"고 평가했다.

퐁다크 장식 동굴의 벽화 수백 점은 동물을 표현한 그림이 대부분이다. 말과 사자, 표범, 곰, 올빼미 등 종류가 다양하다.

매머드와 털이 많은 코뿔소, 점박이 말처럼 멸종한 동물도 있다. 선사시대 사람들에게 이러한 동물은 사냥과 숭배의 대상이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퐁다크 동굴에는 이외에도 사람의 발자국과 상징적인 기호 등이 그려졌다.

퐁다크 동굴과 함께 둘러보면 좋은 곳은 몽티냐크(Montinac) 남부의 라스코(Lascaux) 동굴이다. 이 동굴에도 주로 동물을 소재로 한 벽화가 있다. 크기가 5.5m인 들소 벽화가 특히 유명하며, 채색된 그림도 있다.

1948년 일반에 개방됐으나 방문자의 열기로 벽화가 손상되자 1963년 폐쇄했다. 여행자들은 동굴 벽화를 복제한 라스코Ⅱ에서 작품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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