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유학생.여행업계 ‘긴장’ ...수입업 ‘미소’

2014-11-13 (목)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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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환율 1달러=1,100원선 2년만에 최고치

달러에 대한 원화 환율이 24개월 만에 최고 수준인 1,100원선을 기록하자 한인들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한국에서 제품을 수입해오는 도매상이나 수입업체들은 환차익을 누리며 미소를 짓고 있는 반면 한국에서 송금을 받는 유학생이나 한국 관광객을 주 고객으로 하는 여행업계는 긴장감 속에 환율 변동에 주시하고 있다.

NYU에 재학 중인 유학생 김모(22세)씨는 당장 한국에서 받는 생활비가 줄어 고심하고 있다. 매달 렌트를 비롯해 생활비로 300만원씩 송금받는 김씨는 올해초 원-달러 환율이 1,020원이었던 때와 비교해 2,940달러에서 2,730달러로 손에 쥐는 돈이 200달러 넘게 줄었다. 김씨는 "환율 상승세가 이어지게 되면 2만 달러인 봄학기 등록금 납부때 타격이 크다"며 "이대로 가면 생활비와 함께 매년 1만달러 이상은 더 받아야 할 처지"라고 우려를 나타냈다.


한국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비즈니스를 하는 여행업계 역시 심상치 않게 오르는 환율에 걱정하고 있다. 환율 상승세가 지속되면 한국 방문객들이 줄고 뉴욕을 찾더라도 지갑을 열지 않아 옵션관광이나 공연 관람 등을 통한 수익을 기대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여행사의 한 관계자는 "환율이 오른다고 당장 큰 영향이 나타나지는 않지만 높은 환율이 수개월 이상 이어지면 관광업계분위기가 전반적으로 처질 수밖에 없다"며 "겨울·봄은 한국 방문객들이 적은 비수기인데 환율 상승까지 겹쳐 걱정"이라고 전했다.

반면 한국에서 제품을 수입해오는 업계는 반색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같은 가격에 더 많은 제품을 수입할 수 있어 수입 단가가 낮아지기 때문이다.

한국산 의류를 수입해 판매하는 아웃렛 국보의 스티브 신 사장은 "같은 금액으로 원-달러 환율이 1,20~1,030원일 때 옷을 1,000장 주문했다면 요즘 1,100장까지 주문할 수 있다"며 "연초에 환율이 계속 떨어져 걱정이었는데 최근 사정이 나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도매상을 거치지 않고 한국식품을 직접 수입해오는 한인 수퍼마켓들도 높은 원-달러 환율 이익을 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양마트의 오종건 전무는 "현재 한국 식품과 건강용품 등을 한국에서 수입해오고 있는데 도매상을 거치면 오른 환율만큼 마진을 붙여 들여오기 때문에 가격 조정이 쉽지 않지만 한국의 업체로부터 직수입할 경우에는 수입 단가가 상대적으로 낮아지기 때문에 도움이 된다"며 "결과적으로 같은 제품을 더 낮은 가격에 팔 수 있어 미주 한인들에게도 환율 상승은 반가운 소식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12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4.4원 오른 달러당 1096.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엔화 약세의 영향으로 장중 1102.9원까지 급등하기도 했다. 원-달러 환율이 장중 1100원을 넘어선 것은 작년 9월 5일(1100.0원) 이후 처음이다. <김소영 기자> C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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