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더플리, 한인교회 순회 콘서트

2014-11-11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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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각·자폐증 ‘중복 장애’ 영혼 울리는 12세 소년

▶ 14일부터 남가주 3곳서 한인 어린이합창단 공연

더플리, 한인교회 순회 콘서트

크리스토퍼 더플리와 함께 공연을 하는 한인 어린이합창단 모닝스타.

더플리, 한인교회 순회 콘서트

크리스토퍼 더플리가 한인교회를 찾아 14일부터 공연을 시작한다.

[볼 수 없지만 마음으로 부르는 감동 찬양]

크리스토퍼 더플리는 열두살난 소년이다. 키가 작은 이 ‘꼬마’는 앞을 못 보는 시각장애를 갖고 있고, 마음의 문을 쉽게 열지 못하는 자폐장애아다. 하지만 더플리는 하나님의 사랑과 영광을 온몸을 던져 찬양한다. 햇살같이 밝은 어린 얼굴은 맑은 시냇물처럼 깨끗한 영혼으로 예수 그리스도의 희생과 인생의 구원을 노래한다.

얼마 전 테네시주 월드 아웃리치교회에서 찬양 콘서트에서 더플리는 ‘마음으로 그려볼 수만 있어요’(I Can Only Imagine)를 열창했다. 이 모습을 지켜보던 교인 한 명은 이렇게 말했다. “누가 장애가 있는 걸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장애인일까요? 아니면 우리일까요? 크리스토퍼나 다른 장애 어린이들의 순진무구한 마음을 오히려 우리가 배워야 해요.”



더플리의 생모는 임신 26주만에 출산했다. 당연히 아기는 1파운드 12온스(약790그램)의 미숙아였다. 더구나 엄마는 코케인 중독자였다. 신생아의 작은 몸 안에는 코케인의 폐해가 악영향을 끼쳤다. 아기는 시각장애를 갖고 태어났다. 그리고 부모는 연약한 생명을 외면했다.

하나님의 사랑은 더플리의 고모를 통해 피어났다. 고모 크리스틴과 고모부 스티븐은 더플리를 입양해 정성을 다해 아기를 양육했다. 더플리는 초등학교 1학년이 되도록 말을 하지 못했다. 자폐증 때문이었다.

음악을 사랑하던 양부모는 더플리에게 늘 선율을 나눠줬다. 그 덕분에 중복장애를 가진 어린이는 말보다 먼저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곧 이어 피아노를 쳤고 트럼핏, 기타와 드럼을 배웠다. 전문가들은 더플리의 리듬감각이 뛰어나다면서 천부적 재능에 혀를 내둘렀다.

첫 번 무대는 뉴햄프셔 맨체스터에 위치한 노스웨스트 초등학교였다. 메모리얼 데이 행사에서 미국 국가를 불렀다. 이후 2011년에는 생중계되는 보스턴 프로야구팀 레드삭스 경기에서 국가를 불러 전국의 야구팬들의 심금을 울렸다. 지금까지 미주 전역의 교회와 집회 그리고 각종 스포츠 경기와 행사의 초청이 줄을 잇고 있다.

소년이 찬양하는 모습은 동영상 포털사이트 유튜브와 기독교 동영상 사이트인 갓튜브 등에 올라 수백만 건의 조회수를 기록하고 있다. 최대 온라인 뉴스 매체인 허핑턴포스트는 어눌한 발음으로 찬양하는 모습에 청중이 큰 감동을 받는다고 전했다. 지난해에는 앨범을 냈고 아이튠에도 내 개의 앨범을 올렸다. 지금은 부모와 함께 미국 전역의 교회를 순회하며 찬양과 간증으로 복음을 전하고 있다.

고모 크리스틴은 “눈으로만 모든 것을 볼 수 있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이 그랬듯 온 마음을 통해 세상을 볼 수 있다는 것을 더플리를 통해 배웠다”고 말했다.

더플리는 14일부터 남가주 세 개 한인교회를 돌며 찬양 콘서트를 가질 예정이다. 14일 오후 7시에는 동양선교교회, 15일 오후 7시 감사한인교회, 16일 오후 5시30분 어바인 온누리교회에서 집회가 열린다.


청소년 비전센터(KYVC)와 CGN TV가 공동 주최해 마련한 자리다. 특히 이번 공연에는 한인 어린이들로 구성된 모닝스타 합창단과 자리를 함께 하면서 신앙 안에서 하나가 되는 사랑을 나누게 된다.

미주 CGN 본부장 강일하 목사는 “영원을 울리는 작은 천사 더플리를 초청해 하나님의 놀라운 은혜를 선사하는 시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KYVC 대표 전동은 목사와 김영대 이사장은 “이번 공연에 부모와 자녀가 함께 동참해 가족의 사랑이 얼마나 소중하고, 가정을 향한 하나님의 사랑과 열정이 얼마나 뜨거운지 다시 한 번 되새겨 보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더플리는 지난달에도 한인교회를 찾아 ANC 온누리교회, 주님의 영광교회, 베델한인교회에서 ‘밀알의 밤’에 참여했다. 발달장애와 자폐장애 친구들을 위한 행사에서 더플리가 찬양할 때 객석은 감동과 은혜의 물결이 일었다.

작은 소년 더플리는 찬양곡 ‘내 마음의 문을 여소서’를 애창한다. 마음의 눈이 열려 주님을 보게 해 달라고 노래한다. 예수 그리스도를 따르는 발걸음은 조용하게 가슴에서 시작된다는 사실을 어린 영혼은 일찌감치 깨달은 것이다.


<유정원 종교전문기자>
walkingwithj@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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