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고객 마음 사로잡아야 산다”

2014-10-23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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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콜로라도 휴양지, 온 마을사람 대상 고객서비스 훈련

“고객 마음 사로잡아야 산다”

스팀보트 스프링스는 인근 휴양지와의 차별화를 위해 온 마을 사람들을 대상으로 고 객 서비스 훈련을 진행하고 있다.

“고객 마음 사로잡아야 산다”

스팀보트 스프링스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켈리 랜더스(가운데)가 손님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콜로라도의 휴양지인 스팀보트 스프링스가 야심찬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온 마을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 고객 서비스 훈련이다. 애스펜, 베일, 크레스티드 버트 등 인근의 다른 휴양지들과의 경쟁에서 이기려면 관광객들에게 좋은 인상을 주어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마을 사람들 누구나 친절이 몸에 배어야 한다는 생각이 바탕이 되었다. 식당업주, 자영업자 그리고 마을 공무원들을 대상으로 시범 서비스 훈련을 실시했는데 결과는 긍정적이라는 평가이다.

스팀보트 스피링스 리조트 협회의 톰 컨 총무는 관광객들이 스팀보트 스프링스를 얼마나 좋아하는 지가 큰 관심사이다. 그래서 지난해 가을의 방문객 설문조사 결과는 그에게 걱정거리가 되지 않을 수 없었다.

고객들에게 직접 질문해서 얻어낸 응답 결과를 토대로 한 점수가 별로 좋지 않았기 때문이다. “친구나 동료에게 스팀보트 스프링스를 추천하시렵니까?”라는 질문에 대한 결과가 100점 만점에 70점 정도였다. 방문객들이 그 마을을 좋아하기는 했지만 그렇다고 남들에게 추천할 정도는 아니었다는 말이 된다. 지난 2010년에 실시된 이전 설문조사에서 보다 7점이나 떨어진 점수였다.


조사결과를 좀 더 깊이 들여다보니 가게와 식당에서의 서비스에 대한 부정적 의견들이 늘어난 것이 원인이었다. 마을이 성장하면서 서부 특유의 다정다감함이 흐려지고 있다는 이야기가 수년 전부터 나돌던 참이었다.

그렇다고 겁을 먹을 정도는 아니었다. 비즈니스 측정의 한 방편인 판매세 수입이 2013년 7% 상승, 베일이나 텔러라이드 만은 못하지만 애스펜과크레스티드 버트와 같은 인근 휴양지보다는 성적이 좋았다. 하지만 휴양지들 간의 경쟁은 필사적이다. 뭔가 차별화하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그는 판단했다.

관광객들이 서부로 오면 텔러라이드로 가거나 애스펜으로 가거나 산악 바이크 타고, 하이킹하고 하는 것은 어디서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뭔가 다른 것이 필요했다.

그래서 그는 일단의 비즈니스 소유주들과의 협의를 거쳐 좀 색다른 결정을 내렸다. 온 마을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 고객 서비스 훈련이다. 이런 결정을 내리는 데는 마을의 대표적 산악 리조트인 스팀보트 스키 & 리조트 사가 다소 영향을 미쳤다. 이 리조트는 수년 전 컨설턴트를 초빙해 직원들을 훈련을 시켜 효과를 본 경험이 있다.

오하이오, 더블린 출신 컨설턴트인 에드 이플리는 당시 전화 담당 직원 훈련을 맡았다. 리조트에 대한 문의전화를 받았을 때 이를 사적인 대화로 발전시키고 그렇게 알아낸 정보를 토대로 고객에 맞는 휴가 패키지를 소개하도록 직원들을 훈련하는 것이다. 이런 훈련 결과 문의전화를 상품판매로 연결시킨 비율은 과거 18%에서 22%로 올라갔다.

고객과의 연결을 강조하는 이런 태도가 리조트 전체로 퍼지면서 변화가 나타났다. 퉁명스럽기로 악명 높은 리프트 담당 직원들조차도 스키타러 온 고객들에게 이름을 묻고 인사를 나누게 되었다.


컨은 에플리에게 고객 서비스 훈련을 부탁했다. 식당 소유주, 소규모 자영업자들 그리고 마을 공무원들로 구성된 2개의 시범 그룹을 먼저 훈련하기로 했다. 지난 봄 한달 동안 4시간 단위의 4번의 강의를 통해 25명의 학생들이 고객 서비스 사고방식을 배웠다. 그는 디즈니를 예로 들면서 언제든지 상대방이 기대하는 것보다 조금 더 가는 것에 대해 설명했다.

예를 들어 길을 잃은 방문객을 만나면 방향만 가르쳐주는 대신 직접 데려다 주는 것이다.

상대방의 기대를 조금씩 넘어서는 친절을 베풀라는 말이라고 스팀보트 스피링스에서 주점을 운영하는 케리시아는 말한다.

이어 에플리는 소위 ‘연결고리’ 시스템을 가르쳤다. 직원들이 손님들과뭔가 공통의 관심사를 발견할 수 있도록 돕는 시스템이다. 이 시스템에서 직원들은 5가지 기본 질문으로 대화를 시도한다. “어디서 오셨어요? 어떤 일을 하세요? 어느 학교 나오셨어요? 어디를 여행하시나요? 취미가 뭐에요?”대화를 통해 종업원들은 고객들과 따뜻한 관계를 형성하고 이런 관계를 통해 알게된 정보를 활용함으로써 고객들이 보다 기분 좋은 경험을 할 수있도록, 그리고 마침내는 단골이 될수 있도록 만들려는 것이 목적이다.

말하자면 손님이나 고객과의 바른 대화법을 가르치는 것이라고 에플리는 말한다.

하지만 처음에는 이런 시도가 쉽지 않았다. 일부 자영업자들은 이런 훈련에 대해 거부감을 느꼈다. 이미 고객 서비스를 잘 하고 있는데 뭘 새삼스럽게 훈련인가 하는 반응이다. 크릭사이드 카페를 운영하는 켈리 랜더스(44)도 그중의 한 사람이었다.

하지만 시범 훈련 학생들이 각자의 사업장으로 돌아가 종업원들을 훈련시키면서 효과가 나타났다. 고객들과 쉽게 가까워지는 방법을 터득하게 된것이다.

고객들과 친근하게 대하는 법을 배우니 일이라기보다는 사교 같다며 종업원들은 재미있어한다. 이런 푸근한 분위기를 고객들이 즐기면서 당장 팁에서 차이가 나타나니 종업원들은 좋아할 수밖에 없다.

물론 이런 방식이 성공하려면 우선 사람을 잘 써야 한다. 항상 웃음띤 얼굴로 고객을 대하는 것은 쉬운일이 아니다. 그런 천성을 타고 난 종업원을 채용하는 것이 필수이다.

한편 종업원이 너무 친절하게 다가오는 것을 부담스러워하는 고객들도 있다. 사람에 따라서는 길을 물었을때 같이 가주는 것보다는 방향만 가르쳐주는 것을 선호하기도 한다.

스팀보트 스프링스의 프로젝트가 얼마나 성공할 지는 아직 두고 보아야 한다. 마을의 호텔들의 경우 올여름 투숙객이 12% 늘었다. 그리고 랜더스의 크릭사이드 카페 매상도 15%가 올랐다. 하지만 이것이 고객 서비스 훈련 효과인지 경제가 나아진 탓인지를 알아내기는 불가능하다.

최신 고객 서비스 설문조사 역시 결과가 애매하다. 마을 사람들의 친절함에 10점 만점을 준 방문객은 2013년 47%에서 이번에 53%로 올랐다.

하지만 친지들에게 추천할 것인가에 대한 점수는 오히려 67로 떨어졌다.

하지만 스팀보트 스프링스는 이 프로젝트를 계속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식당 종업원에 대한 훈련을 계속하는 한편 2015년에는 소매업체 종업원들에 대한 훈련을 시작할 계획이다.


<뉴욕 타임스 - 본보 특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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