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다민족 1,700명 ‘하느님의 한 가족’

2014-10-14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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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톨릭 OC교구 신앙대회 뜨거운 열기

▶ 백인·라티노·흑인·베트남인과 기도·찬송, ‘복음 나누라’ 전도·선교의 사명 재확인, 4개 언어 72개 웍샵… 다양한 영적 여정

다민족 1,700명 ‘하느님의 한 가족’

오렌지카운티교구의 가톨릭 공동체 모임인 신앙대회에서 케빈 반 주교가 미사를 집전하고 있다.

다민족 1,700명 ‘하느님의 한 가족’

한국어 웍샵에서 김 사이몬 신부가 코리안 아메리칸 가톨릭 정체성의 건강한 발전에 대해서 설명하고 있다.

예수 그리스도는 부활한 이후 제자들에게 당부했다. “너희는 가서, 모든 민족을 제자로 삼아서, 아버지와 아들과 성령의 이름으로 세례를 주고, 내가 너희에게 명령한 모든 것을 그들에게 가르쳐 지키게 하라.” 복음이 인간에게 주는 혜택을 독점하지 말고 기꺼이 나누라는 것이다.

남가주 오렌지카운티 교구의 가톨릭 공동체 전체가 모이는 신앙대회가 지난 4일 샌타애나의 마터데이 가톨릭 고등학교에서 개최됐다.

이번 집회의 주제는 ‘복음의 기쁨을 나누라 부름 받다’였다. 모든 가톨릭 공동체와 교인에게 골고루 주어진 사명이 바로 ‘복음을 나누라’는 것임을 다시 명심하고 실천으로 옮기자는 구호다.


이날 집회에는 오렌지카운티 지역의 각 성당에 출석하는 가톨릭 신자 가운데 한인을 비롯해 다양한 민족의 1,700여명이 참석해 뜨겁게 기도하고 찬송하며 신앙의 열기를 뿜어냈다. 미사는 케빈 반 주교가 집전했다. 케빈 반 주교와 여러 사제가 공동으로 집전한 아침미사에서는 교리교사 축복 예식과 자격증 수여식도 포함됐다.

복음 전파의 열정은 종족과 언어 그리고 문화를 뛰어넘어 공동체 구성원들을 하나로 묶어냈다. 이번 신앙대회는 전도와 선교라는 대명령 아래서 서로 이해하고 포용하면서 하느님의 한 가족이란 사실을 체험하는 자리였다. 모든 프로그램과 웍샵은 한국어를 비롯해 영어와 스패니시, 베트남어 등 4개 언어로 진행됐다. 또 한인, 백인, 라티노, 흑인, 베트남인 등 모든 참석자들은 한식과 양식, 라틴 및 베트남 음식을 서로 나누며 신앙 안에서 형제자매의 사랑을 확인했다.

이와 함께 영성 및 사목에 관한 다양한 주제로 무려 72개 종류의 웍샵이 마련됐다. 이에 따라 참석자들은 개인의 사정, 봉사 분야와 신앙적 갈등에 맞춰 스스로 영적 여정을 계획하고 점검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이 밖에도 가톨릭 출판사 및 수도원, 가톨릭 단체 등이 설치한 전시부스들을 돌아보면서 다양한 정보를 얻기도 했다.

특히 이날 신앙대회에서 한국어로도 웍샵이 열려 많은 한인 신자들이 참석했다. 웍샵은 아워 레이디 오브 홀리크로스 대학교(Our Lady of Holy Cross College) 기독교학 교수인 김 사이몬 신부와 벨라마인 대학교 세계기독교학 교수인 최훈 박사가 강사를 맡았다.

김 신부와 최 박사는 이 자리에서 일반 신학 및 이민교회의 역사를 정리하고, 신앙 공동체로서의 코리안 아메리칸 가톨릭 정체성의 건강한 발전과 세대 간의 차이, 성사적 생활 등에 대해 강의했다.

또 두 명의 신자가 신앙체험을 발표해 참석자들과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과 복음 전파의 사명에 대한 공감을 나눴다.

김 사이몬 신부는 “2016년이면 미국에서 코리안 아메리칸 가톨릭 공동체가 설립된 지 50주년을 맞이하게 된다”면서 “이민교회에 관한 올바른 인식은 가톨릭교회의 고유한 특징의 이해가 우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어 웍샵에 참석한 한인 신자들은 “한국이 자발적으로 가톨릭교회를 받아들이고 이후에 수많은 순교자의 피로 성장한 역사를 지녔다는 사실을 다시 실감했다”며 “미국으로 불러오신 성령님과 코리안 아메리칸 가톨릭 신자로 성장시켜 주신 하느님의 뜻에 대해 깊이 숙고하는 자리”였다고 소감을 밝혔다. 또 “자신의 삶 속에 하느님의 사랑에 감사하며, 그 사랑을 다른 이들에게 베풀 수 있는 믿음과 용기를 얻은 소중한 시간이었다”고 덧붙였다.

처음 이번 신앙대회에 참석한 고나영 프란체스카(성토마스 한인천주교회 한국학교 교장)는 “코리안 아메리칸으로서 교회 안에서의 위치와 역할에 대해 이전에는 이처럼 깊게 생각해 보지 못했다”면서 “새삼 신앙과 사명을 돌아보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유정원 종교전문기자>walkingwithj@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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