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아침의 시
2014-10-09 (목) 12:00:00
당신은조용히 산다고
후미지고 외딴 곳에
납작 엎드려 살면서
소식 끊고 꽃은 왜 피우십니까?
먼 데서
벌 나비 모여드는데
조용히 산다면서
누구 좋으라고
은근한 향기를 내시는 겁니까?
- 나석중(1938 -) ‘들꽃에게 묻다’ 전문
들꽃이 핀다. 때로는 이름 모를 꽃으로 더러는 희귀한 꽃으로 아무도 가꾸는 이 없는 곳에 스스로 몸 낮춘 꽃이 핀다. 소란한 세상에 등 돌리고 소식조차 끊고서는 환하게도 피어난다. 그 향기며 자태 어찌 이리 곱단 말인가. 뭇사람의 눈길을 끌고, 뭇사람의 가슴을 흔들고, 뭇사람으로 하여 벌 나비 날아드는 화락에 설레게 한다. 사람도 그러할까. 저 멀리 외딴 곳에서 홀로 향기로운 이, 어쩌자고 이리 빛나시는가.
- 임혜신<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