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총기 옹호단체들까지 트럼프 정부 비판 ‘이례적’
▶ 공화 의원들도 “투명한 수사” 촉구…자국민 사망에 정치적 타격 우려

24일 연방 요원에게 사살된 알렉스 프레티 추모하는 여성 [로이터]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연방 이민단속 요원의 총격으로 미국 시민인 37세 남성이 사망한 사건의 파문이 확산하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지지 기반인 보수 진영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특히 골수 보수 단체로 꼽히는 총기 소지 권리 옹호 단체들이 25일 잇달아 공개적인 목소리를 내고 이 사건에 대한 연방 정부의 입장을 비판했다.
이들은 전날 법무부 소속 연방 검사 빌 에세일리가 이 사건과 관련해 엑스(X·옛 트위터)에 "총기를 소지한 채 법 집행요원에게 접근하면, 그들이 당신에게 총을 쏘는 것이 법적으로 정당화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 그러지 말라!"고 올린 글을 문제 삼았다.
전미총기협회(NRA)는 공식 엑스 계정에 에세일리 검사의 글을 공유하며 "이런 생각은 위험하고 잘못된 것"이라며 "책임감 있는 공직자는 법을 준수하는 시민들을 악마화할 것이 아니라, 전체 수사 결과를 기다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미네소타 총기소유자 코커스도 공식 성명에서 "현지 당국에 따르면 그(사망자)는 적법한 총기 소유자이자 휴대 허가증 소지자였던 것으로 파악된다"며 "우리는 무엇이 치명적인 무력인 사용의 원인이 되었는지에 대한 독립적인 설명을 아직 듣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사망자가 요원들을 해칠 의도가 있었다는 그 어떤 증거도 제시된 바 없다"며 "이에 우리는 주 정부와 연방 정부 당국 모두의 완전하고 투명한 조사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평화로운 미네소타 시민이라면 누구나 시위에 참여하거나 참관하는 동안에도 무기를 소지하고 휴대할 권리를 가진다"고 강조했다.
앞서 전날 오전 9시 5분께 미니애폴리스 시위 현장에서 발생한 알렉스 프레티(37) 사망 사건과 관련해 미 국토안보부는 프레티가 9㎜ 반자동 권총을 지니고 미국 연방국경순찰대(CBP) 요원들에게 접근하고 요원들이 그의 무장을 해제하려고 시도하는 과정에서 이번 사건이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목격자들이 촬영한 영상에는 프레티가 사망 직전 휴대전화로 현장을 촬영하면서 지나가는 자동차들에 교통을 안내하는 모습이 담겨 있었다.
그러다 한 요원이 시위 참가자들을 밀어내면서 최루 스프레이를 시위대의 얼굴에 뿌리기 시작했고, 프레티가 최루 스프레이를 맞고 쓰러진 시위 참가자를 부축해 일으키려 하자 다른 요원들이 접근해 그를 길바닥에 쓰러뜨리고 제압한 뒤 한 요원이 프레티를 향해 여러 차례 근접 사격을 가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미 언론은 이런 영상 등을 바탕으로 프레티가 사건 당시 총기를 꺼내거나 사용하려고 시도한 정황이 전혀 없었다고 지적하고 있다.
팀 월즈 미네소타 주지사는 국토안보부의 사건 경위 설명을 두고 "말도 안 되는 거짓말"이라며 연방 정부가 사건 경위를 조작하려고 시도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공화당 주요 정치인들도 이번 사건에 대한 국토안보부의 대응에 쓴소리를 내놓았다.
빌 캐시디 연방 상원의원(공화·루이지애나)은 전날 엑스에 "미니애폴리스에서 일어난 사건은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충격적"이라며 "ICE(미 이민세관단속국)와 국토안보부의 신뢰성이 위태로워졌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연방 정부와 주 수사당국의 완전한 합동 조사"를 촉구했다.
톰 틸리스 연방 상원의원(공화·노스캐롤라이나)도 "어제 미니애폴리스에서 발생한 총격 사건에 대해 철저하고 공정한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며 이는 법 집행기관이나 미국 국민이 공권력 관련 총격 사건 이후 기대하는 기본적인 원칙"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번 사건의 경우, 연방과 주, 그리고 지역 법 집행기관 사이의 협력과 투명성이 필요하다"며 "조사가 시작되기도 전에 성급하게 판단을 내리거나 수사를 무마하려는 행정부 관리가 있다면, 이는 국가와 트럼프 대통령의 업적에 엄청난 해를 끼치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이번 사건 이후 트럼프 정부의 세출법안 패키지 통과를 반대하면서 '연방정부 셧다운'도 불사하겠다고 나섰다.
특히 이 법안 패키지에 ICE 지출 100억달러(14조6천억원)를 포함해 국토안보부 지출 644억달러(약 93조7천억원)가 반영된 점을 들어 이 부분은 결코 통과시킬 수 없다는 입장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