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내장산·선운산·강천산 ‘서해 3대단풍’ 놀이

2014-09-19 (금)
크게 작게

▶ 박평식의 ‘세계일주 길잡이’

▶ 고창·순창 인근 ‘내금강’ 비경, 10월이 절정… 행락객 줄이어

내장산·선운산·강천산 ‘서해 3대단풍’ 놀이

서해 3대 단풍을 구경한 후에는 대한민국에서 가장 긴 2km 통영 케이블카를 타고 한려수도의 아름다움도 만끽할 수 있다. <사진제공 한국관광공사>

내장산·선운산·강천산 ‘서해 3대단풍’ 놀이

내장산은 남부에 위치해 일교차가 크고 평야지대라서 일조시간도 길어 여타 지역보다 단풍이 더 웅장 하고 화려하다.

가을 여행의 백미는 역시 단풍이다. 살랑살랑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울긋불긋 오색 빛깔로 물든 단풍 숲 사이를 걷는 즐거움을 무엇에 비견할 수 있을까. 만산홍엽(滿山紅葉). 온 산이 마치 불타오르는 것처럼 붉은 단풍으로 뒤덮인 장관을 바라보는 즐거움은 오직 가을에만 느낄 수 있는 축복과도 같다.여기에 가슴 설레는 모국관광까지 더할 수 있다면 금상첨화다. 모국에 대한 그리움을 달래며 단풍으로 물든 화려한 모국 땅을 구석구석 돌아볼 수 있는데 마다할 사람이 누가 있을까. 그래서 그런지 가을이 무르익는10월을 앞두고 모국관광에 대한 문의가 큰 폭으로 늘고 있다. 한국의 가을을 만끽할 수 있는 단풍 관광 명소를 추천해 달라는 요청도 줄을 잇는다.


한국에는 단풍 명소가 수없이 많다. 삼천리 금수강산이란 말처럼 전국에 아름다운 산과 강이 끝없이 펼쳐져 있다. 봄날 꽃소식이 남녘땅 제주도에서부터 시작해 차차 북상하며 완연해지는 것처럼, 가을날 단풍 소식은 설악산에서 시작해 태백산, 오대산, 강천산, 내장산, 선운산 등 남쪽숲으로 서서히 남하하며 나라 전체를 붉게 물들인다.

전국의 단풍 명소 중에서도 한국의 가을 단풍 하면 우선 떠오르는곳은 내장산이다. 단풍이 워낙 아름답고 빛깔이 고와서 단풍 시즌의 내장산은‘ 국민 관광지’가 된다. 빨갛게물든 단풍잎과 사람들이 입은 울긋불긋한 등산복이 어울려 가을 내장산의 풍경은 그 자체로 그림이다.


최고의 단풍을 만나기 위해 내장산을 방문한다면, 내장산 왼쪽으로선운산과 오른쪽 강천산도 함께 봐야 한다. 이른바 ‘서해 3대 단풍 명소’가 그들이기 때문이다.

전북 고창의 선운산은 호남의 숨겨진 비경이라는 뜻으로 ‘내금강’이라 불린다. 봄에는 벚꽃과 동백, 여름에는 무성한 꽃무릇과 시원한 계곡,가을에는 단풍, 겨울에는 설경으로유명해서 일년 내내 행락객의 발길이끊이지 않는다. 고추장으로 유명한 도시 순창 인근의 강천산은 구름 위를떠다니는 듯한 현수교 위에서 발밑으로 펼쳐지는 오색 단풍 물결을 내려볼 수 있다. 깊고 붉은 빛깔은 분명 한국의 단풍이지만 전반적인 느낌은 스위스의 어느 숲길에 멈춰선 듯한 이국적인 향취를 전해준다.

서해 3대 단풍 명소에 비견되는동해 단풍 명소로는 단연‘ 백두대간단풍’이 꼽힌다. 태백산, 오대산, 설악산을 중심으로 숨이 멎을 듯 거대한단풍 물결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태백산의 거대한 단풍 물결은 한반도의 척추를 이루는 태백산맥의 정기를 그대로 보여준다. 오대산 월정사 전나무 단풍숲길은 수많은 영화와 CF에서 소개됐을 만큼 특별한 아름다움을 자랑한다. 키 큰 전나무 숲사이로 곱게 물든 단풍이 여유와 재충전의 시간을 선사한다. 설악산 단풍은 말이 필요 없는 대한민국 단풍의 출발점이요 절정이라고 할 수 있다. 해발고도 1700미터 설악산 최고봉인 대청봉 인근에서 한잎 두잎 물들기 시작한 단풍은 약 2주 정도 뜸을 들이며 천천히 산 아래로 내려오다 어느 순간 속도를 붙이면서 전국으로 퍼져나가기 시작한다. 기상청이 발표한 바에 따르면 9월 15일부터 설악산 대청봉 단풍이 시작됐다고 한다. 예년보다 10여일 정도 빨라서 올해는 여느 해보다 더 일찍 단풍을 즐길 수 있을 전망이다.

최근 들어 남가주 일대가 폭염에달궈지면서 9월 16일에는 화씨 103도, 105년만에 가장 뜨거운 날씨를기록했는데 한국의 가을 단풍 이야기를 읽으며 시원한 상상을 해보는독자들이 많으실 거라 생각한다.‘ 서해 3대 단풍’을 중심으로 10월에 가장 좋은 모국관광 코스를 소개한다.


■붉디 붉은 단풍 터널 - 내장산

내장산 단풍은 설악산, 오대산, 속리산 등 다른 국립공원보다 늦게 절정에 이르는 것이 특징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단풍 명소 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곳이다. 흔히‘ 아기단풍’이라 불리는, 아기 손바닥 만한 잎을가진 단풍 나무가 여러 단풍나무과수목들과 어울려 화려한 단풍 물결을 이뤄낸다. 매표소를 지나 탐방 안내소부터 내장사 천왕문까지 이어진수백그루 단풍나무 도로는 감탄이저절로 나오는 환상적인 빛깔의 단풍 터널로 유명하다.


내장산이 한국에서 가장 화려하고 웅장한 단풍을 자랑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내장산은 지리산의 1/6 정도 밖에 안되지만 국내 포유류 종의32%, 양서류와 파충류 종의 60%가서식할 만큼 생태 환경이 좋은 곳이다. 수달부터 하늘다람쥐까지 국내 멸종 위기종 동식물의 10%가 서식한다.

그만큼 깨끗하고 오염되지 않았기에단풍 빛깔도 유난히 짙고 고울 수 밖에 없다. 또 남부대륙에 위치한 지역적 특성으로 일교차가 크고, 평야지대라서 일조시간도 길어 여타 지역보다단풍이 화려함을 더한다.


■호남의 내금강 - 선운산

복분자와 풍천장어로 유명한 전북 고창에는 아름다운 선운산이 있다. 선운산은 높이가 336m 밖에 안되지만 골짜기와 기암괴석이 어우러져 경관이 빼어나고 숲도 울창해서호남의 내금강이라 불린다.

선운사 입구부터 시작되는 4km계곡과 도솔천변 주변에 조성된 단풍나무가 만들어내는 색동 단풍 물결은 가히 압권이다. 몇 백년 묵은굵은 단풍나무와 어린 단풍나무, 여기에 버드나무 같은 활엽수까지 어울려 풍부하고 다양한 색감을 선사한다. 이 곳은 문화재청이 ‘사진찍기 좋은 가을 풍경 문화재 30선’에도 선정된 바 있다. 서해의 일몰을가장 잘 즐길 수 있다는 낙조대, 고려시대 조성된 것으로 추정되는 마애불 인근의 도솔암까지 코스가 유명하다.


■구름다리 아래 오색단풍 - 강천산

강천산은 구름 위에 올라선 듯50m 높이에 연결된 다리 위에서 단풍 물결을 아래로 내려다볼 수 있다.

노랑, 주황, 초록, 빨강 등 단풍으로물든 오색 물결을 한눈에 볼 수 있어서 행락객의 발길이 연중 이어진다.

울긋불긋 단풍잎 사이를 맨발로걸어갈 수 있는 왕복 5km황토 모랫길 산책길, 전국에서 가장 긴 1.6km길이의 산림욕장도 유명하다. 산책로 중간에 높이 120m 구장군 폭포와 40m 높이의 병풍폭포를 만날 수있다. 인공폭포임에도 마치 처음부터그 곳에 있었던 듯 주변 절경과 잘어우러져 시원한 감동을 전해준다.

아기단풍이 뒤덮은 5개의 등산로는 노년층도 가볍게 오를 수 있을 만큼 완만한 계곡으로 이루어져 있어가족과 함께 하는 가을 단풍 여행지로 첫손에 꼽힌다.

tourmentor@usajutour.com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