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하나님 뜻대로 벌고 쓰는 ‘청지기 삶’ 배웠죠

2014-08-26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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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크리스천 경영스쿨 수료식

▶ 다양한 업종의 중년 학생들, 5주간 토론식 수업 ‘야독’, 비즈니스의 경영·비전 제시

하나님 뜻대로 벌고 쓰는 ‘청지기 삶’ 배웠죠

크리스천 경영스쿨 참가자들이 종료식을 마치고 기념사진을 촬영했다.

돈이 판치는 세상이다. 돈의 권세와 유혹은 곳곳에 배어들어가 있다. 교회조차 돈에 휘둘리는 모습은 이제 새삼스럽지도 않다. 목사부터 장로, 초신자에 이르기까지 돈 앞에서는 본색이 바뀌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웃을 사랑하라’는 예수 그리스도의 당부는 자주 허공의 메아리가 돼 버린다.

예수는 ‘하나님과 돈을 동시에 섬길 수 없다’고 단언했다. 크리스천 경영스쿨은 하나님의 나라 법칙에 따라 기업을 경영하며, 하나님이 공급하는 지혜로 돈을 벌고, 하나님의 뜻대로 재물을 사용하는 길을 찾는다.

올해로 두 번째 열린 크리스천 경영스쿨은 지난 19일 수료식을 가졌다. 5주에 걸친 과정을 마친 10명의 수강생들이 서로를 축하했다. 비즈니스를 운영하느라 지친 몸과 마음을 이끌고 그야말로 ‘주경야독’, 낮에는 일하고 밤에는 공부하는 힘든 노력을 기울였다.


현대 경영학의 아버지라 불리는 피터 드래커가 쓴 고전 ‘미래 경영’부터 최고 명문 경영대학원인 유펜 와튼스쿨의 교재 ‘토털 리더십’, 스타벅스 최고경영자인 하워드 슐츠 회장이 혁신과 도전에 대해 저술한 ‘온 워드’, 좋은 기업을 넘어 위대한 기업을 향한 지침서 ‘굿 투 그레이트’ 그리고 직원의 잠재력을 최대한 이끌어내는 진정한 지도자를 규정한 ‘멀티플라이어’에 이르기까지 교재도 다양했다.

대부분 마흔을 훌쩍 넘긴 중년의 학생들은 밤을 밝히며 책들을 읽고 숙제를 마쳤다. 강의시간은 비즈니스맨들인 참가자들이 발표하고 토론하며 질문과 답변을 주고받는 열띤 과정으로 이어졌다. 일방적으로 가르치고, 가만히 앉아서 듣기만 하는 옛 방식은 통하지 않았다.

수강생들이 운영하는 비즈니스는 거의 소규모 자영업이었지만 업종은 각각이었다. 다운타운에서 창고를 차려 놓은 도매업체, 노인들을 위한 양로병원, 건강식품 판매점, 한의원, 가발 체인점, 전문사진 현상소 등 한인사회의 경제 지도가 한눈에 보일 만큼 다양한 업소가 망라됐다.

“예수님 말씀대로 업소를 운영하면서 어떻게 깨끗한 돈을 벌 수 있을까? 늘 떠나지 않는 과제였죠. 그래서 하나님의 경제학을 배우고 싶었습니다. 크리스천 경영스쿨에서 비즈니스의 현실을 하나님 안에서 정상화하는 계기를 갖게 돼 기쁩니다.” (김민기 집사)

“지난해도 참가해 사업의 비전을 세운 적이 있어요. 1년이 지난 지금 되돌아보면 저는 잊어버렸어도 하나님께서는 기억하시고 하나씩 이루고 계시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사업 제안도 쏟아지고, 비즈니스도 확장됐어요.”(김춘삼 집사)

“감사하고 산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었어요. 겸손한 줄 알았지만 겸손하지 않았습니다. 진짜 감사와 겸손을 새삼 배웁니다. 경영스쿨에서 은혜가 컸습니다. 직장에서 사랑을 실제로 실천하는 게 가장 중요합니다.”(사이몬 박 장로)

“거의 30년 만에 경영학 책들을 다시 읽고 고민하는 시간을 갖게 됐습니다. 사업에서 하나님께서 제시하시는 길을 찾은 느낌입니다. 비전을 다시 구성하게 됐고요. 새로운 노인 사역과 사업에 대한 소망을 품게 됐습니다.”(제이 김 집사)


“나름 ‘함께’라는 주제를 가슴에 담고 경영스쿨에 참석했습니다. 사업뿐만 아니라 가정과 공동체의 소중함을 절감했어요. 자녀에게도 지시가 아니라 서로 나누는 게 얼마나 중요한 지 배웠고요. 지금 함께 하는 시간이 귀하다는 걸 깨달은 시간이었습니다.” (션 리 집사)

다섯 주 내내 강의를 인도한 임철호 장로는 “바쁜 비즈니스맨들이 생각할 기회를 가졌다는 게 가장 큰 유익이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진도 장로는 “경제도 결국 사람이 문제고 경영스쿨을 통해 바른 길을 실행하자”고 강조했다.

크리스천 경영스쿨 졸업생들은 2~3개월마다 모임을 갖고 실제 비즈니스 상황에서 벌어지는 어려움을 서로 나누고 지혜를 모을 계획이다. 그러면서 하나님이 가르치는 경영학을 되새기며 깨끗한 청지기의 역할을 다질 작정이다.


<유정원 종교전문기자>walkingwithj@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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