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성도 300여명 ‘일대일 아동결연’ 후원·기도… 한국전쟁 빚 갚아요

2014-08-05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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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선한목자장로교회의 컴패션 구호사역

▶ 선교팀 도미니카 방문, 결연학생과 찡한 만남, 사랑의 끈으로 연결

성도 300여명 ‘일대일 아동결연’ 후원·기도… 한국전쟁 빚 갚아요

컴패션 본부 로비에 서 있는 한국인 여인과 어린이 동상.

성도 300여명 ‘일대일 아동결연’ 후원·기도… 한국전쟁 빚 갚아요

선한목자장로교회 교인들이 도미니카공화국을 방문해 컴패션 결연 학생들과 어울리고 있다.

콜로라도주 스프링스에 자리 잡은 컴패션(Compassion) 선교본부에 들어서면 한인이라면 누구나 시선을 줄 수밖에 없는 동상이 서 있다. 한복을 입고 어린 아기를 등에 업은 여인의 눈에는 절망이 서려 있다. 그리고 바로 앞에서 소년이 엄마의 손길을 끌고 어딘가를 가리키고 있다. 그 손끝을 따라가다 보면 예수 그리스도가 나온다. 컴패션은 수많은 어린이들에게 구원의 손길을 뻗치는 세계적인 선교 구호단체다. 그 입구에서 한국인 여성과 아이의 동상이 방문객을 맞는 배경은 한국과의 남다른 관계 때문이다.


컴패션은 지난 1952년 한국전쟁의 와중에 순전히 한국 고아들을 돕기 위해 세워졌다. 에버렛 스완슨 목사가 부모를 잃어 굶주리고 병든 채 거리를 헤매는 한국 어린이에게 따뜻한 밥이라도 한 술 주려고 나선 게 시초다. 컴패션은 지금 전 세계의 150만명의 아이들에게 영혼과 육신의 양식을 공급하고 있다.

컴패션의 박물관에는 ‘거지 깡통’ 하나가 소중하게 전시돼 있다. 바로 전쟁 통에 구걸하던 한국의 고아가 쓰던 것이다. 지금도 선교단체의 정체성을 일깨우고 사역자들의 자세를 가다듬게 만드는 ‘회초리’ 역할을 톡톡히 감당하고 있다.


로랜하이츠에 위치한 선한목자장로교회 교인들은 지난 6월 도미니카공화국을 다녀왔다. 단기선교팀은 권사부터 중고등부 학생까지 세대와 문화를 아울러 짜여졌다. 이들은 컴패션을 통해 결연을 맺고 후원하는 어린이들과 학생들을 직접 만나고 현지 교회의 사역에 도움의 손길을 보탰다. 이 가운데 손진숙 권사가 지난 27일 주일예배에서 선교를 다녀온 간증을 나누었다. 애당초 별로 떠나고 싶지 않은 발길이었지만 그리스도의 인도는 결코 헛된 것이 아니었다고 그녀는 말했다.

“저는 제가 결연한 아이를 마지막 날 만났습니다. 정말로 특별한 감정, 말로 정확히 표현할 수는 없지만 다른 아이들과는 전혀 다른 느낌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순간부터 지금까지 그 아이를 위해서 기도하게 됐습니다.”

다른 나라 어린이를 후원하던 손 권사는 도미나카공화국을 가기 직전 부랴부랴 여자 아이와 결연을 맺었다. 하지만 짧은 만남은 영원한 사랑의 끈으로 이어졌다.

선한목자장로교회 성도는 300여명의 어린이들과 일대일 결연을 맺어 매달 후원금을 보내고 아이들을 위해 기도하고 있다. 후원하던 학생 중에는 벌써 의사와 회계사로 성장한 경우도 있다. 한국은 이제 컴패션에서 두 번째로 많은 어린이를 돌보는 어른이 됐다. 미국이 10만명의 아이들을 후원하고 있으며 한국이 1만명으로 그 뒤를 잇고 있다. 선교단체를 만들도록 비참하고 가난했던 나라가 복음의 열매를 맺고 있는 것이다.

컴패션은 후원하는 어린이들을 예수 그리스도의 제자로 키우는 사명을 철저하게 지키고 있다. 먹을 밥과 가르칠 학교, 병을 고칠 병원과 함께 하나님의 사랑이 무엇보다 소중하다는 진리를 어린 가슴에 수놓아 준다.

미국의 비영리 신용평가기구인 ‘체러티 내비게이터’는 매년 각종 선교 및 구호단체의 투명성을 조사한다. 컴패션은 13년 연속 최고 평점을 받아 상위 1%에 랭크되고 있다.

후원금의 83.6%가 오롯이 현장에서 쓰여 진다. 그만큼 모든 직원들이 헌신하며 사명감으로 무장돼 있다. 선교지 스태프는 대부분 파송 선교사 대신 현지인으로 채워져 있다. 이 또한 관리 비용을 최대한 줄이기 위한 전략이다.


선한목자장로교회 담임 고태형 목사는 선교와 구제야말로 교회의 존재 이유를 설명해 주는 핵심사역이라고 말했다. 지금도 임산과 출산 도중 사망하는 여성이 매일 900명이나 되고, 다섯 살도 못 채우고 죽어가는 어린이가 한해 690만명에 달한다는 것이다.

“말라리아로 죽는 아이만 일 년에 65만5,000명이나 됩니다. 모기장만 쳐도 수십만명이 삽니다. 설사로 죽는 수많은 어린이가 비누로 손만 씻어도 절반은 살 수 있어요. 예수님은 오병이어 기적을 베푸시면서 배고픈 무리가 ‘가엾다’고 하셨습니다. 영어로 컴패션이죠. 기독교인인 우리에게 이 마음이 절실하지 않습니까?”

한국어 문의 (562)483-4300


<유정원 종교전문기자> walkingwithj@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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