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열심히 일한 목회자여, 떠나라”

2014-07-30 (수)
크게 작게

▶ ■휴식과 재충전 위한 여름휴가 방안 소개

▶ 휴가지에선 모든 일 잊고 오로지 휴식에만 집중, 교인도 목사에 연락 말고 밀린 업무 없도록 처리를

“열심히 일한 목회자여, 떠나라”

한국의 CBS-TV가 수년전 마련했던 유명 프로그램 ‘새롭게 하소서’의 교회 여름휴가 특집의 진행자들.

여름 휴가철은 목회자에게도 재충전의 시기다. 하반기 동안 사역에 충실하기 위해서 목사 개인이나 교회 모두 여름을 효과적인 휴식과 충전의 시간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목회 카운슬링 전문가들은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이민교회의 현실은 다르다. 한인 목사들 가운데는 휴가를 꿈도 못 꾸는 경우가 허다하다. 교인들의 눈치가 보이고, 소형교회 목회자 중에는 따로 생활비를 벌어야 하는 사역자도 많기 때문이다. 그러나 쉼 없는 질주는 목사나 성도 모두에게 결국 손실로 돌아올 뿐이다.

크리스천 리서치 및 유통기관인 라이프웨이 최고경영자인 톰 레이너의 온라인 뉴스는 최근 여름휴가 특집을 마련해 목회자와 교인을 위한 여름 재충전 방안을 소개했다. 콘웨이 제2 침례교회 담임인 마크 댄스 목사는 이를 통해 목사가 기억해야 할 다섯 가지 휴가 원칙을 제시했다.

우선 이제까지 끌어온 프로젝트가 있다면 지금 단계에서 일단 마무리를 지어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더 이상 끌어 봐야 시간과 에너지만 소진될 뿐이라는 이야기다. 또 개인적으로 양식이 되는 책을 몇 권 골라 읽으라고 권하고 있다. 이와 함께 밖으로 나가 즐기는 시간을 마련하라고 강조하고 있다. 산보든, 수영이든, 틈틈이 야외에서 여가활동을 즐기라는 것이다.


네 번째로는 휴가를 떠나라고 권장하고 있다. 현재 미국인 근로자의 57%가 매년 직장 휴가를 사용하지 않고 남겨두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이를 모두 합치면 무려 1억7,500만일이 된다. 휴가는 사치가 아니라 한해의 나머지 기간을 제대로 살 힘을 주는 필수적인 요소다.

다섯 번째 ‘휴가 중에는 완전히 일을 끊어라’는 것이다. 휴가를 떠난 미국인 중에서 3분의 2에 해당하는 67%가 이메일이나 보이스메일, 인터넷 등을 통해 업무를 챙기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프랑스인의 93%나 멕시코인의 91%보다는 낮지만 영국인 46%, 독일인의 43%보다는 훨씬 높은 수치다. 댄스 목사는 휴식을 취하는 동안에는 온전히 쉬는 데 집중해야 휴가의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톰 레이너는 ‘목회자의 여름휴가를 위해 교인들에게 전하는 여덟 가지 당부’를 정리해 발표했다. 목사 가정의 충분하고 효과적인 휴식은 곧 바로 교회의 영적 건강과 연결된다고 그는 강조했다.

성도의 역할 중에서는 목회자를 위한 기도가 가장 먼저 꼽혔다. 휴가가 오히려 스트레스가 되는 케이스가 많기 때문에 교인들이 목사가 정말 쉴 수 있도록 기도해 줘야 한다는 것이다. 또 목회자 가정도 휴식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기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세 번째는 목사가 휴가를 떠난 동안 교회를 책임질 리더를 정해 놓으라고 충고했다. 이와 함께 휴가를 떠난 목사에게 가능한 절대 연락을 취하지 말라고 당부하고 있다. 그리고 목사가 휴가를 떠난 동안 교인들이 모여 일을 꾸미지 말라고 강조했다. 목회자 중에는 이게 두려워서 아예 휴가를 가지 않는 사람도 많다는 것이다.

다음으로 주일 설교를 준비해야 하는 의무를 면제해 주라고 제안했다. 일곱 번째는 휴가를 지원해 주라는 것이다. 많은 목사들이 휴가를 즐길 돈이 없는 게 현실이기 때문이다. 마지막은 목회자가 휴가 뒤 돌아와서 그동안 쌓인 업무에 괴로워하지 않도록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나중에 처리할 일 때문에 휴가를 포기하는 목사도 상당수라는 지적이다.


<유정원 종교전문기자> walkingwithj@gmail.com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