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젊은이들 떠난다지만… 교회 주류는 젊은 세대

2014-07-23 (수)
크게 작게

▶ 미 대형교회 교인의 62%가 45세 미만

▶ 제자교육·장년층과 소통이 증가 원인

젊은이들 떠난다지만… 교회 주류는 젊은 세대

성장하는 교회일수록 청장년 교인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에서 열린 대학 청년 연합수련회의 장면.

교회의 전반적인 양적 성장세가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지만 질적 내용에는 소망이 남아 있다. 여전히 부흥하는 교회가 태어나고 그 패턴은 새로워지는 중이다. 교회의 미래를 짊어질 젊은 교인들이 계속 예배당을 채운다. 바야흐로 알곡은 남고 가라지는 사라지는 형국이다.

최근 조사에 따르면 미국 교회의 교인 가운데 주류를 이루는 세대는 45세 미만의 청장년층인 것으로 나타났다. 노인들만 남아 예배당을 지킨다는 선입관이 퍼져 있지만 교회마다 실상은 크게 다르다. 핵심적인 관건은 ‘성도를 온전한 예수 그리스도의 제자로 육성하느냐’에 달려 있다.

‘리더십 네트웍’이 실시한 ‘2014년 미국 대형교회의 현황’에 따르면 교인의 62%가 45세 미만 연령층인 것으로 집계됐다. 베이비부머 세대의 뒤를 이어 교회의 건강한 명맥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다만 소형교회의 경우 45세 미만 교인 비중은 35%에 그쳤다. 대형교회가 멘토링 및 교육과 훈련을 통한 ‘제자화’를 소형교회보다 체계적이고 집중적으로 실시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인 것으로 설문조사에서 밝혀졌다.

하지만 이는 오히려 교회가 규모를 떠나 얼마든지 성장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하는 조사 결과이기도 하다. 소형교회도 교인의 제자화에 충실하면 부흥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기독교 카운슬링 및 통계기관인 ‘바나 리서치’는 젊은 크리스천들이 교회를 떠나지 않고 신앙생활을 키워가는 배경을 발표한 바 있다. 이에 따르면 청년 세대가 증가하면서 교회가 부흥하는 바탕은 한마디로 ‘교회에서 배울 게 있다’는 것으로 요약된다. ‘배움’과 ‘소통’이 키워드인 것이다.

이 가운데 특징적인 부분은 청년 교인과 중장년 성도 사이에 형성되는 관계의 중요성이다. 나이가 더 많은 교인들과 친밀한 교제를 이루고 있다는 젊은 성도 가운데 교회활동을 적극적으로 참여한다는 응답이 59%나 됐다. 교회를 떠나는 청년 비율의 두 배에 달하는 수치다. 청년층과 중장년층 사이에 소통이 이뤄진 덕분이다.

이와 함께 ‘기독교인이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길을 배웠다’(46%), ‘교회에서 인생의 목적을 알게 됐다’(46%), ‘하나님의 부르심과 개인적인 은사를 발견했다’(45%), ‘교회를 통해 가난한 사람을 섬길 수 있었다’(33%) 등도 젊은 세대가 교회생활을 열심히 하는 배경으로 조사됐다. 결국 ‘배웠다’(learned)는 응답이 예수 그리스도의 제자가 되는 여정에서 주요한 요소로 부각된 셈이다.

특히 ‘성경을 삶이나 직업현장에 적응하는 법을 교회에서 배웠다’는 응답자의 경우 교회에서 더 적극적으로 활동할 가능성이 교회를 떠날 확률보다 무려 네 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같은 과정을 통해 개인적으로 예수 그리스도와 제자관계를 맺은 뒤에는 교회 정착률이 급속히 치솟았다. ‘예수님이 영적으로 나에게 말씀하신다’는 대답과 ‘인생을 의미 있게 살아가는데 필요한 모든 게 성경에 있다고 믿는다’고 응답한 젊은이는 각각 68%, 65%가 교회 생활에 활동적인 것으로 밝혀졌다.


이같은 ‘배움’과 ‘소통’의 중요성은 역설적으로 교회를 떠나는 젊은 세대에서도 찾을 수 있다. ‘교회에서 그런 것들을 전혀 경험한 적이 없다’고 답변한 젊은이들 중에는 51%가 교회 출석을 중단해 그대로 교회를 다니는 비율(23%)보다 두 배가 넘었다.

또 물질적인 요인도 청년을 교회에 붙잡는데 별 효과가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장학금을 받아서 교회에 남았다’는 젊은 교인은 수혜자 가운데 5%에 불과했다.


<유정원 종교전문기자>walkingwithj@gmail.com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