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재능 펼칠 통로 주셔서 행복하고 감사”

2014-07-09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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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 뮤지컬 무대 올리는 극단 ‘이즈키엘’ 단원들

▶ 일과 끝나면 피곤해도 연습 시작되면 힘 ‘펄펄’ 한국 안무 전문가도 초빙 ‘마루마을’12일 공연시작

“재능 펼칠 통로 주셔서 행복하고 감사”

오는 12일 개막되는 극단 ‘이즈키엘’의 창작 뮤지컬 ‘마루마을’의 공연 장면.

자신에게 주어진 재능을 발휘하며 산다는 것은 축복이다. 더구나 이익을 넘어서 복음과 사랑을 나누는 일이라면 더욱 값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보람은 헌신과 희생을 요구한다. 극단 ‘이즈키엘’의 단원들은 하나님이 나눠준 은사를 무대에서 불사르는데 땀을 흘리고 있다. 배우이든, 연출이든, 무대장치 담당이든, 삶의 부분을 과감하게 떼어내 뮤지컬에 담아낸다. 힘겨운 일과를 마치고 온 힘과 시간, 돈을 예수 그리스도의 무대 위에 바친다. 이민생활이 녹록치 않다고 호소하지만 이들은 은사를 마음껏 쏟아 부을 ‘축복의 통로’가 주어진 사실에 감사할 뿐이다.

‘이즈키엘’은 약 BC 590년 쯤 예루살렘의 포위를 상징하는 연극을 했던 선지자 에스겔의 이름을 딴 것이다. 주어진 ‘끼’를 주체할 수 없는 이들이 창작 뮤지컬을 무대에 올린다. 이민사회 극단의 힘은 약하다. 그럼에도 창작이 이뤄지고 간단치 않은 내공을 갖춘 작품이 막을 올린다.

이번에 공연되는 창작 크리스천 뮤지컬 ‘마루마을’에는 모두 17명의 배우가 등장한다. 민요, 클래식, 레트로 락, 힙합, 왈츠 등 다양한 장르를 망라해 14곡의 노래가 선보인다.


뮤지컬은 주크박스 스타일로 진행된다. 동전을 넣으면 음악이 흘러나오는 주크박스처럼 기존에 이미 알려진 노래를 활용한다. 뮤지컬에 나오는 모든 노래들은 찬송가를 편곡해서 만들었다. 친숙하고 은혜로운 선율에 귀를 맡기고 스토리를 따라갈 수 있는 장점이 크다.

게다가 영어자막을 동원해 한국어를 모르는 2세나 타민족 관객도 불편이 적도록 배려했다. 부모와 자녀가 함께 관람하면서 재미와 은혜를 동시에 나눌 수 있다.

또 하나 눈에 띄는 부분은 안무를 박상규씨가 담당했다는 점이다. 그는 한국 뮤지컬 안무의 주역으로 손꼽히는 전문가다. 한국 뮤지컬 역사의 3분의 2에 해당하는 기간에 현장에서 무대를 이끌었다. 이번 뮤지컬에서도 한국 무용, 재즈, 왈츠 등 다채로운 안무연출로 무대를 꾸몄다.

박상규 안무가는 “미국에 오게 되면서 하나님을 영접하게 됐는데 나한테 주어진 탤런트를 다른 젊은 뮤지컬 지망생들에게 씨앗을 뿌리는 게 숙명이라는 생각을 자주 한다”고 말했다. 또 “뮤지컬에 경험이 없는 사람들이 춤을 추면서 노래를 한다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닌데도 하나님을 향한 마음 하나 가지고 엄한 안무수업을 따라와 준 이즈키엘의 배우들이 고마울 뿐”이라고 털어놓았다.

이번 공연을 기획한 전성재씨는 지난 7개월 동안 연습하고 준비하는 과정이 단원 한 사람, 한 사람의 신앙 간증이었다고 밝혔다. 그는 “뮤지컬은 우리가 받은 은혜와 사랑을 열정으로, 시간으로, 창의력으로 표현한 총체적인 예술의 표현”이라며 “직장에서 일을 한 뒤 피곤한 몸을 이끌고 일주일에 서너 번씩 자정이 넘도록 리허설을 따라와 준 배우들이 너무나도 자랑스럽다”고 고마워했다.

창작 뮤지컬 ‘마루마을’은 ‘이즈키엘’의 세 번째 정기공연 작품이다. 이번 공연에서 모인 수익금은 교도소 재소자 전도사역을 하는 뉴호프 미션에 전달된다.

공연은 오는 12일부터 8월10일까지 매주 토요일과 일요일 오후 8시에 시작한다. 장소는 이지키엘 소극장(2515 Beverly Blvd. LA).

문의 (213)200-0021


<유정원 종교전문기자>walkingwithj@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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