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동안 기다려온 전 세계인의 축구 축제, 2014 브라질 월드컵이 중반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한국도 벌써 조별 예선 두 번의 경기를 치렀다.
비록 결과는 아쉽지만 한인들은 하나 된 마음으로 ‘대~한민국!’을 외쳤고 탄성과 함성이 뒤섞인 응원 속에서 주말을 보냈다. 월드컵이 불어넣은 활력은 LA 한인사회 여기저기에서 느낄 수 있다.
세월호 참사 소식으로 한동안 침울했던 분위기는 붉은 물결로 뒤덮인 응원 열기로 모처럼만에 생기를 찾았고, 한인 경제에도 축구 이상의 의미와 에너지를 전했다. 각양각색의 판촉 이벤트를 마련한 식당과 술집 등 몇몇 업소들은 반짝 매출 상승으로 ‘월드컵 특수’를 톡톡히 누렸다.
일부 주점은 영업시간을 앞당기고 추가로 TV를 설치했으며 임시로 좌석을 늘렸지만 밀려드는 손님 받기에 역부족이었다며 말 그대로 ‘즐거운 비명’을 질렀다. 타운 내 스포츠바는 지난 일요일 정오 한국-알제리전에 이어 미국-포르투갈전까지 이어져 ‘더블 특수’를 누렸다. 치킨집은 말 그대로 ‘대박’을 쳤다. 밀려드는 주문으로 ‘없어서 못 판다’는 말을 실감했다는 곳도 많았다. 장기화된 불경기에 고전하던 업소들에게 평소보다 2~3배, 많게는 4배가 넘게 늘어난 매출은 큰 힘이 됐다.
그러나 이번 월드컵 특수가 모든 한인업소들에게 돌아가지는 않았다. 대형 TV 판매가 늘어날 것이라고 기대한 가전업계는 매상이 평소보다 15% 가량 소폭 증가해 특수라기엔 부족하다며 아쉬움을 표했고, 브라질 여행상품을 야심차게 선보인 여행업계는 사회 분위기와 장거리, 고가에 대한 부담으로 모객률이 20%에 밑도는 초라한 성적을 보였다.
부진한 경기 결과가 특수를 누릴 기회를 방해한 측면도 있다. 월드컵 티셔츠를 제작 판매한 한 업소는 “한인들의 경기 기대감이 낮아지면서 티셔츠 및 응원도구 구입도 크게 줄어 2010년 남아공 경기 때보다 30%가량 감소한 것 같다”며 “박지성 같은 대표 스타가 없다는 점, 이전 월드컵 때 마련해둔 티셔츠가 있다는 점 등도 다른 원인”이라고 말했다.
더욱 아쉬운 점은 지난해부터 시작된 ‘류현진 효과’로 대형 스크린을 설치한 업소들이 4년 전에 비해 월등히 많아졌지만 정작 이를 십분 활용한 업소들은 적었다는 점이다.
경기를 중계한다는 현수막 외에 눈에 띄는 마케팅이 많지 않았다. 특히 주말 점심시간 경기는 매출 증진의 최고의 기회였지만,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한 곳은 많지 않았다. 월드컵 특별 메뉴도, 아이디어가 톡톡 튀는 마케팅도 찾아보기 어려웠다.
그러나 아직 축제는 끝나지 않았다. 조별 예선 마지막 경기인 벨기에전이 내일로 다가왔다. 비록 16강 진출 가능성은 희박하다 못해 기적을 바라야하는 상황이지만, 그래도 승패를 떠나 한인들이 한 목소리로, 한 마음으로, 목청껏 대한민국을 외치길 바란다. 한국 팀의 빛나는 선전과 더불어 한인들과 한인 비즈니스도 모처럼 활짝 웃을 수 있길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