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왕따 당한 축제재단

2014-06-18 (수)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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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정호 / OC 취재부 기자

오는 9월11일부터 14일까지로 예정된 오렌지카운티 한인축제인 아리랑 축제가 아직까지 개최 장소를 찾지 못하고 표류하고 있다.

OC 한인축제재단(회장 정철승)은 지난 10일 부에나팍 시의회 스터디 섹션에 참가해 라미라다 블러버드에서 31회 아리랑 축제를 개최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시의회는 주차장과 우회도로 확보 계획이 충분하지 않다는 점을 들어 이를 보완해 2주 후인 24일 표결하자고 연기했다.

이날 회의는 농담이 오가며 시종일관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진행됐지만 한인 축제가 장기적으로 부에나팍 시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생각을 가진 시의원들과 지난해 축제 때 겪은 불편을 호소하는 인근 주민들 사이의 팽팽한 긴장이 이어졌다.


축제를 반대하는 주민들이 가장 먼저 꼽은 것은 주차문제다. 축제에 참여하는 사람들이 인근몰이나 주택가에 얌체 주차를 하고 쓰레기를 함부로 버려 큰 불편을 겪었다는 주장이다. 축제장에서 나오는 소음으로 인해 집에서 편히 쉴 수 없었다는 점과 영업에 지장이 많았다는 점 등도 반대 이유다.

이들 주민이 다양한 이유를 들어 개최반대를 주장한 반면 정작 축제의 주인공 격인 한인 커뮤니티에서는 재단 관계자 외에는 단 한 명도 참석하지 않았다. 지난 4월 말 시의원들과 시 관계자들과 함께 고양시와 성북구를 방문한 한인들조차 결과보고를 한 후 곧바로 자리를 떠났다.

축제재단의 정철승 회장은 “한인축제에 대한 논의하는데 한인들이 한 사람도 나오지 않았다는 점이 너무 실망스러웠다”며 “한인들이 많이 참석해 지지발언을 했다면 분위기는 바뀌었을 것”이라고 안타까워했다.

하지만 이에 대해 일부 한인단체 관계자들은 다른 지적을 한다. 축제재단이 먼저 낮아지는 모습을 보이며 커뮤니티에 도움을 구했다면 결과는 달랐을 것이라는 말이다. 한 한인단체 관계자는 “커뮤니티에 먼저 손을 내밀고 도움을 구했다면 누가 거부 했겠느냐”며 “중요한 프레젠테이션을 고등학생이 하도록 하는 것은 시의회나 주민들에게는 불성실하거나 오만하게 보일 수도 있었다”고 지적했다.

OC 한인축제재단은 지난해 축제가 끝난 직후부터 ‘2014 아리랑 축제’ 개최를 위해 노력해 온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일보다는 사람들(한인 커뮤니티)의 마음을 얻는 것’이 더 중요하다 것을 잊고 있는 듯해 안타깝다는 시각이 한인사회에 지배적이다.

과거 OC 한인축제를 이끈 인사들이 지역 한인들의 도움을 구하지 않고 오히려 고압적인 자세로 일관해 그것이 가든그로브에서의 개최를 반대하는 주된 원인이 됐었다는 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앞으로 남은 기간 현 한인축제재단의 집행부가 어떻게 한인 커뮤니티의 마음을 얻어가며 난관을 헤쳐나갈 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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