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교회 독서클럽 “생각하는 크리스찬 키워요”

2014-06-17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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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바린다 장로교회 도서관서 ‘주니어 서머 독서클럽’ 운영

▶ 성경교육 전문가 수준별 지도

교회 독서클럽 “생각하는 크리스찬 키워요”

요바린다 장로교회 임현중 목사(뒷줄 왼쪽)와 이철훈 전도사가 도서관에서 어린이들과 자리를 함께 했다

‘생각하는 힘’은 신앙에도 중요하다. 예수 그리스도와 일대일 인격적 교제에서도 스스로 묵상하고 생각하는 힘에 따라 성장의 폭이 달라진다. 미국사회에서 자리 잡아야 하는 한인 가정의 자녀들에게 생각하는 습관과 자신의 주장을 표현하는 능력은 필수적인 과제다.

요바린다 장로교회는 교인수가 30명이 채 되지 않는다. 오렌지카운티 깊숙이 위치해 한인들이 몰리는 곳도 아니다. 하지만 이 교회는 무려 1,500권의 어린이 도서를 소장하고 있다. 영어책이 1,000권, 한국어로 쓰인 책이 500권이다. 이 밖에도 어른들을 위해 300권의 도서를 따로 비치해 놓고 있다.

요바린다 장로교회가 이처럼 많은 책을 마련한 이유는 어떤 상황에서도 예수 그리스도와 동행할 수 있는 굳건한 믿음의 바탕을 다져주기 위해서다. 자녀들이 자라면서 세파에 흔들리더라도 자신의 내면에 신앙의 틀을 단단히 쌓아 놓으면 결국 기독교인의 길을 제대로 갈 수 있기 때문이다.


요바린다 장로교회는 오는 19일부터 ‘주니어 서머 영어 독서클럽’을 연다. 8월 말까지 여름방학 내내 매주 화요일, 목요일, 토요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2시까지 교회 도서관의 문을 개방한다.

그저 책을 빌려주는 게 아니라 전문적으로 어린이의 독서과정을 지도해 준다. 지도는 이철훈 전도사가 맡는다. 이 전도사는 한국의 리틀팍스, 튼튼영어와 능률영어 등 굴지의 출판사에서 영어 콘텐츠 개발팀장을 맡았고 넥서스 영어교육연구소 소장을 지냈다. 미시간 주립대학교에서 영어교육학 석사를 받고 교육공학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성경교육 교재인 ‘하나님의 구원 이야기’의 저자이기도 하다.

“우리 아이들은 생각하는 힘을 잃어버리기 쉬워요. 컴퓨터 게임이나 미디어에 몰두하고 주입식 공부만 하다 보니 스스로 생각하며 이해하는 능력이 사라져 버리는 거죠. 이번 영어 독서클럽은 방학동안 다독과 함께 정독하는 바른 독서습관을 키워줘 생각의 힘을 길러주려는 것입니다.”

독서클럽에서는 유치원부터 4학년생까지 7단계로 레벨에 맞춰 리딩을 지도한다. 아무 때나 방문해 책을 소개 받고 그 자리에서 읽은 뒤 얼마나 이해를 했는지 점검을 받는다. 시험 평가나 숙제는 없다. 교회 출석과 관계없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임현중 담임목사는 엘리트 양성이 아니라 가정교육을 지원하면서 한인사회를 섬기는 게 독서클럽의 비전이라고 강조했다. 이 교회는 소형 규모이지만 교육 시스템을 구축하는 게 우선이라는 방침을 세우고 풀타임 교육 전도사를 청빙했다.

“생각하는 크리스천을 키우자는 것입니다. 칭찬과 격려를 통해 동기를 부여하고 독서습관의 기본을 다지도록 인도하는 거죠. 정독 훈련은 체계적인 지도가 필요합니다. 어릴 때 책을 제대로 읽고 생각하는 습관을 들이면 신앙이나 공부, 사회생활 모두에서 큰 힘을 얻을 수 있다고 봅니다.”

독서클럽 오리엔테이션이 열리는 19일 오전에 참석하는 학부모에게는 ‘만화로 읽는 하나님의 구원 이야기’를 무료로 나눠줄 예정이다. 한국의 생명의 말씀 출판사에서 나온 이 책은 영어판 ‘와이 미’(Why Me?)도 나와 있다.


저자인 이철훈 전도사는 복음의 메시지를 큰 틀 안에서 정리해 주기 위해서 14주 과정으로 책을 구성했다고 말했다.

“졸업반을 대상으로 특강 차원에서 성경을 정리하고 신앙을 잡아주는 게 목적입니다. 몇 년 동안 성경을 배워도 산발적으로 성경을 이해하기 쉽거든요. 시리즈로 나온 책은 많아도 학습용은 별로 없어요. 한국어와 영어로 돼 있고 웍북도 있어서 1세 사역자나 부모도 얼마든지 영어권 2세를 지도할 수 있습니다.”

요바린다 장로교회는 조만간 ‘와이 미’를 교재로 이용해 가정이나 교회에서 자녀를 교육할 수 있도록 세미나를 개최할 계획이다. 영어 독서클럽은 등록비 10달러를 낸 뒤 교재나 교육은 무료로 진행된다.

문의 (714)323-8913


<유정원 종교전문기자> walkingwithj@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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