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통일 후 대비 ‘북한 선교 일꾼’ 양성한다

2014-06-03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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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주 통일선교아카데미 봄학기 종강

▶ 한국 목사 등 10명 교수진에 특강 마련, “민족 선교” 2003년 이후 200여명 배출

통일 후 대비 ‘북한 선교 일꾼’ 양성한다

통일선교아카데미 종강예배에서 참석자들이 함께 찬양을 하고 있다.

북한에 크리스천이 존재하느냐를 놓고 논쟁을 벌이던 시절이 있었다. 하지만 기독교인들을 처형했다는 뉴스가 이어지면서 오히려 이런 논란은 꼬리를 감췄다. 극심한 탄압과 죽음의 위험 가운데에서도 지하교회는 명맥을 이었고 예수 그리스도를 찬양하는 ‘숨죽인 예배’는 계속되고 있다는 게 정설로 자리 잡고 있다. 이민교회들은 아무리 어려운 상황에 처해도 신앙을 지켜가는 진정한 기독교인의 정체성을 북한의 크리스천에게서 찾을 수 있다며 기도의 힘을 모으고 있다.

미주 통일선교아카데미(학장 김철용 목사)는 지난달 29일 봄학기 종강 기념식을 가졌다. 매주 목요일마다 다이아몬드바에 위치한 글로벌 선교교회(담임목사 김지성)에서 열린 강의에 참석했던 북한 선교 후보생들과 교수진 그리고 관계자들이 모였다. 고국이 통일되고 한반도 전체가 복음화 되는 날을 향해 준비하는 발걸음을 한 발자국 더 내딛는 시간이었다.

미주 통일선교대학이라는 이름으로 지난 2003년 문을 연 이후 지금까지 배출된 북한 선교 일꾼은 벌써 200여명을 헤아리고 있다. 본국의 한국 기독교총연합회를 중심으로 1998년에 창설된 통일선교대학은 미주 지역에서 각별한 호응을 얻으며 성장했다.


올해부터는 한기총과는 별개로 운영하면서 미주 통일선교아카데미로 문패도 고쳐 달았다. 그야말로 북한 선교에 집중한다는 본연의 자세를 한층 강화하기 위한 도약의 걸음이다. 교수진과 운영진도 새롭게 구성했다. 지난 2006년부터 학장으로 통일선교대학을 이끌어온 김지성 목사는 본국의 9명 목사와 함께 공동대표가 돼 미주 지역의 교육을 맡고 미주바울선교회 대표 김철용 목사가 학장을 넘겨받았다.

이번 학기에는 평양 김형직 사범대학교 교수를 지낸 김현식 조지 메이슨 대학교 연구교수가 ‘북한 정권의 역사와 이념’이라는 강의를 통해 북한의 현실을 체계적으로 전하면서 적개감이나 환상을 넘어 북한을 있는 그대로 이해하고 파악하는 계기를 제공하기도 했다.

이민교회의 선교활동에서 열정적으로 지도력을 발휘하고 있는 캐나다 토론토 큰빛교회의 임현수 목사는 북한 동포를 위해 전 세계에 퍼진 한인사회가 어떻게 하면 인도주의적 사역을 감당할 수 있는지에 대해 학생들과 열띤 토론을 벌였다.

또 국가정보원 차장을 지낸 서훈 이화여자대학교 교수가 남가주를 방문해 강좌를 맡은 적도 있다. 서 교수는 한반도의 미래 정세와 방향을 놓고 전문가다운 식견을 발휘해 수준 높은 강의로 참석자들의 관심을 끌어 모았다.

이사장 김지성 목사는 “통일선교아카데미는 하나님의 특별한 뜻을 품은 특별한 민족에 대한 비전을 가지고 선교적 시각으로 북한을 바라본다”면서 “어떤 힘으로도 불가능한 민족적 변화가 하나님의 사랑으로 가능하다는 사실을 드러내길 소망한다”고 아카데미의 방향성을 설명했다.

또 “한민족을 하나님의 백성으로 세우는 일을 위한 순수한 민족 선교를 감당할 것”이라며 “세계의 중심부인 미주 지역에서 한민족의 위치와 위상을 점검하고 우리 민족을 향한 하나님의 뜻을 다시금 확인하는 사명을 수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개교 당시 이사장으로 주도적 역할을 담당해 온 조선환 장로는 “세계 선교와 북한 선교의 정의와 관계성을 이해하고 바람직한 방향을 정하는 게 중요하다”며 “효과적인 사역방안을 제시하면서 북한 선교 인재를 양성하고 현장에 동참하는 기회를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이사장인 조영길 장로는 “미주 통일선교아카데미의 문호는 개방돼 있기 때문에 수강생은 물론 이사진에 참여하기 원하는 한인사회 인사들은 언제나 참여가 가능하다”면서 “한인교회는 물론 일반 크리스천들이 이제부터 북한 선교와 통일을 대비하고 준비하면서 하나님의 꿈을 이루는데 동참해 달라”고 당부했다.

문의 (626)715-9657


<유정원 종교전문기자>walkingwithj@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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