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업소들의 ‘나 몰라라’ 발렛 파킹
2014-05-21 (수) 12:00:00
지난 주 때 이른 불볕더위가 기승을 부린 덕분에 ‘시원한 음식’을 판매하는 한인타운 업소들은 즐거운 비명을 질렀다. 하지만 더위를 식힐 생각으로 타운 음식점을 찾은 적지 않은 한인들은 말 그대로 ‘비명’을 지를 수밖에 없었다. 바로 발렛 파킹 때문이다.
타운 내 한 음식점을 찾은 한인 김모씨는 이미 주차장에 가득 찬 차량들 때문에 발렛 파킹을 맡기기 위해 10분이 넘게 기다려야 했으며 차를 찾을 때는 20분이 넘도록 멀뚱히 서있어야 했다. 차는 몰려드는데 반해 발렛 파킹 직원은 단 한 명뿐이었기 때문이다. 다른 한인은 몰려드는 차량에 발렛 파킹 서비스를 제대로 받기 어렵다고 판단해 본인이 직접 주차장에 차를 주차했다. 그 후 식사를 마치고 차를 빼려고 했으나 직원이 돈을 요구했다. 이 한인은 “발렛 파킹을 이용하지도 않았는데 돈을 요구하는 경우가 어디 있냐”며 불만을 감추지 못했으나 직원은 막무가내였다.
최근 날씨 탓에 특정 업소에 차량이 몰리다보니 발렛 파킹과 관련된 불만이 생겼다면 그나마 괜찮겠다. 하지만 그간 타운 내 발렛 파킹에 대한 불만은 끊이지 않았으며 이와 관련된 사고도 많이 발생했다. 차량 내 물품 도난은 예삿일이고 차에 흠집이 생기거나 차량 자체가 없어지는 황당한 경험을 하는 한인들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발렛 파킹과 관련돼 불만의 목소리가 지속적으로 높아지자 정부 당국 역시 발렛 파킹 업체는 반드시 정부에 신고를 한 뒤 영업을 해야 한다는 규제안을 마련했으나 이마저도 큰 효과를 거두지 못하는 실정이다.
한인들이 발렛 파킹과 관련돼 가장 답답해하는 부분은 바로 항의에 대한 업소 측의 단호함이다. 발렛 파킹에 대해 업소 측에 불만을 제기하면 업소 측은 “외주를 주는 거라 우리는 모른다”고 답변하기 일쑤다. 우리 관할이 아니라는 것이다.
당연히 발렛 파킹 직원들의 무성의함이 업소 측의 책임은 아니다. 하지만 그 무성의함을 지속적으로 방치하는 것은 당연히 업소의 책임이다.
발렛 파킹은 고객이 식당을 찾아 가장 먼저 받는 ‘서비스’다. 외주를 줬기 때문에 거기서 일어나는 일은 우리 책임이 아니라는 말로 회피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외주를 줘서 문제가 발생했다면 응당 외주 업체를 바꿔야 하는 것 아닌가.
물론 발렛 파킹을 고객 응대의 시작으로 생각해 고객의 만족을 극대화시키는 모범적인 업소도 있다. 한 예로 규모가 큰 타운 내 한 중식당의 경우 발렛 파킹 직원이 모자를 경우 주인이 직접 주차장으로 나와 발렛 파킹을 자처한다. 이런 모습을 본 고객들이라면 당연히 감동받고 더 즐거운 마음으로 식당을 이용할 수 있을 것이다.
발렛(Valet)은 프랑스어로 ‘시중드는 사람’이라는 뜻이다. 하지만 한인타운 음식점에서는 그 의미가 그 반대로 사용되고 있는 것은 아닌가라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