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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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 배수자의 두바이 여행기(2) 가난하고 초라한 어촌의 화려한 변신

2014-04-18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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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0년 전 진주조개나 채취하던 곳이

▶ 갑자기 솟아나온 원유 수출로 최고갑부 도시로

독자 배수자의 두바이 여행기(2) 가난하고 초라한 어촌의 화려한 변신

한국 삼성물산의 기술로 지은 세계 최대 최고의 건물 버즈 칼리파

깊은 바다 가운데를 메워 만든 야자수 모양의 쌍둥이 인공 섬 Palm Jumeirah와 Palm Jebel Ali에는 수 천 채의 해변 콘도와 각종 편의시설을 고루 갖추고 있는 최신식 신도시가 들어섰고, 밤이 오면 야자수에 크리스마스 장식을 한듯 바다 위를 환히 비추며 떠 있는 것이 장관이었다.

또한 Jumeirah 해변 앞 깊은 바다를 메워 세계 지도와 같은 인공 섬 World Islands의 위용은 상상을 초월한 불가사의한 세기적인 대 토목공사였다. 그 속에서 한국과 일본의 섬도 찾아 볼 수 있는 것이 신기했다. 멀쩡한 바다를 메워 버섯 모양의 인공 섬을 만들고, 그 위에 두바이의 상징인 세계 최초의 초특급7성급 호텔, 세계에서 가장 비싼 숙박료를 받는 버즈 알 아랍 호텔을 세워 놓았다.

돛단배가 바다로 막 출항하는 모양의 독특한 이 호텔에 숙박을 하려면 적어도 24시간 전에 인터넷으로 예약을 해야 하며, 호텔 투숙객이 아닌 사람은 입장이 절대 불가하다. 다만 호텔 안에 있는 고급 양식식당이나 중국식당에 예약이 되어있으면 예외이다.


나도 들어가기 위해 점심을 예약해야만 했다. 시원스런 계단식 아치형 분수와 온통 순금으로 눈부시게 장식된 호텔 로비를 통해 올라가 보았다. 내 평생 처음 본 정말로 화려하고 황금빛 찬란한 호텔이었다. 6온스 물 한 병이 $12, 멋모르고 주문한 와인 한잔이 $45, 간단한 점심식사 한 끼가 $150이라면 누가 믿을 수 있을까?
그러나 지상 최고, 초호화 호텔의 호화스런 창가에서 야자수가 흐늘대는 비취색 바닷가를 내려다보며 즐겨 보았던 식사는 그 분위기 자체가 맛깔스러워 비싸다는 생각을 잠시 잊을 수 있어서 그나마 다행이었다.

두바이 에서 가장 번화한 E11번 Sheikh 도로와 금융 센터가 몰려있는 D71번 Al Safa 도로가 만나는 지점에 인공으로 만든 거대한 칼리파 호수가 있다. 호수 주위에는 이곳에서 두 번째로 큰 두바이 샤핑 몰, 호텔, 그리고 한국 삼성물산의 기술로 지은 세계 최대 최고의 건물인 버즈 칼리파가 위용을 드러내고 있다.

이 건물은162층 고층 건물로 높이가 자그마치 828미터나 되며, 고드름 같이 날카로운 빌딩꼭대기를 올려다보려면 어지러움에 차라리 눈을 감아 버린다.6년간에 걸쳐 240억 달러를 들여지었다는 세계에서 제일 높은 이 건물을 보기 위해서는 옆에 붙어 있는 두바이 쇼핑 몰 지하1층을 거처서 올라간다. 입장료는 하루 전에 예약을 하면 $35이지만, 예약 없는 당일은 $110로 대단히 비쌌다. 초고속 승강기로 124층에 있는 전망대 At The Top까지 올라가는데 1분이 채 걸리지 않았다.

최첨단 도시 두바이에서 나는 뉴욕 에서 온 시골뜨기였다. 샤핑 몰에서 위층으로 올라가기 위해 에스컬레이터 앞으로 갔으나 이것이 전혀 움직이지 않았다. 고장이 났나 싶어 옆에 있는 고정 계단을 이용하여 열심히 오르고 있는데, 하얀 두건을 쓴 원주민이 유유히 타고 올라오고 있는 것이 아닌가? 알고 보니 손님이 없으면 자동 정지 되고, 발을 올려놓으면 그때야 작동이 시작된단다.

풍족히 살면서도 그 만큼 전기를 절약을 하려는 그들의 국민성에 존경이 갔다.
두바이 중앙에서 서 북쪽으로 2.30분 올라가면 폭 넓은 두바이 Creek (바닷물이 내륙에 들어와 만든 강)을 만난다. 이 강 양편 시끌벅적한 선창을 중심으로 전통 아라비안식 옛 두바이 시가지가 어지럽게 널려있다.

나룻배 삯으로 왕복 $2정도를 주고 강을 건너가면 유명한 아라비안 재래식 야외 시장인 두바이 쑤우크 (Souk)가 요란스럽게 손님을 기다리고 있다. 이곳은 전통적 토속 상품시장이지만 귀금속과 양탄자 시장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것이 특색이었다. 주로 24k황금만을 취급하는 것으로 더욱 유명하며 아라비아 반도에서 제일 금값이 싼 곳이란다. 이곳에서 버스를 타고 E11번 국도를 따라 남서쪽으로 약2시간을 달리면 이 나라 수도 아부다비를 만난다.

아침 일찍 도착한 아부다비는 인공 섬과 자연 섬을 연결하여 만든 인공적인 계획도시임을 쉽게 알 수가 있다. 바다를 메워 만든 광활한 선착장에는 갓 수입해 내려놓은 자동차들이 끝도 보이지 않을 정도로 정렬되어 있는 것이 장관이었다. 이 도시 역시 누런 황사 때문에 온 건물들이 짙은 안개에 파묻힌 것처럼 시야를 흐리고 있는 것이 약점이었지만 시원하게 잘 정리된 시가지는 너무나 깨끗했고 아름다웠다.


40년 전까지 만해도 진주조개나 채취하며 생선이나 잡아먹고 살던 가난하고 초라한 어촌이었으나 갑자기 솟아 나온 원유의 수출로 세계 최고의 갑부 도시가 되었다.
그 여력으로 주변의 6개 토후국을 합병하여 아랍 에미리트 연합국을 만들었고, 그 중에서 제일 잘 사는 맏형으로 행세하며 연방의 수도로 군림하고 있었다.

아름다운 고층 건물이 해변을 따라 총총히 늘어서 있는 아부다비 본섬으로 들어가는 입구에는 이 나라에서 제일 크고 아름다운 하얀색 대리석으로 만든 그랜드 모스크(회교사원)가 찾아오는 손님들을 반기고 있었다. 한번에 4만 명을 수용할 수 있는 거대한 사원이다. 시내 중앙으로 가는 오른쪽 Lagoon(바닷물 호수)속에서 맹그로브 국립공원을 만난다.

모든 사람에게 이곳이 사막이 아니라는 착각을 넣어주는 인공으로 만든 열대 숲의 울창한 수목원이다. 이 공원을 지나 번화한 Bainunah 거리가 끝나는 해변에서 이 나라 왕이 사는 에미리트 왕궁을 찾게 된다. 수 마일이 되는 초생 달 해변 가에 지어진 왕궁은 외모로는 수수했지만, 야자수 숲 속에 파 묻혀 있는 그 면적의 규모는 대단했고 그 속은 더욱 신비스럽게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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