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서도 가장 화려한 상류층 상징으로 하이엔드 브랜드 지향
1955년 소유주 바뀌면서 일반고객들도 다가갈 수 있는 브랜드 전화
현재는 제품. 가격 라인업 더 다양해져 여성 고객 선택 폭 넓어져
트루먼 카포티의 소설 ‘티파니에서 아침을(Breakfast at Tiffany’s)’이 출판, 영화화된 이래, 티파니는 뉴욕에서도 가장 화려한 상류층의 상징으로서 전 세계 여성들에게 각인되어 있다. 고급 보석류와 시계, 그리고 옥색(흔히 ‘티파니 블루’라 불리는 색깔) 티파니 케이스의 이미지는 곧 ‘고품격과 화려함’으로 치환된다. 전 세계 여성들이 뉴욕을 방문하면 꼭 한번은 매장을 직접 찾게 만들어, 지금 이 시간에도 매장 앞은 수많은 여성들로 붐빈다.
▲뉴욕의 발전과정을 그대로 보여주는 거울
하지만 불과 50여 년 전 만해도 티파니는 대중들이 쉽게 다가갈 수 없는 하이엔드 브랜드를 지향하고 있었다. 후줄근한 옷을 입으면 매장 입구에서 제지당하는 건 기본, 들어가도 적당한 수준과 스타일이 아니면 따가운 눈총 세례를 받았단 이야기는 이미 무용담처럼 전해지고 있다.
그러던 것이 1940년 매장이 57번가 쪽으로 이전하고 1955년 소유주가 바뀌면서, 일반 고객들도 마음껏 다가갈 수 있는(물론 사는 것은 별개로 치더라도) 브랜드가 되었다. 특히 이때부터 전속 디자이너로 활동한 엘사 페레티는 하트나 사과, 은 등 보다 대중적인 디자인과 소재로 ‘티파니의 친 대중노선’을 이끌었다. 당시 ‘1개 20달러’ 정도 하던 액세서리가 생일이나 기념일 선물로 큰사랑을 받았던 것은 이러한 노선 전환을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물론 현재는 그 제품과 가격 라인업이 한층 더 다양해져 여성 고객들의 선택 폭을 넓혔다.
현재 티파니 매장 인근에는 1983년 건립된 트럼프타워를 비롯해, 고급 백화점으로 널리 알려진 버그도프 굿맨, 루이비통, 구치 등의 각종 명품 숍이 입지해 럭셔리 브랜드로서의 이미지를 한층 더 강화시켜 주고 있다. 그것은 시대를 앞서간 브랜드의 매력에 더해, 뉴욕의 도시가 발전해온 과정을 보여주는 거울 같은 점이기도 하다. 뉴욕을 이야기할 때 5번가를 빼놓을 수 없듯, 5번가를 이야기할 때 티파니도 빼놓을 수 없는 건 바로 그런 이유 때문이다.
패션 액세서리에서 선물용 아티메까지 두루 갖춰
▲여성들의 미적 전당, 헨리 벤델
주인공인 뉴욕 경찰이 400만 달러짜리 복권에 당첨되면서 시작되는 로맨틱 영화 ‘당신에게 일어날 수 있는 일(It Could Happen To You)’에 등장한 고급 미용점 ‘헨리 벤델Henri Bendel’. 극 중 주인공 찰리(니콜라스 케이지 분)의 아내 마리엘(로지 페레스 분)이 화려한 보석을 사러 이곳을 찾는다. 흥분을 감추지 못하며 가게로 들어선 마리엘은 비싼 모피를 사고 행복에 겨워한다. 가게에서 나서는 찰리에게는 가게의 로고인 ‘갈색 바탕에 하얀 줄무늬가 들어간’ 헨리 벤델 쇼핑백이 한가득.
1895년 ‘미국에 샤넬 브랜드를 최초로 갖고 들어온’ 무역업자 헨리 윌리스 벤델에 의해 문을 연 이 가게는, 여성용 고급 브랜드를 두루 갖춰 놓고 있다. 패션 액세서리에 더해 화장품, 향수, 선물용 아이템까지도 판매 중이다. 당초 이 매장은 57번가 리졸리 북스토어 옆에 자리했지만 1990년 이곳으로 이전.
현재의 5층 빌딩에는 여성들이 좋아할 만한 제품들로 가득 차 있다. 1층의 화장품부터 헤어·바디용품, 그리고 2-3층의 화장품과 주얼리 컬렉션에 더해 4층에는 프레데릭 페카이의 헤어 살롱까지 자리한다. LVMH 그룹이 운영하는 세포라와 함께 뉴욕 미용제품 숍의 선진을 이끌고 있는 헨리 벤델은 여성들의 미적 전당으로서 5번가 샤핑거리의 일각을 차지하고 있다. <이수형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