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노년에 필요한 자유

2014-02-24 (월)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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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청광 / 퍼시픽 스테이츠대 교수

인간에게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우리는 왜 열심히 일하는가?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그중 중요한 것은 자유라고 본다. 자유는 자기 마음대로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뜻이 아니고 남의 자유를 침해하지 않는 범위 안에서 또 사회의 법과 질서를 지키면서 자유의지대로 행동하는 것을 말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직장을 갖거나 사업을 하며 열심히 돈을 벌어 자녀들을 교육을 시키고 생활한 후 남은 돈을 저축하여 은퇴 대비를 한다.

이제 선진국의 평균수명은 80세를 넘어 90세를 바라보고 있다. 65세에 은퇴하면 20여년의 긴 세월을 그동안 저축한 돈과 은퇴연금에 의존해 생활한다. 젊었을 때는 일하느라 또 자녀들 교육시키고 부모 모시느라 누리지 못했던 자유를 은퇴 후에는 누리며 살고 싶은 것이 누구나의 바람이다.


자유에 대하여 가장 유명한 것은 미국의 32대 대통령인 프랭클린 루즈벨트 대통령이 1941년 1월6일 발표한 4개 자유이다. 그는 인간은 세계 어디에서 살건 첫째 언론의 자유, 둘째 신앙의 자유, 셋째 결핍으로부터의 자유, 넷째 공포로부터의 자유를 누려야 한다고 선언하였다.

미국 같은 선진국에 사는 은퇴자들의 경우, 대개 문제가 될 수 있는 것은 결핍으로부터의 자유이다. 결핍이란 있어야 할 것이 없거나 모자라는 것 즉 가난을 말한다. 결핍으로 부터의 자유는 경제적으로 부족함 없이 사는 자유이다. 이 자유를 20년 내지 30년의 긴 은퇴기간 누리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돈이란 빌려주건 투자하건 증여하건 일단 자기 손을 떠나면 다시 돌려받기가 쉽지 않다. 미국 속담에 “손에 있는 새 한 마리는 숲속에 있는 새 두마리 가치가 있다(A bird in the hand is worth two in the bush)”는 말이 있다.

은퇴 후 건강할 때 여행이나 취미활동을 하고, 건강이 나빠지면 자신을 돌볼 비용을 유지하기 위하여 은퇴자금은 꼭 쥐고 있어야 된다고 본다. 자금이 모자라면 자식들에게 도움을 청하는 대신 사는 집을 담보로 돈을 빌려 쓰는 방법이 있다. 역 담보(Reverse Mortgage)이다. 빌린 돈은 집을 팔거나 본인이 사망할 때에 갚는 제도이다. 또 가입했던 생명보험을 보험회사에 반납하는 것 보다 투자회사에 팔아 더 많은 현찰을 받는 방법도 있다.

은퇴 후 부부가 항상 같이 있으면 마찰이 더 생기게 마련이다. 경제적 자유 못지않게 부부가 서로에게 자유를 주는 것이 은퇴 후 원만한 부부관계에 도움이 된다고 본다. 한국에서 증가하는 황혼이혼도 아내들이 자유를 찾기 위해서 하는 이혼이 대부분이다. 집에서 아내에게 하루 세끼 식사를 준비하게 하는 ‘삼식이’가 되지 말고 아내에게 자유를 주는 남편이 되어야 노후에 좋은 남편이라는 소리를 듣는다.

미국에서 상속세를 걱정해야 하는 은퇴자는 1%도 되지 않는다. 부부 합쳐 상속세 면세금액이 2014년에 1,068만 달러나 되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자녀들에게 미리 재산을 넘겨주고 정작 본인이 필요할 때 돈이 없어 고생하는 것을 보면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

결핍 즉 가난으로부터의 자유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질병으로 부터의 자유이다. 몸이 아파서 누워있으면 아무리 돈이 많아도 소용이 없다. 요즘 한국에서 노년층 건강 유지법으로 ‘530’이 유행이다. 일주일에 적어도 5일간 30분씩 걸으라는 것이다. 건강유지에 걷기 보다 더 좋은 것이 없다고 본다.


미국에서 가족은 부부와 자녀들만을 포함한다. 부부의 부모는 포함되지 않는다. 자녀들도 성인이 되어 가정을 이루면 제외된다. 그러므로 자녀들이 결혼하고 나면 독립된 생활을 하도록 부모가 너무 도와주는 것을 삼가야하고 자식들에게 의존하는 것도 삼가야 한다. 은퇴자들은 자녀들로부터의 자유를 누려야 한다.

특히 여성은 대개 남편 보다 10여년 더 오래 살기 때문에 재산을 자녀들에게 모두 넘겨주지 말고 챙겨서 노년에 결핍으로 부터의 자유를 유지하는데 최선을 다 할 필요가 있다.

은퇴자들이 결핍으로 부터의 자유, 질병으로 부터의 자유 그리고 자녀들로 부터의 자유를 누리며 건강하고 즐거운 노후를 보내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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