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한인사회 상징물, 관리가 중요하다

2014-02-19 (수)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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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철수 / 사회부 기자

인맥은 금맥이라는 말을 한다. 현대사회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개인적인 스펙도 중요하지만 사람들과의 네트웍이 필수라는 것을 강조하는 말이다.

하지만 인맥을 쌓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인맥을 관리하는 것이다. 결국 무언가를 창조하거나 발명하는 것보다 얼마나 공을 들여 관리하느냐가 장기적으로 볼 때 성공의 척도가 될 수 있다.

LA 한인타운 한 가운데 자리 잡은 다울정, 글렌데일 평화의 소녀상, 우정의 종각, 그리고 앞으로 세워질 마당과 올림픽 게이트웨이 프로젝트 등 남가주에 한인사회를 상징하는 명소들이 계속 조성되고 있다. 하지만 어렵게 만들어 놓은 이들 조형물이 유지와 보수 등 관리가 제대로 안되어서 문제로 부각되고 있다.


지난 2006년 남가주 한인사회의 성금과 시정부 지원으로 올림픽과 놀만디 코너에 들어선 다울정의 경우, 지난 몇 년간 월 2,000~3,000달러의 관리기금을 충당하지 못해 수차례 문을 닫거나 방치되는 안타까운 일을 겪어왔다.

한인사회 숙원사업인 마당과 게이트웨이 프로젝트 역시 관리 문제가 새로운 이슈로 부각되고 있다. 2005년부터 추진된 이 프로젝트는 현재 계약 마감기한 연장 승인으로 주재정국 관문만 남겨놓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완공 이후 관리를 책임지겠다는 단체가 없어 10년 가까이 공을 들여 추진한 커뮤니티 숙원 사업이 사후관리 문제로 좌초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한국 정부가?30만 달러를 투입해 보수공사를 마치고 지난달 새로 개장한 우정의 종각 역시 보존위원회가 도맡아 관리하는 것보다 커뮤니티가 모두 나서서 관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후손들에게 물려줄 역사적 상징물 관리를 놓고 한인단체들이 책임 공방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얼마 전 한 취재원으로부터 가슴 뭉클한 이야기를 들었다. 글렌데일에 거주하는 60대 한인여성이 매일 아침 평화의 소녀상 주변을 청소하고 동상을 닦는다는 것이다. 이 여성은 어느 단체 소속도 아니고 위안부 피해자들과 아무 관련이 없지만 피해 할머니들을 생각하며 새벽마다 동상을 찾아가 남몰래 묵묵히 청소를 하고 있다고 한다.

111년 이민역사의 한인 커뮤니티가 다울정, 우정의 종각, 소녀상 등 조형물을 갖게 된 것은 자랑스러운 일이다. 하지만 자칫 관리 소홀로 우리의 소중한 이민 문화와 역사의 상징물들이 방치된다면 이것만큼 안타까운 일은 없을 것이다.

한류도 중요하지만 눈에 띄지 않는 문화 상징물들을 지키는 데 한인 단체들 그리고 커뮤니티 구성원 모두가 관심을 가져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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