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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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일원 가볼만한 곳 완전정복/ 세인트 토마스 성당

2014-02-07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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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로운 세속성에 젖은 ‘상류층 신앙 거점’

그리니치 빌리지의 카운트컬처 피해
1870년 소호에서 5애비뉴 이전
콘스엘로 밴더빌트. 찰스 스펜서공의 결혼 등
상류층 결혼.장례식 자주 개최

세인트 패트릭 대성당에서 가까운 53번가 코너에 프랑스 고딕 양식으로 완성된 교회가 자리한다. ‘세계 현대미술의 거점’ MoMA의 초입에서 단아한 형체로 사람들을 맞이하는 이곳이 ‘세인트 토마스 교회(St.Thomas Episcopal Church)’다. 로워 맨하탄의 트리니티 교회처럼 영국국교회 에피스코팔파 소속으로 1824년 1월 9일 설립되었다.

당초 이 교회는 소호 하우스톤 스트리트와 브로드웨이가 만나는 지점에 입지했다. 그러나 인근 그리니치 빌리지가 카운트컬처의 메카로 알려지기 시작하면서 ‘저속한 문화상을 피한다는 명목으로’ 북단 지역으로 이전하게 된다. 그 때가 1870년. 이 시기 점차 개발되어 가는 5번가에 따라 교회는 지역 상류층의 신앙 거점이 된다.

하지만 그런 노력은 5번가의 상업지 개발로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게 된다. 즉 세속성을 피해 교회를 이전했음에도 불구하고 재차 새로운 세속의 파고와 마주하게 된 것이다. 이를 통해 세인트 토마스 교회는 그 색깔을 바꿨다.


상류층의 신앙 거점에서 그 이용 폭을 넓혀간다. 특히 그동안 이곳에서는 상류층들의 결혼과 장례식이 자주 개최되었는데, 1905년 밴더빌트 가문의 콘스엘로 밴더빌트와 윈스턴 처칠 영국 수상의 사촌 찰스 스펜서공의 결혼은 크게 주목받았다. 당시 미국에서 거의 최초나 다름없는 ‘미-유럽간의 셀러브리티 결혼’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다 1905년 큰 화재 뒤 1914년 현재의 건물이 완성되며 지금에 이른다. 프린스턴대 채플을 디자인한 랄프 크램과 버트램 고듀의 디자인에 의해 완성되었으며, 이곳의 제단 배후 장식대는 앞서 아틀라스상을 조각한 리 로이가 맡았다. 한편 이 교회는 9.11 테러가 발생한지 9일 후 대대적인 추모 예배로 관심을 끌었다. 이 때는 당시 영국 수상인 토니 블레어까지 참석해 추모사를 낭독하고 영국 전역에 생중계 된 것이 기억에 새롭다. <이수형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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