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낙엽 밟으며 깊은 계곡길 호젓한 하이킹

2014-01-10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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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행 가이드-웨스트포크 내셔널 시닉 트레일

▶ 콕스웰댐까지 8마일 폭포·캠프그라운드 등 피크닉 장소들 많아

낙엽 밟으며 깊은 계곡길 호젓한 하이킹

웨스트포크 내셔널 시닉 트레일은 콕스웰댐까지 호젓한 하이킹을 즐길수 있는 다름다운 등산길이다.

“산은 산이고 물은 물이다”
가끔씩 듣는 어느 고승의 말씀이다. 그런데“산은 물이고 물은 산이다”라고 말하면 어떨까? 산에 다니다 보면, 비록 건조한 우리 남가주의 산이라 해도 산이 있으면 물이 있다는 체험을 자주 하게 된다. 요산요수란 의미를“산에 가서, 산과 물을 즐긴다”로 생각하게 되고“인자요산 지자요수”란 의미는“어질고 지혜로운 사람은, 산을 찾아가서 산과 물을 즐긴다”로 이해해야 옳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었다. 그런 의미에서“산은 물이고 물은 산이다”는 말도 타당한 구석이 있지 않겠느냐고 고집해 본다. 오늘은 샌개브리엘(San Gabriel)산맥으로부터 샌개브리엘강에 유입되는 물줄기의 하나인 웨스트 포크 내셔널 시닉 트레일(West Fork National Scenic Trail)을 찾아가기로 한다. Cogswell Dam까지 8마일로 하이킹은 물론 조깅과 사이클링, 낚시를 즐길 수 있는 아름다운 코스이다.


■가는 길

Fwy 210의 Azusa Exit에서 내려 북쪽으로 1.7마일을 가면 길 이름이 San Gabriel Canyon Road로 바뀌며 산악지역이 되는데, 곧이어 오른쪽은 San Gabriel강이 된다. Morris Dam과 San Gabriel Dam이 차례로 나온다.


Freeway로부터 11.3마일 지점에 East Fork로 가는 꽤 큰 다리가 오른쪽으로 나오는데, 우리는 그냥 직진한다. 12.6마일 지점에 이르면 왼쪽으로 Cogswell Dam이라고 표시된 차량통제 게이트가 있는데, 이 곳이 오늘의 목적지이다.

오던 길로 100m쯤을 더 가면 다리를 건너게 되는데, 왼편에 화장실이 갖춰진 큰 주차장이 있다. 주차허가증을 잘 걸어 놓는다.


■등산 코스

조금 전에 차로 건넌 West Fork 위를 가로지르는 다리를 다시 건너와 오른쪽으로 있는 차량통제 게이트를 통과한다. 등산로는 계곡의 남쪽면을 따라 조성된 정갈한 포도이고, 오른쪽으로는 맑은 물이 재잘대며 흘러 내려오는 West Fork이다.

등산로 주변으로는 Sycamore와 함께 특히 Alder들이 우거져 있어 청량한 기운이 감돈다.

길게 이어지는 계곡을 따라 불어오는 골바람이 포장도로에 흩뿌려진 낙엽들을 비로 쓸 듯 휘몰아 오는 소리가 부산한데, 몸을 감싸고 도는 바람의 결이 한 번은 따스하고 한 번은 싸늘하여 까닭이 궁금해진다.

남쪽 계곡면은 깎아지른 듯 가파르고 위태롭게 느껴지며 습하고 그늘진 부분이 많은데 비하여, 북쪽 계곡면은 부드럽고 완만한 경사를 이루며 오후의 햇볕을 듬뿍 받아 건조하고 따뜻한 부분이 많아서 그런 것이겠다.


길 왼쪽으로 건물 하나가 나타난다. 1890년에 설립되었다는 ‘The Pasadena Bait Club’으로 123년이 되도록 바로 그 자리에서 낚시꾼들의 휴식처가 되어온 곳으로, 이제 4.5마일을 지나온 것이다. 송어를 보호하기 위해, 등산로 입구에서 1.5마일 이상의 상류에서는 미늘이 없는 바늘을 써야 하고 ‘잡았다가 놓아주는’(catch & release) 방생낚시만 허용된다고 한다.

6마일 지점에 이르면 왼쪽으로 계절에 따라 물이 흐르는 폭포가 있다. 제법 웅장한 맛이 있는데 피크닉 테이블도 마련되어 있어 좋은 쉼터가 된다. 포장도로는 경사를 거의 느낄 수 없을 정도로 완만하게 이어진다.

이윽고 왼편으로 ‘Glenn Campground’라는 큰 표지판이 나온다.

7마일을 온 것이다. 텐트를 칠 자리들이 있고 상수도와 화장실이 있다. 체력이나 시간에 더 이상의 여유가 없다면 이곳을 최종 목적지로 하면 된다.

Dam까지는 약 1마일의 제법 경사가 있는 길을 가야 한다. 오른쪽으로 갈라지는 길이 나오더라도 계속 아스팔트길을 따라 직진한다. 지금까지와는 달리 꽤 가파른 경사로를 오르다 보면, 포장도로 양편으로 펜스가 있는 시설이 길을 막는데, 왼쪽으로는 사유지라는 표지가 있고, 오른쪽으로는 ‘Trespassing & Loitering Forbidden By Law’ 라는 경고문이 부착되어 있다. 그러나 이에 놀라 걸음을 되돌릴 필요는 없다. Dam까지 또는 Dam을 건너 하이킹을 하는 것을 금지한다는 의미는 아니라고 한다.

178m 길이의 댐 위를 지나 건너편 피안에 이르면 아스팔트 아닌 허물어진 산모퉁이 황토땅이 있어, 도시락을 펼칠 자리로는 안성맞춤이다.


정진옥 <재미한인산악회 등반이사>
(310)259-6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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