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톤즈 학교 재건 후원금을 전달하며

2013-12-31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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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 자선단체‘미주 아프리카 희망후원회’(회장 김해원 신부)가 지난 13일 남수단 톤즈 학교 재건을 위한 후원금 약정식을 갖고 남수단 톤즈 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페링턴 신부에게 50만달러를 기부하기로 약정(14일 A1면 보도)했다. 김 신부가 후원금 전달 감사 소감을 본보에 보내 왔다.

김해원 신부 <미주 아프리카 희망후원회장>

‘아프리카 희망후원회’는 아프리카 남수단 톤즈 사람들과 사랑을 나누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모여서 이룬 사랑의 공동체다.


이 공동체는 세상이 알아주는 갑부들이 모인 곳이 아니다. 미주 전역에 계시는 눈에 띄지 않는 2,500명이 모여서 이룬 공동체다. 남들보다 특별히 더 많이 가진 것도 없지만 다만 사랑을 나누고자 하는 마음이 남들보다 각별해서 그것을 행동으로 표현하고자 하는 사람들이라는 것이 특징이라면 특징이다.

이 분들이 소액으로 보낸 후원금을 모아서 지금까지 적지 않은 후원금을 보냈고 앞으로도 계속 이어나갈 것이다. 이것은 마치 꿀벌이 이 꽃 저 꽃을 날아다니면서 조금씩 물어다 준 꿀을 꿀단지에 모아서 멀고먼 아프리카 톤즈라는 땅으로 보내는 것 같다는 느낌이 든다. 톤즈 사람들이 그 사랑의 꿀을 먹고 힘이 나서 삶이 더 풍요롭고 행복해지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우리가 아프리카 희망후원회에 자부심을 가지는 이유 중에 하나가 아프리카 희망후원회 정도의 후원 규모를 지닌 단체로서 한인들로 구성된 아프리카 후원단체는 우리 후원회가 미국에서 거의 유일하다는 점이다. 그만큼 우리 후원회에 회원으로 계시는 한인들의 사랑과 관심이 뜨겁고 존경할 만하다.

하지만 세상을 살아가는 데는 착한 일을 하고자 해도 남들은 그것을 착하게 봐주지 않고 나무라는 경우가 얼마든지 있다. 그러면서도 그 일에 직접 뛰어들어서 같이 하려고 하지 않을 때 좋은 일을 하고자 하는 사람은 맥이 빠진다. 이것은 우리 사회 전체가 서로 도와가며 더 나은 모습으로 나아가는 데에 있어서도 심각한 저해요소가 된다. 그간 아프리카 희망 후원회에 대해서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는 이도 있었다.

이번에 가진 후원금 전달식을 계기로 앞으로 아프리카 희망후원회를 좀 더 아껴주시고 더 많은 분들이 함께 참여해 주셔서 멀리 계시는 아프리카 이웃들에게 한인의 온정을 전해줄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 간절하다.

그동안 2년간 송금이 중단된 채로 있다가 다시 후원금을 전달하는 자리를 마련하게 되었다. 그리고 지난 2년 동안 하릴없이 손 놓고 있었던 것이 아니라 후원회에서는 후원자들이 정성으로 모아준 소중한 후원금을 아프리카 톤즈에 확실하게 전달해서 후원자들의 뜻대로 쓰이도록 하기 위해 고민에 고민을 거듭했다.

그 뜻이란 이태석 신부님이 톤즈 사람들을 위하여 하던 일에 쓰이도록 한다는 뜻을 말한다. 이번에 50만달러를 5년에 걸쳐서 보내기로 약속하고 나서 느낀 것은 후원금을 모으는 것 못지않게 제대로 쓰는 것도 쉽지 않다는 것이다.

이번 후원금 전달식은 많은 언론들의 적극적인 관심 속에 성황리에 마치게 되어 감사드린다. 우리 후원회가 전달한 후원금은 가난하게 살아가는 사람들과 사랑을 나누고 싶어 하는 이곳 미주 한인들이 특히 톤즈에 사는 사람들에게 보내는 사랑의 표시다. 그들과 사랑을 나누고 싶고 그래서 그들과 하나가 되어 이 땅에서 살고 싶다는 사랑의 메시지다. 이 사랑이 이 땅에 계속 퍼져나가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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