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아침의 시
2013-12-24 (화) 12:00:00
그러고 보니 행복이다
만나고 싶어도 만날 수 없는
사람하나 내게 있으니
때로는 가슴 아린
그리움이 따습기 때문
그러고 보니 행복이다
주고 싶은 마음
다 못 주었으니
아직도 내게는
촛불 켜는 밤들이 남아있기 때문
그러고 보니 행복이다
올해도 꽃을 피우지 못한
난초가 곁에 있으니
기다릴 줄 아는
겸손함을 배울 수 있기 때문
그러고 보니 행복이다
내안에 찾지 못한 길이 있으니
인생은 지루하지 않은 여행이기 때문
모자라면 모자란 만큼
내안에 무엇이 또 자라난다.
그러고 보니 행복이다.
- 홍수희 (1995 한국시 등단) ‘행복한 결핍’ 전문
행복은 가득 차고 넘치는 데서 오는 것이 아니다. 누군가 그립다는 것은 우리에게 참 좋은 사람이 있다는 것이니 행복하고 올해 피지 못한 꽃들은 내년을 향한 기다림을 가르쳐주니 행복하다. 미래가 불확실 하다면 우리의 인생길에 작고 큰 모험과 경이가 아직도 남아있다는 것이니 행복하다. 만일 결핍 속에서 이렇게 행복을 발견할 줄 안다면 우리에게 행복이 모자라는 일은 평생 없을 것이다.
- 임혜신<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