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아침의 시
2013-12-19 (목) 12:00:00
그애를만났다
예전처럼
말이없었다
말없음이마치자기의
미덕인양
다소곳
했다
오월이무르익는
층층나무그늘밑
쬐끄만
풀꽃처럼
-김창재 (시집: 카타콤에서) ‘벙어리 少女’전문
나무그늘 층층이 익어가고 풀꽃들 피어나는 오월의 어느 날, 화자는 벙어리 소녀를 만난다. 소녀가 말을 하지 못한다고 하지 않고 오래 전처럼 소녀는 말이 없다고 그는 표현한다. 소녀의 침묵은 풀꽃처럼 다소곳하여 벙어리라는 것이 장애가 아니라 오히려 미덕 같이 곱다 한다. 말없이 서로의 마음을 나누는 두 사람. 무슨 인연일까, 꽃과 바람의 대화처럼 흐르는 저 깊은 여운, 슬픈 듯 아름답다.
-임혜신<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