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한인교회 “범죄 안전지대 아니다” 대책 부심

2013-12-17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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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형교회 주차장 성추행으로 본 문제점

▶ 감시카메라 본당 집중… 다른 곳은 허술, 어두운 조명·시설 개방 탓 강ㆍ절도 취약

새벽예배를 마치고 귀가 중이던 20대 한인 여성이 교회 주차장에서 10대 흑인 남성으로부터 강도를 당하는 사건이 발생한 가운데 남가주 한인교회가 연말 방범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사건이 발생한 교회가 평소에도 패트롤카를 운용하며 순찰을 하는 등 비교적 안전했던 곳으로 알려져 충격을 더하고 있다.

애나하임 경찰국에 따르면 지난 13일 새벽 6시30분께 애나하임에 소재한 한인교회에서 새벽예배를 마치고 귀가 중이던 20대 한인 여성이 10대 흑인 남성으로부터 강도와 성추행을 당했으며, 흑인 용의자는 추격전 끝에 체포했다고 밝혔다. 한인 여성 피해자는 경찰 신고 후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특별한 외상은 입지 않았다.


이와 관련 보안시설 관계자들은 예전에 LA 소재 한 한인교회에서는 금요일 오후 8시께 타 인종 권총강도가 침입, 성경공부 참석자들의 현금이 든 지갑 등을 털어 달아난, 인명피해 없는 사건도 발생한 적이 있다며 보안에 취약한 종교시설에서의 강ㆍ절도 및 성추행 사건 등의 범죄발생 시간대가 특정하지 않다고 밝혔다.

그러나 13일 사건의 경우 새벽 시간대를 노리고 차량까지 탈취한 ‘계획 범행’에 주목했다. 범죄자들이 범행 계획을 포기할 수 있도록 교회 시설물 주변 안전에 만전을 기할 것을 당부했다. 교회 안팎으로 범죄의 사각지대를 없애는 것을 최우선 과제로 꼽았다.

또한 교회의 경우 대부분 주차장이 너무 어둡다는 지적과 함께 교회 출ㆍ입구와 본당에 집중 설치된 감시카메라의 주차장 분산 설치를 지적했다.

각 교회 시설물 행정관리 책임자들은 교회 시설 ‘개방’과 ‘통제’에 따르는 고충을 토로했다. 교인들의 의견을 수렴, 당회(또는 운영위원회)에서 결정한 교회 시설물 ‘개방’에 따른 안내와 함께 비정기적 집회시간대 일부 지역 ‘통제’의 불가피성을 교인들에게 홍보하는 것이 바람직한 방법으로 주장했다.

더불어 연말 불우이웃 돕기 등 예정된 나눔의 사역을 진행하는 범위 내에서 ▲관할 경찰서에 주변 순찰강화 요청 ▲교회 주차장 조명 밝기조정 ▲CCTV 추가 설치 ▲안전요원 배치▲방문객 안내 교육 등을 적극 시행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범죄소식을 접한 대부분의 한인들은 향후 교회시설 사용에 다소 불편함이 있겠지만 감수해야 하지 않겠느냐는 조심스런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또 불특정 다수인의 출입, 이용이 많은 성탄절 등 연말연시를 맞아 방범대책과 함께 화재 발생 취약지 점검 등 소방 안전점검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글·사진 차용준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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