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이 아침의 시

2013-12-12 (목)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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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왕고래 뱃속 같은
썰렁한 지하도에

아저씨 몇 사람이
새우잠을 자고 있다.

취한 듯 그 옆에 누운
눈물 글썽한 소주병들.


-신현배 (아동문학가) ‘노숙자’ 전문


사람들이 패배자라고 단정 짓고 등을 돌리는 노숙자들은 실은 우리들 자신의 서글픈 거울이다. 대왕고래 같은 사회구조에 소외된 이들은 그렇지 않은 계층의 산물이며 불운한 대리인이기도 한 것이다. 단순한 패배자는 없다는 것, 제로섬의 원리인 것이다. 또한 노숙자 중에는 예수도 있고 석가도 에카르트 톨레도 있지 않았는가. 시를 읽으며 소외된 이들을 향해 마음과 물질의 문을 열어 더 다가가야 한다는 생각이 깊다.

-임혜신(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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