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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일원 가볼만한 곳 완전정복/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

2013-10-25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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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천루 위용 자랑하는 뉴욕의 심볼

GM 부사장 존 라스코프.주지사 알프레드 스미스
세계 최고층 빌딩 건설 계획 추진
1930년 첫 삽 1년 45일 짧은 공사기간 거쳐 완성

뉴욕의 수많은 고층건물 중 유달리 돋보이는 건물이 있다. ‘102층·381m’의 높이를 자랑하며 마천루를 상징하는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Empire State Building, 이하 ESB)’이다. 1년 45일간의 짧은 공사기간을 거쳐 완성된 전 세계 기록 보유자는 ‘엠파이어스테이트’라는 닉네임처럼 뉴욕의 심볼다운 화려함을 과시하고 있다.

앞서도 소개했듯 마천루는 원래 높은 범선이나 기구 등을 가리켜 한정적으로만 사용되었다. 하지만 1931년 5월 개관한 이래 1970년 세계무역센터가 완성되기까지 약 40년간 세계 최고층 건물로서의 위용을 자랑해온 ESB는 이 용어를 세간 일반에까지 널리 알린 장본인이다.


해체부터 건설까지 불과 18개월
당시 고층 건물의 건축에 있어 최대 난관은 ‘건물 골조를 어떻게 올릴지’ 여부였다. 그러나 1889년 프랑스 파리에서 알렉산더 에펠에 의해 에펠탑(301m)이 완성되면서 그러한 한계점은 점차 극복되었고, 이후 미 전역에서 고층 건물들이 연이어 건설되면서 분위기는 완전히 바뀌었다.

특히 그 중에서도 77층, 282m에 이르는 크라이슬러 빌딩이 완공됨에 따라, 당시 라이벌 회사인 GM의 부사장 존 라스코프는 큰 자극을 받게 되었다. 이것을 ‘자동차라는 본업과 관계된 일대 경쟁’이라 인식한 그는, 당시 뉴욕주지사인 알프레드 스미스과 함께 ‘세계 최고층 빌딩의 건설 계획’을 적극 추진해 나갔다.

12월까지 건물 해체를 마무리하자 1월부터 3월까지는 굴삭, 3월부터 9월까지는 골조를 세우고 1931년 봄에 완성시키는 것을 최종 목표로 삼았다. ‘해체부터 건설까지’ 불과 18개월만에 완성하는 것을 목표로 한 이례적인 건설 속도에, 당시 언론과 사람들은 기대 반 의심 반으로 과정을 지켜볼 뿐이었다. 이 때 ‘뉴욕타임스’는 그 속도를 가리켜 ‘마치 하늘을 향해 쫓아가는 듯하다’고 표현할 정도였다. 결국 이 공사는 수많은 건설 기록을 갈아치우며, 예상보다 4개월이나 빠른 1년 45일 만에 완성되었다.

미국의 역량과 자부심의 성지!
라스코프가 연필을 모티브로 제안한 아이디어에서 시작된 이 건물은, 개관식에 당시 허버트 후버 대통령을 비롯해 루즈벨트 뉴욕주지사 등 미국의 유력인사들이 대거 몰려 큰 성황을 이뤘다. 게다가 당시 ‘세계가 엄두도 못내는’ 초고층 건물을 완성시켰다는 점만으로도 미국은 대내외에 그 역량과 자부심을 과시할 수 있었다.
그러나 잠시 후 대공황으로 인해 건물 전체의 임대율이 68%까지 떨어지는 위기를 맞기도 했다.

이로 인해 한 시기 ‘Empty State Building’이란 조롱까지 들었다. 또한 개관 1년 반 만에 안개가 낀 밤사이 새들이 충돌해 죽거나, 절망과 광기를 자살로 해소하려는 이들이 늘어나며 ESB는 ‘자살자들의 성지’, ‘죽음의 성’이란 오명을 얻기도 했다.

특히 1945년 7월 28일에는 군용기 B-25가 건물 북쪽 위치에 충돌했다. 기체의 날개가 부러지고 엔진과 동체에는 커다란 구멍을 남겼으며, 14명의 사망자를 낳는 대참사가 발생했다.

현재 이 건물 안에는 2,500여개의 회사와 상점, 어학원(이곳 어학원들에는 우리나라 학생들이 많이 재학 중) 등이 입지해 있고 ‘하루 평균 4만 5,000명’이 방문하는 것으로도 알려져 있다. 한 때 일본의 부동산 재벌 요코이 히데키의 소유가 되어 우리를 배 아프게 했지만, 현재는 ESB 어소시에이츠에 투자한 2,800명의 공동 소유. 인근 라커펠러 센터처럼 86층에 전망대를 마련한 이곳은 1년 365일 오전 8시부터 밤 12시까지 오픈한다.

이곳은 영화 ‘시애틀의 잠 못 이루는 밤’의 마지막 장면에도 등장했으며, 지금까지 1억 2,000만명 이상이 찾은 것으로 알려진다.

<이수형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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