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일단 오퍼부터’지르기형 안 통한다

2013-10-19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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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셀러스 마켓 ‘내집 마련’ 실수 유형

▶ 잔꾀보다는 최상의 조건 오퍼로 공략 에이전트 없는 바이어 환영받기 힘들어 막판 터무니없는 수리비 요구하다 낭패

주택거래는 처음부터 끝까지 그야말로‘지뢰밭’ 투성이다. 최초 오퍼를 제출할 때부터 에스크로 클로징 서류에 서명하는 순간까지 조심에 조심을 기울여야 한다. 자칫 사소한 실수라도 발생하면 주택거래는 가시밭길로 향하기 쉽다.

최근에는 주택 시장이 셀러에게 유리한 상황이라 바이어의 조그마한 실수도 용납되지 않는다. 처음부터 완벽한 주택거래를 이루겠다는 각오를 가져야‘내 집 장만’이 가능하다. 특히 모기지 금리가 오르고 주택가격도 오름세여서 사소한 실수로 인해 큰 비용을 치러야 하는 경우도 많다. 최근 주택시장 상황에 비춰 바이어들이 저지르면 안 되는 실수를 소개한다.


■ ‘일단 지르고 보자’형


주택구입 경쟁이 치열하다는 것은 전국적인 현상이다. 많은 지역에서 주택이 리스팅 가격보다 높은 가격에 팔리는 것이 다반사고 리스팅 가격에 근접한 가격에 팔리는 것이 대부분이다. 불과 1년 전처럼 리스팅 가격보다 훨씬 낮은 이른바 ‘헐값 오퍼’는 꿈도 꾸기 힘든 시기다. 그렇다고 ‘일단 지르고 보자’식의 바이어도 최근 주택시장에서 살아남기 어렵다.

치열한 경쟁에서 우선 이기고 보자는 마음으로 무턱대고 높은 가격의 오퍼를 제출하는 식이다. 그런 뒤 나중에 주택에서 최대한 흠집을 발견해 크레딧으로 보상받거나 다시 가격 인하를 시도하겠다는 전략인데 최근 같은 셀러스 마켓에서는 전혀 먹히지 않는다고 보면 좋다.

오퍼경쟁에 참여했지만 셀러의 선택을 받지 못한 오퍼들은 대부분 ‘대기 오퍼’(back-up offer)로 전환되는 것이 최근 추세. 만약 셀러의 수락을 받은 오퍼가 주택거래 도중 무산되면 이들 백업 오퍼가 다시 수락대상 오퍼가 되는 것이 일반적인 셀러들의 전략이다.

만약 셀러 측에 무리한 수리비나 가격 인하를 요구했다가는 주택 구입의 기회가 이들 백업 오퍼에게 돌아갈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오퍼 제출 때부터 ‘잔꾀’를 부리기보다는 가능한 최상 조건의 오퍼로 셀러를 공략하는 편이 승산이 높다.


■ ‘셀프 서브’ 형

에이전트 없이 주택구입에 나서려는 바이어도 셀러에게는 그다지 달갑지 않는 바이어 유형이다. 날로 업그레이드되는 인터넷 매물검색 사이트를 통해 웬만한 바이어도 매물이 나오는 즉시 매물정보를 전달받는다. 그렇지만 주택거래는 매물을 찾는 것만이 아니고 에이전트의 임무 역시 매물검색보다 훨씬 많다. 맘에 드는 매물을 빨리 찾았다고 해서 주택구입 완료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큰 오산이다. 오퍼 제출 때부터 넘어야 할 큰 산들이 많기 때문이다.

에이전트의 중요한 역할 중 하나가 오퍼 작성에 대한 조언을 제공하는 것인데 단순한 오퍼 작성이 아니라 셀러가 수락할 만한 최상의 오퍼를 작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가격 조건은 물론 리스팅 에이전트와의 긴밀한 연락을 통해 셀러가 가장 우려하는 부분을 보강한 오퍼를 작성하는 것이 오퍼 작성 때 에이전트의 주요한 임무다.


또 에이전트는 일반 바이어들에 비해 지역 주택시세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보유하고 있는 편이다. 예를 들어 비교 대상 주택이 조건이 우수함에도 불구하고 구입하려는 주택보다 싸게 팔렸다. 이유는 부부가 이혼 중이어서 급하게 매각하려는 이유로 시세보다 낮은 가격에 판 것이었다. 네트웍 등을 통해 지역 시세 사정에 밝은 에이전트라면 싸게 팔린 이유를 알고 있겠지만 속사정을 모르는 바이어는 집이 싸게 팔렸다고 무조건 낮은 가격에 오퍼를 넣었다가는 번번이 퇴짜를 맞기 쉽다.


■ ‘막판 요구’형

홈 인스펙션을 실시해 처음에 몰랐던 문제점들이 발견되면 셀러 측과 적절한 처리 절차를 논의하는 것은 일반적인 주택거래 절차 중 하나다. 특히 수리비가 많이 들 것으로 예상되면 셀러 측에게 적당한 수리비를 요구하는 것도 셀러스 마켓이지만 바이어의 당연한 권리도 여겨진다. 그러나 터무니없는 금액의 수리비를 그것도 막판에 셀러 측에 요구하는 행위는 바이어스 마켓이라고 해도 적절치 못한 행위로 받아들여진다.

셀러가 집을 시장에 내놓으면서 미리 터마이트 관련 문제가 있음을 알린 경우가 있다. 바이어들에게 미리 문제점을 알리고 그래도 정말 주택을 구입할 마음이 진지한 바이어들만 상대해 불필요한 소모전을 피하겠다는 셀러 측의 투명한 전략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한 바이어가 이를 역이용해 오퍼를 수락 받은 뒤 홈 인스펙션 컨틴전시 제거를 코앞에 두고 부적절한 금액의 수리비를 요구했다가 낭패를 봤다.

바이어는 시간 끌기 작전으로 셀러를 코너에 몰아넣으면 요구가 받아들여질 것으로 착각한 것이다. 셀러는 바이어의 요구를 받아들였지만 바이어가 요구한 금액보다 낮은 금액을 제공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했다. 결국 바이어는 제풀에 지쳐 거래를 스스로 포기했고 셀러는 나중에 더 높은 가격에 집을 팔 수 있었다.


<준 최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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