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고객 관리경험

2013-10-03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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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연중 칼럼

고객 관리경험

정연중

얼마전 뉴욕타임스와 함께 미국의 양대 신문이었던 136년 전통의 미국 일간지 워싱턴포스트가 아마존닷컴 창업자 제프 베조스에게 팔렸다는 소식이 있었다. 그 동안 종이신문 발행이 점점 수지가 맞지 않는 상황이 되었고 점차 경영이 어려워지고 있어서 곧 매각할 것이라는 소문이 있었다. 오랫동안 미국의정치와 정책에 큰 영향력을 갖고 있던 신문이었던 것을 생각하면 놀라운 소식이다.

워싱턴 포스트는 교육사업인 카플란(Kaplan)과 케이블방송등 사업의 다변화와 구조조정을 위해 여러가지 시도를 했지만 침체되어가고 있는 종이신문의 한계를 극복하지못한 것이다. 이번 거래에는 지방신문인 가제트와 익스프레스등 다섯개의 신문사 그리고 워싱턴 포스트가 보유한 대부분 간행물사업이 포함되어 있으며 워싱턴 포스트라는신문사 이름도 바뀔 가능성이 있다고 한다.

이 같이 인터넷 기업이 경영난에 빠진 큰 언론사를 인수하는 것을 보고 시대의 변화 또는 시장의 변화를 실감하게 된다.


워싱턴 포스트의 새 소유주가 될 제프 베조스는 아마존 닷컴의 설립자다. 모두가 알고 있듯이 아마존닷컴은 처음 온라인 서점에서 시작해 지금은 백화점처럼 모든 상품을 취급하고 있는 온라인 샤핑몰 업체다. 아마존닷컴은 인터넷을 통해 물건을 파는 최초의 주요 회사들 가운데 하나였고 1990년대 말 닷컴 버블시기에 떠오르는 IT기업 중에서도 주식을 증권시장에 상장시킬 만큼성공한 회사 가운데 하나다.

닷컴거품이 꺼져서 많은 회사들이 도산하는 와중에도 이회사만큼은 사업경영을 잘해서 2003년에는 설립한 이후처음으로 연간 이익을 냈다. 사업에 실패한 사람들 이야기는별로 듣지 못하지만 성공한 사람들의 이야기는 세상에 널려있어서 식상하지만 인터넷기업으로 성공한 베조스의 주장과여러가지 조언에는 귀가 솔깃하다.

“시장이 어디를 향해 흘러가는지 주도면밀하게 관찰하는 것이 현재나 미래의 사업을성공으로 이끌 수 있는 지름길이다"라고 말하면서 이를 위해서는 매 분기말에 며칠씩 회사와 가족과도 떨어져 고립된 시간을 보내면서생각을 정리하는 여행을 떠나고 있다고 소개하고 있다. 생각하는 시간을 갖는 것이 다변화를 읽기 위한 좋은 방법 이라는 것이다.

이 베조스의 말 중에서 기억해두면 좋은 중요한 포인트가 하나 더 있다.“ 과거에 기업은자원의 70%를 마케팅에, 30%를 고객 경험에썼지만, 인터넷 시대에는 거꾸로 자원의 70%를고객 경험에 쓰고 30%를 마케팅에 써야한다.

인터넷이 고객의 힘을 크게 증대시켰기 때문이다"는 것이다. 이 고객경험( Customer Experience)을 어떻게 내 비지니스에 활용할수 있을까를 생각해보라고 조언도한다.

디지털 정보시대에는 소비자가 기업을 흥하게도 하고 망하게도 한다. 누구나 인터넷을 통하여 자기의 경험을 수많은 사람들에게 알릴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니 자기가 취급하는 상품이나 서비스에 대하여 아무리자부심이 있어도 고객이 잘 모르고 이해시키지 못하면 비판적일 수 있다. 혹시 작은 부주의가 고객을 불쾌 하게하여 불상사가 생길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자신의 상품이나 서비스에 대한 소비자들의경험 요소들을 잘 파악하고 관리하면 성공확률이 높아진다고 한다.

만약 음식점 이라면 맛과 서비스, 가격 등은 당연히 갖추어야 하는 필수 경쟁력이고그 다음으로는 다른 음식점과의 차별화된방법 즉 고객의 경험 요소를 찾아서 관리를해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 주변에 보면 값이아주 저렴해도 손님이 찾지 않는 음식점도많고 비교적 비싸다고 생각되는 곳 임에도불구하고 문전성시를 이루는 음식점도 많이보게 된다. 아무튼 자주 찾는 고객에게 무엇때문에 자주 찾아주는지 그리고 어떤 점이가장 마음에 드는가와 더 개선이 필요한 점이 무엇인지를 질문하고 그들의 대답을 모으고 분석하는 것이 ‘고객 경험관리’이다.


그리고 고객의 좋은 경험 요소나, 혹시 부정적인 경험이 있어서 수’ 정한 경험’ 요소를다른 고객에게 활용하면 또 다른 단골 고객을 만들 수 있다. 이런 고객 경험관리는 일관된 전략을 가지고 통일된 메시지와 하나의 방향성을 가지고 있어야한다. 즉 기준이확고하게 있어야 한다는 말이다. 전략이나방향성이 세워져 있지 않다면 이럴 때는 이렇게 되고 저럴 때는 저렇게 되는 무원칙의고객 경험 관리가 되고, 엄격하게 이야기하여 그것은 관리가 없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광고도 중요하지만 고객 경험관리의 첫 째는 바로 광고를 통한 이미지와 일치하여 혼란 없는 통일성과 일관성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자칫 비즈니스를 운영하거나 세일즈나서비스업에 종사하면서 눈앞의 성과에 급급하여 마케팅과 판매에만 힘을 쏟고 있어서는 안된다고 생각된다.

즉 소비자인 고객들이 자신의 경험을 나름대로 평가하고 있음을 잊어서는 안되며,매출을 올리는 것보다 시급한 일이 고객을관리하는 일이라고 한다. 인터넷을 통해 세계가 거미줄처럼 연결된 현대에는 이미 경영자가 마케팅으로 소비자들을 통제하는 것은 불가능 해졌고 이미 주도권을 소비자가쥐고 있다. 말 그대로 고객이 왕이 된지 오래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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