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인이 주 1회 한식을 먹게끔 할 것.’ 지난달 한국의 한 대기업이 LA에서 기자 간담회를 갖고 자사브랜드로 ‘K푸드 한류’를 이끌겠다는 비전을 발표했다. 이날 이 기업은 만두를 제 2의 초코파이로, 비빔밥 레스토랑을 제 2의 맥도날드로 키우겠다고 선언했다. 세계인의 입맛에 한식이 스며들게 만들어 매주 한 차례 이상 한식을 먹게끔 할 것이라는 구체적인 지표도 제시했다.
장밋빛 청사진이 요란했지만 내심 반가웠다. ‘한식 세계화’를 위한 이벤트들이 매번 타인종들의 입맛을 공략할 수 있는 가능성과 경쟁력을 ‘확인’만 했던 것이 아쉬웠던 참이었다. 게다가 비빔밥과 만두를 앞세워 2020년을 목표로 해외매장 740개 이상, 매출 약 700억달러(8조원) 이상을 달성하겠다는 야심찬 포부가 듣기 좋았다.
그렇게만 된다면 이는 한 기업만의 성공에 그치지 않을 것이다. ‘브랜드’가 가진 힘은 대단하다. 표준화와 상품화가 잘 된 외식 브랜드는 더욱 그렇다. 맥도널드 같은 성공적인 브랜드가 탄생하는 그 자체로 한식의 영향력이 커지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햄버거 하면 맥도날드를 떠올리고 치킨 하면 KFC를 떠올리는 것처럼, 전문화된 브랜드를 가진 식당은 한식을 홍보하는 효과적인 통로가 될 수 있다. 한식 시장이 커지면 한식의 다양성과 진화도 기대할 수 있다. 특히 한국 중소기업을 비롯한 다른 관련 사업들의 진출도 쉬워지게 되는 등 연쇄적인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코스코에서 한국 라면과 김, 만두, 초코파이 등이 점점 영역을 넓혀가고 있으며 비빔밥은 건강식으로 주목받고 있다. 비빔밥에 고추장을 슥슥 넣어 맛스럽 게 비비고, 새빨간 김치를 입에 넣고 보글보글 끓는 순두부찌개를 후후 불어 맛있게 먹는 타인종들의 모습이 낯설지 않게 됐다. 맛을 알렸고, ‘건강식’이라는 귀한 이미지도 얻었다.
이제 세계적으로 통하는 대표 브랜드를 만들 차례다. 그리고 그 길은 자본력과 인프라, 풍부한 시장 경험을 갖춘 대기업이 선도해 다듬어 줘야 할 것이다. 그래서 아직까지는 수익성보다는 한식 문화를 알리는데 의미와 가치를 두고 있다는, 비빔밥 브랜드의 도전이 지속되길 바란다.
한식이 전문화된 브랜드를 통해 한국 문화를 전파하고 여러 산업으로 뻗어나가 기여할 수 있는 날을 기대해 본다. 그럼 정말로, ‘매주 한 번은 비빔밥을 먹고, 매달 2~3편의 한국영화를 보고, 매일 K팝을 듣는 한류가 일상으로 스며드는 날’이 오게 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