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칼럼/ 사마귀도 옮나요?
2013-08-27 (화)
장원호
“발밑에 굳은살이 생겨서 없애려고 긁었더니 피가 나더라고요. 그런데 얼마 후에 우리 아이 발에도 비슷한 게 생겼어요. 이게 그냥 굳은살이나 티눈이 아니고 사마귀인가요?”
환자들은 사마귀의 위치나 생김새를 보고 주로 티눈(Corn) 또는 굳은살(Callus)로 오인하곤 하는데, 티눈이나 굳은살은 자극이 되는 환부 주위를 보호하려고 주변에 죽은 피부층이 쌓여서 생기는 현상으로서 바이러스 감염으로 인한 사마귀와는 그 기전이 전혀 다르다.
무좀과 함께 족부에 흔히 나타나는 피부질환인 사마귀(Warts)는 주로 HPV 1, 2, 4형의 바이러스가 발에 있는 미세한 상처를 통해 피부에 침투하여 생긴다. 즉 바이러스에 의해 감염되는 질병으로, 소아청소년기 또는 20대 초반에 흔히 감염된다. 사마귀를 일으키는 바이러스는 맨발로 다니는 곳 - 실내에서 신발을 벗고 다니는 한국인들은 감염에 더 노출되어 있다 - 이나 따뜻하고 습한 곳, 예를 들어 수영장, 공공 샤워장, 목욕시설 등에서 더 쉽게 감염될 수 있다.
초기에 치료하지 않으면 군집을 이루어 번지게 되어 모자이크형 발사마귀로 발전한다. 다른 감염 피부병과 같이 사마귀도 접촉하거나, 감염 부위를 긁어서 떨어진 피부가 묻거나, 사마귀의 특성인 점출혈(Pinpoint Bleeding)에 의한 혈액에 의해서도 감염된다. 만일 그 감염 부위가 체중을 지탱하는 발가락, 앞발, 혹은 뒤꿈치에 있는 경우 예리한 통증(Sharp Pain)이나 화끈거리는 통증(Burning Pain)을 동반할 수 있다.
초기에 자각증상이 없고 통증을 유발하지 않는 경우가 있어 환자들은 대게 크게 번질 때까지 방치하곤 한다. 육안으로 보기에는 피부종으로 보이기도 하고 색깔과 크기 그리고 통증 여부가 다양하므로 족부에 의심되는 피부증상이 있으면 반드시 족부과나 피부과 전문의를 찾아 상담을 받고 필요에 따라서 생검(Biopsy)으로 확진을 받아야한다.
사마귀의 치료방법은 사마귀의 진행 정도와 기존 치료방법의 효과성 등을 고려하여 결정한다. 주로 외용치료제를 처방하거나 국소마취 후 간단한 제거술을 시행하기도 하는데, 최근에는 레이저 치료법 또한 널리 시행되고 있다. 레이저 치료는 사마귀 부위의 죽은 조직을 제거한 후, 일반 세포와 감염세포를 가려내어 감염부위에 최소한의 레이저를 노출시켜 감염된 조직을 파괴하는 방법이다.
시술 후 바로 일반적인 보행이 가능하며 시술시간도 5분이내로 짧아서 점심시간을 이용한 치료도 가능하다. 레이저 시술법은 보험이 적용되어 환자 부담이 적고 완치율이 높으며 수술에 비해 흉터 등의 부작용이 적어 환자의 만족도가 매우 좋다.
진료하다 보면 환자가 일반의약품을 사용해 자신이 직접 사마귀를 치료하다 악화되어 내원하는 경우가 적지 않게 있다. 시중에 판매되는 여러 사마귀 치료제에 들어있는 각종 산성 물질이나 화학 물질은 감염된 피부세포를 파괴시키는 한편 그 주변의 건강한 일반세포도 파괴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일반의약품을 잘못 사용하면 물집(Blister)이 잡히고 그 안에 고름 같은 분비물(Discharge)이 생기며 심한 통증까지 수반할 수 있는데, 이는 피부에 과다하게 침투된 산성 및 화학물질이 진피 내에 면역반응(Immunological Reaction)을 일으켜 생기는 것으로 2차 감염으로까지 발전할 수 있으니 바로 족부과 의사를 찾아 전문적인 치료를 받아야 한다.
특히 당뇨 환자, 심혈관질환 환자, 그리고 혈액순환장애 환자에게 자가 치료는 절대 금물이다. 이러한 환자들은 조그만 상처로 인해 한번 박테리아에 감염이 되면 치료가 힘들고, 족부궤양이 심해져 뼈염을 동반한 괴사로 진행되면 족부를 절단하게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