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리스팅 가격’소폭 하락… 조정기 거치나

2013-08-22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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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집 구입‘관망’돌아서… 값 급락세는 없을 듯 차압 신청·모기지 연체율 크게 하락 긍정적 대출 강화로 젊은층 내집 소유율은 떨어져

▶ ■향후 주택시장 전망

7월 중 셀러들이 집을 내놓는 가격인‘리스팅 가격’이 소폭 하락했다. 일 년 중 주택시장이 가장 활발해야 할 시기의 발표라 시장에서는 다소 의외라는 반응이다. 한 통계에 따르면 전달인 6월 중 이미 집을 보러 다니는 바이어들의 숫자도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 자칫 주택 가격이 하락세로 돌아서지 않을 까하는 우려도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 사이에서는가격 급락으로 이어지기보다는 주택가격이 조정기를 거칠 것으로 보는 시각이많다. 주택가격이 오르고 구입 경쟁이심해 일단‘관망’으로 돌아선 바이어들이많아진 것도 원인이다. 향후 주택시장의방향을 보여주는 최근 주택시장의 이모저모를 살펴본다.

◇7월, 리스팅 가격 하락 반전

주택가격 상승세에 제동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셀러들이 집을 내놓은 가격인‘ 리스팅 가격’이 7월 중 전달보다 소폭 하락했다. 지난해 11월 이후월별 대비로는 처음 하락세를 보인 것이다. 온라인 부동산 업체 트룰리아에 따르면 7월 중 리스팅 가격은 전달 대비 약 0.3%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 달치 집계만으로 향후 주택가격 추이를 단정하기에는 다소 무리지만 연간 대비 2분기 리스팅 가격 상승폭이 1분기보다 둔화된 것으로도 나타나 시장 관계자들은 향후 주택가격 추이를 주시하고 있다. 리스팅 가격 변동은 약 2~3개월 후주택가격 추이를 선행하는 지표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셀러들이 리스팅 가격을 조금씩 낮추고 있는가운데 바이어들의 주택구매 활동도 조금씩 뜸해지고 있다. 온라인 부동산 중개업체 레드핀에 따르면 통상적으로 바이어들의 매물 샤핑이 가장활발한 6월 중 바이어들에게 집을 보여주는 ‘쇼잉’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바이어들의 주택구매 활동이 위축되고 있는 것은 아무래도 모기지금리가 오르고 있는데 따른 이유가 크다. 모기지금리가 오르면서 투자자들이 주택시장에서 가장먼저 발을 빼고 있다. 주택가격이 오르면서 에퀴티를 확보한 소유주들이 다시 집을 내놓기 시작하면서 셀러 간 경쟁이 시작된 것 역시 리스팅 가격 하락세의 원인으로 꼽힌다.

시장 관계자들은 7월 리스팅 가격 하락에 대해신중한 반응을 내놓고 있다. 주택가격 급락이나거품붕괴로 이어진다기보다는 주택시장 회복기에나타나는 일반적인 가격조정 시도로 보는 시각이많다.

전국적으로 가격이 1년 사이 약 12%나 상승했고 서부지역의 경우 상승폭이 2배 이상이 넘고있어 이에 따른 가격 조정기로 접어들고 있다는분석이다. 또 주택 임대 대비 구입이 여전히 유리한 편이고 대기 중인 주택 구입 수요도 많기 때문에 주택가격 거품 붕괴론은 다소 섣부르다는 의견이 많다.

◇차압신청 감소

지난 6월 중 차압신청이 큰 폭으로 감소했다.


차압매물 정보 웹사이트 리얼티트랙에 따르면 6월 중 차압신청 건수는 약 12만7,790건으로 5월보다 14% 정도 감소, 6년반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1년 전과 비교해서는 무려 약 35%나감소한 수준이며 시장 관계자들은 차압률이 더이상 주택시장 회복에 위협이 되지 않을 것으로보고 있다.

올해 전반기 은행에 압류된 주택은 약 24만8,538채로 현재 추세대로라면 올해 총 압류 주택수는 50만채를 넘지 않을 전망이다.

지난해 압류된 주택 수는 약 67만1,000채로 올해 예상되는 압류 수는 주택시장이 정상일 때의수준으로 볼 수 있다. 대런 블롬퀴스트 리얼티트랙 부대표는“ 차압률이 하락 속도가 아직 더디지만 정상 수준을 회복해 가고 있다”며 “지난해 이미 주택가격과 거래가 증가세로 돌아섰고 차압률도 하락세여서 주택시장에 대한 신뢰가 높아질것”이라고 로이터와 인터뷰에서 전망했다.

◇젊은 층 주택 소유율 하락

모기지 대출기준이 강화되고 주택 구입이 힘들어지면서 젊은 층의 주택 소유율이 큰 폭으로 떨어졌다. 주택시장 침체기를 거치는 동안 전반적인주택 소유율이 하락한 가운데 특히 40대 중반 미만의 소유율이 기타 연령층에 비해 더 큰 폭으로하락했다.

연방 센서스국의 통계에 따르면 2004년과 올해 2분기 사이 전체 주택 소유율은 약 69.2%에서 약 65%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비슷한 기간인 2002년과 2012년 사이 35세와44세 사이 연령층의 소유율은 약 68.6%에서61.4%로 전 연령층 중 가장 높은 하락률을 나타냈다. 이 연령층은 대개 가구를 막 이뤄 활발한주택 구입 및 재구입에 나서야 할 연령층이지만경기 침체와 더불어 주택 소유율이 오히려 하락한 것으로 보인다.

일반적으로 전 연령층에서 가장 낮은 주택 소유율을 보이는 35세 미만층에서는 이 기간 주택 소유율이 약 41.3%에서 36.7%로 더 떨어졌다. 반면 55세 이상의 연령층에서 주택 소유율이 증가하는 등안정적인 주택 소유율을 유지했다. 55세 이상의 경우 2002년과 2012년 사이 주택 소유율이 약 4.3%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주택가격 2017년쯤 최고치

주택가격이 2017년쯤 최고치를 기록할 전망이다. 질로우닷컴이 최근 약 100여명의 경제, 부동산,투자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주택 중간가격은 매년 상승세를 이어가며 2017년에이르러 주택시장 활황기였던 2007년 5월 주택가격수준을 회복할 것으로 전망됐다. 설문 참가 전문가들은 올해 주택 중간가격은 지난해(15만6,900달러)보다 약 6.7% 오른 16만7,490달러를 기록할 것으로내다봤다.

주택가격 상승폭은 2014년 약 4.4%, 2015년 약3.6%, 2016년 약 3.5%, 2017년 약 3.4%로 서서히줄겠지만 2017년쯤 주택 중간가격은 2007년 수준인 약 19만4,600달러 수준으로 오를 것으로도전망됐다.

한편 약 88%의 응답자는 최근 모기지 금리가오르고 있지만 주택시장 회복에 큰 위협이 되지않는 것으로 판단했다. 그러나 대부분의 응답자는금리가 만약 6%대로 오를 경우 주택시장 회복을더디게 할 것이라고 답했다.

◇모기지 연체율 5년래 최저

모기지 연체율이 5년래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지며 주택시장이 완연한 회복세에 진입했음을입증했다. 최근 고용시장 개선과 주택가격 상승등과 더불어 사상 최악의 차압사태도 조만간 종지부를 찍을 것으로 기대된다.

‘모기지은행업협회’ (MBA)에 따르면 올 2분기 중악성 연체 모기지 대출(90일 이상 연체 또는 차압중인 대출)은 전체 모기지 가운데 약 5.88%로 전년동기(7.31%) 대비 하락했으며 2008년 3분기(5.17%)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제이 브링크맨 MBA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차압률은 지난해와 비교할 때 극적인 회복세이고앞으로도 지속적으로 개선될 것”이라고 블룸버그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전망했다.

모기지 연체율 하락은 주택가격 상승에 따른영향이 크다. 전국적으로 주택가격이 회복되면서융자 조정 또는 재융자가 가능해진 대출자가 크게 늘어 모기지 연체를 피할 수 있었다. 또 고용시장 개선으로 취업에 성공한 대출자들이 페이먼트를 다시 납부하게 된 것은 연체율 하락의 직접적인 영향으로 분석된다.

한편 주택가격 상승으로 집을 팔아도 모기지대출금을 갚을 수 없는 이른바 ‘깡통주택’ 비율도 감소세를 나타냈다. 시장 조사기관 코어 로직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주택시장 침체가 심했던지역을 중심으로 가격이 회복되면서 한때 30%를 육박했던 깡통주택 비율이 20%대 미만으로떨어졌다.

◇클로징 비용도 오름세

지난 1년 사이 모기지 대출 때 부과되는 수수료 등 제반비용이 크게 올랐다. 낮은 모기지 금리가 지속되면서 신규 대출 및 재융자 수요가 몰린틈을 타 대출 은행들이 수수료를 올렸던 데 따른결과다. 그러나 최근 금리가 다시 오르고 재융자수요는 이미 급감 중으로 대출 수수료 비용을 인하하는 은행이 늘 것으로 전망된다.

시중 이자율 집계 웹사이트인 뱅크레이트닷컴에 따르면 지난 1년간 대출관련 수수료 등 클로징비용(20만달러 기준)은 약 2,400달러로 전년(약2,264달러)보다 약 6% 올랐다. 주택 감정 비용 등외부 업체 비용을 제외한 대출 수수료만 비교할경우 1년 사이 무려 약 8.4%나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대출 수수료가 오른 이유는 모기지 대출 수요가 급증하면서 은행 측이 비교적 자유롭게 수수료 비용을 인상시킬 수 있었기 때문이다. 반면 대출 은행업계는 내년 시행 예정인 ‘소비자금융보호국’ (CFPB)의 새 모기지 대출 규정에 대비하기위한 비용이 발생했기 때문이라고 해명하고 있다.

전국에서 모기지 대출 수수료 비용인 가장 높은 지역은 하와이로 약 2,919달러(대출액 20만달러 기준)였다. 하와이는 모기지 관련 서비스 업체가 타주에 비해 적어 대출 수수료 비용이 높은 지역에 속한다. 하와이에 이어 알래스카, 사우스캐롤라이나, 칼리포니아주 등도 수수료 비용이 타주에 비해 높게 나타났다.


<준최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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