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중소형 상가‘스트립 몰’투자 몰린다

2013-08-15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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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기회복세에 여유자금 관심 급증 수익률 좋아 임대·매매도 활발한 편 우수한 테넌트 유치가 성패의 관건

수익성 악화로 투자자들의 외면을 받아 오던 상가건물에 대한 인기가 다시 오를 전망이다. 장기 경기침체에‘엎친 데 덮친 격’으로 전자상거래 규모까지 늘면서 텅텅 비어 가던 상가건물에 대한 수요가 최근 다시 늘고 있다. 특히 대형 몰보다는 대로변에 자리 잡은 중소형 상가건물인‘스트립 몰’(Strip Mall)에 대한 임대 수요가 늘고 있어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경기회복과 함께 소매상가 자리에 대한 임대수요가 높아지고 있고 전자상거래 규모 증가 속에서도 상가건물에 대한 필요성이 재확인 되면서 투자수요도 늘고 있는 것이다. 롭 그로스만 딜로이트 컨설팅 영업책임자는“스트립 센터에 대한 수요가 매우 강하다”며 최근‘리얼터’ 매거진과의 인터뷰에서 밝은 전망을 내비쳤다.

■천장 찍은 공실률

상가건물의 공실률은 사무실이나 공장, 창고 등 기타 분야에 비해 여전히 높은 편이다.


스트립 몰과 이보다 규모가 조금 더 큰 커뮤니티 센터의 올해 초 공실률은 전국 평균 약 12.8% 수준을 보이고 있다.(CBRE 집계). ‘전국부동산중개인협회’(NAR)의 집계에서도 2분기 중 상가건물에 대한 공실률은 약 10.5%로 비교적 높은 편이었다.

그러나 CBRE의 집계는 전년도 대비 약 0.3% 하락한 수준이고 NAR 역시 내년도 2분기까지 공실률이 약 0.3%포인트 하락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상업용 부동산 전문가들은 상가 건물 공실률이 이미 바닥을 쳤고 회복기에 접어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특히 인구밀도가 높고 고용시장이 안정적인 지역을 중심으로 상가건물 공실률 하락 속도는 빠를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투자자들 ‘살 때’

컨설팅 업체 ‘프라이스 워터하우스 쿠퍼스’(PWC)가 발간한 ‘2013년 부동산 업계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커뮤니티 센터와 스트립 몰과 관련된 설문조사에서 약 60%의 투자자들이 ‘사야 할 때’라고 일제히 답변하며 강한 투자전망을 내놓았다.

경기침체로 수익성이 악화돼 운영상 어려움을 겪던 상가건물, 특히 스트립 몰이 경기회복과 함께 다시 투자자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는 것이다.

스트립 몰에 대한 투자 관심이 높아지는 이유는 간단하다. 규모가 큰 샤핑센터에 비해 임대 및 관리가 수월한 반면 수익률은 더 높기 때문이다.

상업용 부동산 업체 NAI에 따르면 스트립 몰의 수익률은 현재 커뮤니티 센터보다 평균 약 0.5~1%포인트 정도 높게 형성되는 추세다.


스트립 몰이 투자자들의 관심을 받게 된 이유는 찾는 수요가 있기 때문이다. 온라인 샤핑몰이 충족시켜 주지 못하는 소비자들의 수요를 스트립 몰이 해결해 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먹거리’를 해결해 주는 그로서리 상점과 의약품을 취급하는 약국 등은 온라인 샤핑몰의 약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상가건물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는 좋은 예이다. 이밖에도 미용, 운동 등과 관련된 소매업체 역시 온라인 샤핑이 해결해 줄 수 없는 소비자들의 수요로 상가건물 입주가 필요한 업종이다.

■‘돈’보다 ‘질’좋은 테넌트 찾아야

경기가 서서히 회복되면서 스트립 몰을 비롯한 상가건물 임대료를 슬슬 올리기 시작하는 건물주가 많다.

그동안 부진했던 임대료 수익을 만회하고 싶은 심정때문일 텐데 당장 임대료를 올리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우수한 조건의 테넌트를 유치하는 것이다.

유망한 업종이나 사업실적이 좋은 테넌트를 입주시키고 다른 테넌트와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테넌트를 유치해 상가건물의 장기 수익성을 회복시키려는 안목이 건물주들에게 필요한 시기다.

상가건물을 찾는 발길이 늘고 입주 테넌트들의 매출이 증가하면 임대료는 자동적으로 오르기 때문이다. 테넌트 입장에서도 마찬가지다. 무조건 저렴한 임대료를 제시하는 건물을 찾기보다는 매출 전망이 밝은 자리를 찾아 입주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유리하다.

실제로 소매 업체들은 원하는 자리가 나올 때까지 기다리거나 조금 높은 임대료를 지불하는 것을 마다하지 않는 텐넌트도 많다.

■유망 업종 테넌트

상업용 부동산 전문가들이 제일 먼저 추천하는 업종의 테넌트는 요식업 관련 테넌트다. ‘먹거리’는 인터넷 샤핑으로 해결될 수 없으면서도 상가를 찾는 발길을 증가시키는데 가장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또 대부분의 중소형 상가건물은 중추적 역할을 해주는 ‘앵커 테넌트’가 없는 경우가 많은데 요식업 관련 테넌트가 스트립 몰의 앵커 테넌트 역할을 톡톡히 해내기도 한다.

약 2,500평방피트 규모의 자리에 최근 유행하는 ‘패스트 캐주얼’풍의 식당 테넌트가 적격으로 리얼터 매거진에 따르면 중식 체인 페이웨이, 멕시칸 식당체인 치폴레, 베이커리 프랜차이즈 파네라 브레드 등이 매출실적이 높아 건물주들이 눈독을 들이는 테넌트들이다.

건강 및 미용과 관련된 소매업체 역시 인터넷상에서 해결될 수 없는 수요로 최근 빠르게 성장 중인 소매 업종 가운데 하나다.

전통적인 미용업인 미용실, 네일샵을 비롯, 최근에는 데이스파, 왁싱, 마사지 업소 등이 인기를 모으고 있다. 미용 및 건강관련 업소는 은퇴연령층인 베이비부머 세대가 즐겨 찾는 업소들로 업소 방문 때 수시간씩 상가에 머물게 돼 상가 내 다른 테넌트들에게도 도움이다.

최근 중소형 상가에서 눈에 많이 띄는 업소 중 하나가 ‘부트캠프’다. 군대 신병 훈련소를 표방한 일종의 헬스클럽으로 주로 젊은층 이용자가 많고 시간대 구분 없이 이용자들이 상가를 찾게 하는 효과가 있다. 부트캠프 등 소형 헬스클럽은 기존의 대형 헬스클럽과 달리 약 2,500~3,000평방피트 규모로 중소형 상가 건물에도 적합하다.

일부 건물주들은 헬스클럽 이용자가 많아 주차장 자리를 많이 차지한다고 생각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정기적으로 상가를 찾게 하는 효과가 있어 최근 건물주들에게 많이 선호되고 있다.

■건물 재정비해야 할 시기

경기 침체기를 겪는 동안 자금순환이 어려워 건물관리에 거의 ‘나 몰라라’한 건물주가 많았다. 그러나 최근 들어 건물 손질에 나서는 건물주가 하나, 둘씩 늘고 있다는 것이 업계의 설명이다.

적절한 테넌트 유치를 위해서는 건물관리가 필수며 그래야 임대료 및 건물 수익성 향상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우선 건물의 인상을 좌우하는 외관 손질의 강조된다. 전문가들은 건물 외벽 페인트와 주차장 정비는 적어도 매 2년마다 실시되어야 하며 건물기능과 관련된 리모델링은 7~10년에 한 차례씩 실시되면 적당하다.


<준최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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